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취재] 영주의 도시재생 그 이후를 바라보다

우리고장의 도시재생선도사업이 올해 마무리된다. 그동안 후생시장과 중앙시장, 구성마을은 삶의 터전을 지켜오던 주민들과 희망을 담고 자리한 공예가, 생기발랄한 청소년들의 참여와 함께 각자의 특색을 갖춘 곳으로 활성화시켜나가기 위해 노력해왔다. 앞으로는 지역공동체가 자생력을 키워 스스로 해결해 나가야 한다. 이에 본지는 도시재생의 국내외 선진사례를 통해 발전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1. 도시재생선도사업, 어떤 변화 주었나?
2. 예술가와 주민, 기관의 협력
3. 쇠퇴한 재래상권 살린 주민들
4. 전통의 모습을 보전한 도시재생
5. 도보여행으로 관광루트 개발
6. 주민들의 삶터, 활성화 방안

창동 250년길

창원시 도시재생 속으로
창원도시재생센터(이하 센터)를 방문하기 위해 내비게이션을 찍고 인근에 도착해 주변을 돌자 주차타워가 나온다. 가격도 30분에 500원이고 소형차는 절반 값이다.

이 주차타워는 마산 원도심을 변화시키고자 시작된 도시재생사업이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 관광객이 몰려들면서 주차장, 화장실, 쉼터 등 추가개선사업의 일환으로 세워졌다.

깨끗한 주차타워를 나오니 부림창작공예촌과 창동예술촌이 가까이에 있다. 차 없는 도로에는 새로운 경관조성을 위한 공사가 한창이었다. 센터를 찾아가기 위해 골목길을 따라 이동하니 벽면에는 꽃이 매달려 있고 각자만의 특색을 담은 간판들이 눈길을 끌었다.

골골이 아기자기하게 들어선 상점들, 골목길을 따라 걷다보면 예술작품들이 나오고 또 천천히 걷다 만나는 오래된 상점들과 대를 이어온 곳임을 기록한 패가 의미를 더한다. 먹거리, 볼거리, 즐길거리가 골목마다 가득했다.

창원은 2010년 국토교통부가 주관한 도시재생시범사업 선정으로 시작돼 사업종료 후에는 창원시가 인수, 2015년 민간위탁으로 운영되고 있다.

본지는 2015년 기획취재를 통해 창원을 방문하고 2년이 흐른 지난 9월 1일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재방문했다. 그곳은 여전히 주민들의 삶이 고스란히 살아있고 예술가와 공예가들의 새로운 삶이 이어지며 공동체를 형성해 가고 있었다. 공공시설이 들어서면서 도시는 지금도 지속적으로 재생되고 있었다.

MBC경남 보이는 라이도에 참여한 학생들

▲옛 추억과 현재의 삶 이어가는
창원도시재생센터는 두 달에 한번 통행량을 조사하고 있다. 인지도 상승에 따라 매출도 50%가 증가했다. 대규모 문화행사가 가능한 광장도 마련돼 다양한 행사가 추진되고 있다.

창동상가 뒤를 중심으로 오래된 빈 점포를 활용한 창동예술촌에는 54명의 입주작가들이 활동하고 있다. 회화, 도자기, 유리공예, 패브릭아트, 포토, 미디어, 애니매이션, 생활공예, 천연염색, 토우 등 다양하다.

김경년 마을활동가의 안내에 따라 거닐은 골목여행은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거리를 살펴볼 수 있었다. 처음 80% 입주했던 점포는 나머지 20%가 새로운 예술인들로 유입됐다. 입주 작가들이 순수예술에서 생활 공예와 체험으로 변화되기도 했다.

부림시장 창작공예촌에 입주한 30곳 공예가들에게는 창원시에서 먼저 행사참여우선권을 주고 관공서 기념품소개 등 대내외적으로 기반을 다지는데 도움을 주었다.

창작공예촌은 2년 전 협동조합을 구성했다. 2011년 2월부터 창원시가 공시지가에 따른 임대료를 60% 지원하고 2년마다 재계약을 해왔다. 이는 지자체장이 바뀌어도 지속돼 경영안정화에 큰 도움이 되었다.

‘추억의 다운타운’인 창동이란 장소성도 한 몫을 차지했다.

김경년 마을활동가는 “부림 시장은 개개인의 첫사랑, 첫 데이트를 하던 장소”라며 “추억의 장소를 찾아오고 공예체험을 하는 방문객이 늘어나면서 화장실 개조와 관광해설사를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예술촌과 공예촌 골목을 나와 상상길에 들어섰다. 바닥에는 홍보를 위해 시작했던 한국관광공사가 진행한 ‘상상길 이름새겨 넣기’ 이벤트에 참여한 전 세계 2만3천명의 이름이 새겨져 있었다. 자신의 이름을 찾기 위해 이곳을 방문하는 사람들도 많았단다.

창원시 한복문화체험관

▲자유학기제 연계 활력 불어넣기
최근 센터에서는 프로그램을 구성해 자유학기제로 참여한 학생들에게 미션을 주고 찾아가 체험하는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이는 경남교육청과 연계해 진행되는 것으로 마산, 창원지역 학생들이 참여한다.

이날 창원시 완월동에 위치한 성지여자중학교 학생들이 자유학기제로 창원도시재생지원센터를 방문했다. 조다영 학생과 친구들은 “골목마다 사진을 찍을 곳이 많고 볼거리도 너무 많다”며 “친구들과 신나서 기념사진을 찍고 공예작품도 감상했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시장 내 위치한 MBC경남 라디오방송국을 방문해 보이는 라디오에 출연했다. 실시간으로 인스타그램을 검색한 학생들은 “와~, 우리가 나온다”라며 단체로 손을 흔들어 보였다.

