사물 하나에도 이야기가 스며들면 특별함으로 다가온다. 이런 이야기들이 하나의 연결고리로 또는 어떠한 특색을 갖춘 형태로 만들어 스토리라는 이름이 더해져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힘으로 작용하게 된다. 이에 역사, 문화, 자연, 사물들의 이야기로 가득한 영주에 국내외 스토리텔링을 입힌 사례로 방향성을 제시하려 한다.<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1. 영주가 가진 ‘이야기의 힘’ 어떤 것이 있나?
2. 밀양시의 문화유산 관광스토리텔링
3. 건축물, 지역연계 스토리텔링
4. 문화재와 역사를 결합한 스토리텔링
5. 옛 건축물과 민속 문화의 조합
6. 이야기가 더해진 영주, 관광루트에 힘 더하다

독립역사관련 스토리 집중화 사업 연계 방안도
아이템 개발, 문화교류로 경제·관광활성화

“아리아리랑 쓰리쓰리랑 아라리가 났네~. 아리랑 고개로 넘어간다”

밀양시의 스토리텔링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밀양문화관광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영남루에 올랐다. 그곳에는 인도에서 온 문화공연팀원이 부르는 밀양아리랑이 울려 퍼지고 있었다.

이들의 방문에 안내를 맡은 사람은 밀양시청 나노융합팀 박경규 국장과 직원들. 연결고리가 없어 보이는 이들이 안내를 맡은 이유는 밀양에서 추진하는 나노융합 산업단지 조성과 관련이 있단다.

밀양은 독립역사와 관련한 스토리텔링으로 집중화사업을 시작하고 지금도 이어가고 있다. 그리고 지역경제와 관련한 대규모 사업에도 스토리텔링을 입혀 경제적인 면과 관광자원 활성화의 효과를 얻기 위한 노력에 집중하고 있었다.

▲지역의 역사 되살리기
밀양을 찾는 관광객들은 한국의 3대 누각 중 하나인 영남루를 방문한다. 국보 승격논의가 한창 진행 중인 영남루 경내에는 천진궁이 있다. 이곳은 역대 8왕조 시조의 위패를 모신 건물로 사용돼 역사적 재조명이 함께 이뤄지고 있는 곳이다.

시티투어도 봄, 여름, 가을코스에 영남루는 빠짐이 없고 계절에 따라 표충사와 어름골을 넣었다. 2010년 복원된 밀양관아도 옛 관아의 모습을 복원해 기념사진을 남길 수 있고 밀양시립박물관에는 밀양의 역사와 문화를 폭넓게 전시하고 아이들이 좋아할 화석전시실과 목판제작, 인쇄과정을 살펴볼 수 있고 탁본체험도 할 수 있다.

밀양시립박물관은 밀양독립운동기념관과 연결돼 있으며 건물 옆에는 아리랑아트센터가 건립돼 다양한 문화행사가 진행된다. 뒤편에는 어린이 놀이시설, 연못, 공원, 충혼탑까지 이어진다.

영화 ‘밀양’과 ‘암살’의 파급효과로 시티투어 코스 선정에 신중을 기했다. 밀양은 의열단장 약산 김원봉 등 일제 강점기 수많은 독립운동가를 배출한 곳이다.

2016년 시내 중심지인 내일·내이동 상이의 길이 600여m 해천 주변을 따라 조성된 ‘항일 독립운동테마거리’는 영남루를 방문하고 전통시장을 지나 이어져 있다.

시는 영남루 관광 후 바로 앞 전통시장에서 점심식사가 가능하도록 시장개선사업을 진행하고 바로 이어진 독립운동테마거리를 관광코스로 연계하고 있다.

낡은 상가 건물 벽면에는 13개 주제로 한 밀양의 독립운동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벽화와 조형물을 설치해 지역민은 물론 관광객들의 발걸음을 이끌고 있다. 독립 운동가 70명의 명패를 붙여놓고 독립운동사에 남은 밀양인의 발자취를 곳곳에 자세히 기록해 놨다.

올해 4월에는 의열단장 김원봉 밀양 생가 터에 의열기념관을 건립했다. 의열단을 주제로 한 기념관 건립은 국내 처음이다.

▲스토리는 사업 곳곳에
밀양시는 충혼탑 이전 건립부지에 밀양대공원을 조성했다. 충혼탑 옆에는 베트남 참전용사와 무공수훈자전공비가 세워져 있다. 그리고 ‘쓰리랑의 숲’이라는 명칭의 출향인의 숲이 조성돼 있다.

이곳은 고향을 떠나있는 출향인들에게 고향을 추억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시민들에게는 쾌적한 자연 휴식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마련됐다. 나무에는 “이 나무처럼 고향이 발전하세요”, “00이네 행복나무”, “아들.. 언젠가는 엄마의 고향에서..”라는 각자의 이야기와 이름이 쓰여 붙어있다.

최근 밀양은 나노융합 국가산업단지 기업유치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2020년 나노융합 국가산업단지 준공시기에 맞춰 기술지원 체계, 기술인력 공급, 교통인프라 구축 등 기업의 각종 사업에 차질 없이 준비되고 있음을 적극 알리는 것이다.

이와 연계한 관광문화조성과 사업도 다방면으로 모색해 나가고 있다. 2015년부터 진행한 ‘세계 요가의 날’ 행사를 지속시켜나가 올해 7월에는 요가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인도의 나노산업과 연계된 것으로 지난 10월 말에는 인도대사와 인도의 문화공연팀을 초청했다. 문화교류센터를 만들기 위한 하나의 연결고리이다.

밀양은 추진하는 사업에 지역의 스토리를 이어간 다양한 방안을 모색해 발 빠른 계획수립으로 주민협조와 홍보에 적극성을 보이고 있었다.

[미니인터뷰] 밀양시청 황선미 문화관광해설사
지역의 중요역사 소홀함 없이

“지역의 역사는 특별한 관광자원이 됩니다. 저는 청소년시절 밀양에서 독립운동을 하신 이분들에 대한 교육을 받은 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밀양의 현재 자라나는 청소년들은 지역의 역사를 시내중심지에서 언제든지 만날 수 있지요. 

생가가 복원되고 전 세대가 관심을 둘만한 조형물과 환경을 만들다 보니 시민들의 참여도 활발해지고 자연스레 관광으로도 이어지게 되는 것 같습니다.

영남루를 중심으로 독립역사의 장소복원, 100년 전통시장 살리기, 항일테마거리 추가조성, 옛 읍성복원 등 밀양은 지역역사와 관련한 사업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미니인터뷰] 밀양시청 박경규 나노융합국장
모든 사업은 스토리로 이어져

“인도의 나노산업을 밀양의 나노융합 국가산업단지와 연계하면서 관광문화조성에 따른 인프라도 구축하게 됐습니다.

인도교류문화센터 구성도 인도프로그램을 연계하기 위한 일종의 스토리화한 사업으로 다방면의 프로그램을 구성해가는 단계입니다.

어떤 사업이든 아이템 개발이 중요하고 그와 더불어 스토리가 중점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밀양은 버려진 광산을 공원으로 만들 예정이며 11월 8일 문을 여는 국립밀양기상과학관 옆에는 연계할 수 있는 천문대를 같이 건립했습니다.

앞으로 나노융합 국가산업단지 홍보와 더불어 문화교류에 영남루를 중심으로 한 관광휴양단지를 갖춰나갈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