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근(연세소망치과 / 치과 보철과 전문의)

알츠하이머병은 치매를 일으키는 가장 흔한 퇴행성 뇌질환으로 서서히 발병하여 기억력을 포함한 인지기능의 악화가 점진적으로 진행되는 병이다.

초기에는 주로 최근 일에 대한 기억력에 문제를 보이다가 진행되면서 언어기능이나 판단력 등 다른 인지기능의 이상을 동반하게 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알츠하이머병은 진행과정에서 성격의 변화, 초조행동, 우울증, 망상, 환각, 공격성의 증가 등의 정신행동 증상이 흔히 동반되게 되며 말기에 이르면 보행 이상 등의 신경학적 장애 및 신체적인 합병증까지 나타나게 된다.

이 병은 일반적으로 8-10년에 걸쳐 서서히 진행되며, 증가되는 정신행동 증상으로 인해 보호자와 가족들에게 많은 고통과 부담을 주게 된다.

최근 구강 내에서 나타나는 치주질환, 즉 잇몸병이 알츠하이머병의 유발과 관계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된 바 있다. 니혼대학 치의학부 연구팀이 알츠하이머병을 유발하는 낙산균이 치주질환으로부터 생성된다고 최근 발표했다.

연구팀이 쥐 실험을 통해 낙산을 주사한 뒤 소뇌의 산하 스트레스 상태를 분석한 결과, 낙산을 주사한 쥐는 일반 쥐에 비해 모든 부위에서 평균 35-83% 이상 과산화수소, 유리지방산 농도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연구팀은 치주질환의 원인균인 진지발리스균이 만드는 낙산이 세포 내로 들어가 과산화수소, 유리지방산을 과도하게 생성해 산화 스트레스를 야기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실제로 치주질환 환자에서는 치아와 잇몸 사이에서 건강한 사람보다 10-20배 높은 낙산이 검출된다.

또한, 대만 충산의대 연구팀이 대만 국민건강보험 연구 데이터베이스에서 만성 치주염 진단을 받은지 얼마 안된 환자 약 9300명과 잇몸병이 없는 일반인 참가자 약 1만8700명을 비교 분석한 결과를 보면 장기간 만성 치주염을 앓은 사람들은 치주염이 없는 사람들보다 알츠하이머병 발병 가능성이 70% 가량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연구팀은 잇몸 질환으로 인한 염증 유발 인자가 알츠하이머병의 발달로 이어지는 신경 퇴행성 변화를 점진적으로 유도할 수 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고 설명하였다.

최근 평균적인 수명이 늘어나고, 그로 인해 노령 인구가 증가하면서 알츠하이머병을 앓고 있는 절대적인 인구도 늘어나고 있다.

과학의 발전으로 인해 평균적인 수명이 늘어난 것은 당연히 축복할 만한 일이지만 알츠하이머병 환자, 또는 환자의 가족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은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인터넷 검색창에 ‘치매’라는 단어를 검색하면 ‘가족’이라는 단어가 함께 뜬다. 그만큼 본인 뿐 아니라 가족을 위해서라도 항상 자신의 건강에 신경을 쓰고, 예방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영주시민신문(www.yjinews.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