이어 입주작가들의 상시 전시공간인 ‘리아갤러리’를 방문해 작품을 감상했다. 단추와 실을 판매하는 ‘오성사’ 앞에서 김경년 마을활동가로부터 70년 동안 2대에 걸쳐 자리를 지켜온 가게이야기와 함께 시장의 역사에 대해서도 설명을 들었다.

부림창작공예촌으로 이동한 학생들은 한복체험 장소에서 전통, 개량한복으로 갈아입고 자유롭게 골목길을 따라 걸으며 곳곳에 마련된 포토존에서 친구들과 사진을 찍었다.

김경년 마을활동가는 “봄, 가을 학생들의 유입으로 자연스런 홍보가 이뤄지고 전통시장이 친숙할 수 있도록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을 연계하고 있다”며 “작게 시작했던 무료한복대여는 처음 한 달 만에 1천명이 방문했을 정도로 인기체험으로 자리매김해 2년째 운영되고 있다”고 밝혔다.

무료한복체험 외에도 선도사업 내 소프트사업 일환으로 산해진미네트워크를 관광과에서 추가지원하고 있다.

창원시 한복문화체험관

▲공예·예술 더해져 자생력 키워가
최근 일부 젊은 상인들이 프리마켓을 시작했다. 빵, 커피, 비누, 향초 등의 가게를 운영하는 일반 상인들이다. 이렇게 스스로 나서서 연 것은 처음이란다. 자생능력을 키우려는 노력을 조금이라도 알리기 위해 김경년 마을활동가도 적극 홍보에 나서고 있다.

예술촌에는 청년작가들이 작품전시를 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언제든지 현대미술을 감상할 수 있고 전시하는데 도움도 준다.

주말마다 주말예술촌을 열어 관광객과 어우러지고 오동동에는 6개월에 한 번씩 큰 규모의 지역문화행사를 추진해 즐기는 자리를 마련한다.

센터 관계자는 “현재 민간 위탁 운영되던 창원도시재생센터는 재단법인을 준비 중”이라며 “지속적으로 도시재생 중인 창원은 재단법인으로의 기반도 잡아나가고 주민과의 관계유지와 사업의 성과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나서야 할 때”라고 말했다.

70년째 운영중인 오성사
창원 성지여중 학생들의 한복체험

 

윤애옥/김은아 기자

[미니인터뷰] 창원도시재생센터 마을활동가 김경년 팀장
‘빛의 거리로 만들자’는 포부로

“2007년 상인회 간사로 이곳과 인연이 닿았습니다”

당시 45세였던 그녀가 중소기업청 홈페이지를 열게 된 것은 새로운 두드림이었다. 

용역이란 이름도 처음 알았다던 김 팀장은 2008년 8월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시장에 필요한 아케이트, 주차장 등 필요시설에 대한 계획서를 만들었단다.

“처음 5억으로 가로등사업이 시작됐어요. 자부담 10%인 5천만원이 필요한데 자금이 없잖아요. 그래서 건물주마다 편지를 써서 계속 보냈어요. ‘빛의 거리로 만들자’라는 말로요”

어렵게 시작한 공사에 좋지 않은 자재를 사용하는 것을 알게 돼 문제점도 고발했다. 지원해준 건물주와 상인들을 생각해 더 꼼꼼히 살폈다. 비어져 흉물이 된 은행건물도 지속적으로 은행장에게 편지를 보냈더니 건물도 도색되고 상인들을 위한 현금지급기도 들어섰다.

“이렇게 하나씩 변하자 창원시에서 중앙언론에 적극적으로 홍보하기 시작했어요. 개인의 노력도 있었지만 관광과에서 자체적으로 청년들이 많이 활용하는 SNS에 알려 홍보가 많이 됐지요”

삶의 터전이 된 이곳을 알리기 위해 그녀는 함께 더불어 살아가기 위한 노력을 이어갈 것이란다.

[미니인터뷰] 지송민화연구소 강민지 민화작가
함께하는 교육장 필수

“처음에는 주민과의 유대에 어려움이 많았죠. 공동행사에 늦으면 겉으로는 공예 체험하는 사람이 없는데 참가하지 않는 것으로 오해를 할 때가 있었어요. 공예가들의 경우는 수업을 위한 준비시간이 많이 필요하거든요. 지금은 다들 이해해 주세요”

창작공예촌에 자리한 지송민화연구소 강민지 민화작가는 부림시장에서 오랫동안 터를 잡고 살아가는 주민들과 관계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각기 다른 분야의 공예작가 26명이 협동조합을 구성해 공모사업도 같이하고 주말체험부터 공동체험까지 다양하게 하고 있어요. 

개인작업장이 작기 때문에 공동의 교육장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강 작가는 별도로 마련된 전시판매 공간이 투명유리창으로 안으로 들여다 볼 수 있게 설치돼 작은 공간이지만 관광객들이 눈길을 돌려 관람할 수 있게 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지자체의 지원으로 10~30% 자부담이 들지만 2019년에는 100% 스스로 자립하게 됩니다. 그래서 개별자립 외에도 협동조합 안에서 공동으로 사업을 추진해 나가기 때문에 차츰 자리를 잡아가고 있습니다”

저작권자 © 영주시민신문(www.yjinews.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