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흥기(소설가, 본지 논설위원)

영토와 인구수를 보아 중국을 대국이라고 말해 부인할 사람은 없을 것 같다. 드넓은 땅덩이에다가 한자가 아시아권 여러 나라에 영향을 준 문화며, 웬만한 나라와 비교 안 될 큰 나라가 틀림없다. 경제 규모는 미국에 버금간다.

정치, 경제 세계 2대 강국이라는 의미로 미·중을 G2로 부른다. 지구촌에 공산품을 공급하여 ‘세계의 공장’이라는 말도 있고 중국 경제는 세계 경제에 큰 영향을 끼친다. 벌어들인 달러도 매우 많아 수천억 달러어치의 미국 국채를 매입하여 당당한 채권국이다.

아시안게임은 물론 북경 올림픽도 개최했다. 면적이 22만㎢ 한반도의 44배에 이른다. 영하 30도를 오르내리는 혹한의 동토가 있는가 하면 일 년 내내 한여름이나 다름없는 지역도 있다. 서쪽에는 사막이 끝없이 펼쳐진다. 지하자원도 없는 것이 없는 듯하다.

광활한 땅에 생산되지 않는 것이 무엇일까 싶다. 중국 여행 시 안내원이 ‘잠시 다녀온다’는 말이 기차로 열 두 시간 정도 오가는 거리를 가리킨다는데 상상이 잘 안 된다.

인구 13억8천여명 가운데 한족(漢族)이 90%를 차지한다. 지구촌에는 다양한 민족이 있는데 중국사람, 한족이 유독 번성하여 인구가 거의 14억에 이른 까닭이 궁금하다.

통계상 13억8천이지 한족의 한 자녀 낳기 정책과 남아선호 사상이 맞물려 출생 신고를 못해 공식 인구수에 포함되지 않는 사람들이 수천만명이나 된다는 말도 있다. 그렇다면 14억명 이상이다. ‘바닷물이 닿는 곳에 화교가 있다’는 말처럼 화교도 5천여만명이 넘는다.

세계 인구를 73억명으로 잡으면 얼추 다섯 사람 가운데 한 사람은 중국인, 한족인 셈이다. 우선 인구에 기가 질리고 주눅이 들 지경이다.

’89년 천안문 사태 시 등소평은 ‘20만명이 죽어도 국면을 통제하고 20년의 안녕을 쟁취할 것이다 ’라고 말했다는데 이미 10억명을 넘어선 중국 인구를 염두에 두고 한 말일지도 모른다.

사람이 아니라도 개체수가 무제한인 듯 많아지면 그 때문에 두려움과 경계심을 자아내기도 한다. 14억명이 소비하는 물량도 가늠이 안 된다. 무엇이 남아날까 싶다. 그래서 육지로 바다로 싹쓸이를 하려는 듯 분주히 오간다.

생선 맛을 알아 우리의 서해에는 일쑤 중국 어선이 불법 조업을 한다. 소득을 따라 생선을 선호하기에 불법을 감행한다. 흉기를 휘두르면서 저항하여 사람을 해치기도 한다.

남의 나라 영해에서 막무가내로 꽃게랑 고기를 남획하는데 잡아가면 돈이 되기 때문일 것이다. 불법조업을 하느라 서해는 물론 아프리카 인도양, 남미의 남태평양이며 안 가는 곳이 거의 없다. 어떤 나라는 견디다 못해 불법으로 조업하는 중국 어선에 대포를 쏘기로 결정하여 발포도 한다. 마이카 붐을 타고 차량도 날로 증가한다.

승용차를 굴리려면 석유를 태워야 하기에 중국은 아프리카, 중동, 남미를 쏘다니면서 더 많은 석유를 확보하려고 선심을 베풀고 안간힘을 다한다. 영토의 면적과 인구수,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경제규모를 보면 중국은 대국이다. 이는 틀림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겉모습은 대국이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중국은 소인들이 사는 작은 나라에 불과하다. 그들이 자행하는 행태는 대국은커녕 영락없이 좀스러운 소인배의 소국이다. G2가 무색하게 옹졸한 이기적인 본색을 거푸 드러낸다.

‘롯데’의 영업을 방해하는 모습이 몹시도 쩨쩨하여 좁쌀 같은 나라이다. 서울행 관광객의 발길을 묶은 못된 짓도 치사스럽다. 한국관광 금지령을 공적으로 지시하고서도 민간에서 하는 사안이라 알지 못한다는 속보이는 변명을 늘어놓는다.

형편이 좀 나아져 힘깨나 생겼다고 으스대어 못 보아 줄 지경이다. 감정을 숨기지 않는다면 꿇어앉혀 놓고 잘못을 단단히 일러 주어 그래도 반성하지 않으면 따귀를 세차게 후려치고 태권도를 하듯 발길질로 쓰러뜨리고 싶은 심정이다. 대국이라면 말과 행동이 지구촌 모든 나라가 공감하도록 올바른 명분을 앞세우고 사리에도 맞아야 한다.

사드배치는 생사가 걸린 불가피한 일인데 그게 그리도 겁이 나고 신경이 쓰인다면 핵을 머리맡에 둔 우리의 안보는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을까. 알면서도 생떼를 쓰고 간섭을 한다.

으름장을 놓고 위협까지 한다. 그런데도 일본 사드문제에는 말 한마디 못한다. 저 밖에 모르는 철부지 어린애 같다. 돈을 좀 벌어 배가 부르다고 우쭐거려 볼썽사납다.

소인들은 무슨 말을 해도 귀에 들어가지 않을 것이다. 어쩌면 갈등과 대립으로 찢어진 듯 분열된 우리 사회를 보고 함부로 대하는지도 모른다. 그게 틀림없을 것 같다. 똘똘 뭉친 힘을 보인다면 얕볼 수가 없다. 국제사회는 힘의 논리를 따라 움직인다.

단합된 힘만이 오만한 중국의 버릇을 고친다. 그런데도 정쟁은 끝이 안 보인다. 분단이라는 불리한 여건이지만 5천여만명에 경제규모 세계 12위이면 우리나라도 작은 나라가 아니다. 우리가 하기 나름인 측면도 있다.

세상에 독불장군은 없는 법이다. 사드보복은 부메랑이 되어 서해를 건너 중원으로 되돌아간다. 중국이 대국답게 처신하기를 바란다.

저작권자 © 영주시민신문(www.yjinews.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