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취재]영주의 도시재생 그 이후를 바라보다

우리고장의 도시재생선도사업이 올해 마무리된다. 그동안 후생시장과 중앙시장, 구성마을은 삶의 터전을 지켜오던 주민들과 희망을 담고 자리한 공예가, 생기발랄한 청소년들의 참여와 함께 각자의 특색을 갖춘 곳으로 활성화시켜나가기 위해 노력해왔다. 앞으로는 지역공동체가 자생력을 키워 스스로 해결해 나가야 한다. 이에 본지는 도시재생의 국내외 선진사례를 통해 발전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1. 도시재생선도사업, 어떤 변화 주었나?
2. 예술가와 주민, 기관의 협력
3. 쇠퇴한 재래상권 살린 주민들
4. 전통의 모습을 보전한 도시재생
5. 도보여행으로 관광루트 개발
6. 주민들의 삶터, 활성화 방안

후생시장

청소년·공예가·주민 어우러진 특화지역으로
다양성 갖춘 공간재생과 공동체 형성까지

중앙선과 영동선이 오가던 구 영주역은 우리고장의 중심지였다. 그 일대에 속한 후생시장, 중앙시장, 구성마을은 삶의 터전을 일구고 새로운 희망을 꿈꾸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그러나 1973년 영주역이 이전하면서 도시중심지로서의 역할을 상실하고 점점 낙후되자 희망을 잃은 사람들은 하나둘씩 떠나갔다.

이에 영주시는 도시를 재생시켜나가기 위한 방안을 모색해 ‘역전(驛前)의 역전(逆轉), 영주의 전성시대’라는 비전을 세우고 2014년부터 지난날의 번성된 도심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을 해왔고 올해로 그 사업이 마무리된다.

도시재생이 시작된 3개 권역은 근대건축자산을 활용해 관광과 관련한 창업육성의 ‘후생시장’, 청년예술사업을 통한 시장 활성화로의 ‘중앙시장’, 고령자 일자리 창출과 주거환경 개선의 ‘구성마을’로 역사, 문화, 예술, 일자리 등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노력을 이어왔다. 그에 따른 나름의 성과도 있었으며 열정에 따른 희망도 커져갔다.

도시재생은 지역주민 특히 20~30대 젊은 시절에 터를 잡고 4~50년을 살아온 어르신들에게 희망을 주었다. 할 수 있는 일을 찾고 새로운 일도 배우며 협동조합도 구성하고 사회적기업으로 내딛기 위한 발걸음도 시작했다.

지역의 도시재생 시작부터 마무리되고 있는 시점까지 3개 권역의 주민들과 코디네이터, 활동가 등은 시작만 화려해 보이는 사업이 아닌 알차게 마무리하고 그 이후에도 더욱 번성할 수 있는 기틀로 정착되길 희망한다.

구성마을 바리스타

▲끝이 아닌 시작으로
3개 권역은 쇠퇴하고 낙후된 지역이라는 공통관계에서 지역주민이 참여한 공동체로 각기 서로가 다른 모습의 도시재생이 시작됐다.

△후생시장
허름했던 목조건물은 원영목조 그대로를 살린 근대역사경관사업을 추진해 특별한 장소로 탈바꿈했다. 소규모 가게들과 고추시장의 생업경관도 옛 추억을 되살릴 수 있는 공간으로 더해져 ‘복합생활문화 공간화’로 새롭게 단장했다.

후생시장은 근대문화콘텐츠를 활용하고 구도심의 지역관광자산의 확보로 관광객을 유치해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중앙시장 상인역량강화교육

이를 위해 근대역사경관 복원을 통한 주거환경 개선, 고추시장과 옛 가게의 재생으로 생업기반 마련, 문화체험프로그램을 통한 가족형 놀이시장 형성, 소백여인숙(게스트하우스 활용)과 고향사진관 등 지역장소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기반조성에 나섰다. 문화체험은 군것질 거리, 고추전 빨강 인형극, 골목오락실이 들어선다.

특히 후생시장은 청소년의 참여가 눈길을 끌었다. 지역교사와 학생들로 구성돼 다양한 활동을 추진해온 청소년참여지원단은 지역주민과 지역방송국을 연계한 다양한 프로그램 추진은 물론 골목공부방을 운영해 오고 있다.

앞으로는 지역의 상인과 주민, 지역참여공동체가 협동조합을 구성하고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사업단은 준조합원으로 문화관광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논의해 나갈 계획이다.

중앙시장

△중앙시장
한 자리에서 오랜 시간 터전을 지켜온 상인들, 낙후된 지역을 개선한 공간 속으로 들어온 공예가들이 한 곳에 자리하게 된 곳이 중앙시장이다. 이곳은 청장년층이 공예예술로 시장을 더욱 활성화시켜나가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먼저 개선사업으로 어두웠던 지상 주차공간에 지붕을 없애 넓고 환하게 만들고 낡고 위험했던 건물을 안전하게 리모델링해 새롭게 칠했다. 지난달부터 지하주차장을 시범운영하고 오래된 2층 건물의 난간을 확장해 다양한 프로그램이나 전시가 가능하도록 했다.

중앙시장 상인회가 주민참여를 독려한다면 청년창작공예공동체 ‘모디’는 중앙시장 홍보와 프리마켓, 체험활동프로그램으로 문화와 공예를 함께 즐길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가고 있다.

특히 지난 6월부터는 협동조합 역량강화교육과 공동브랜드의 발굴, 육성, 수익창출을 위한 대한을 모색하는 자리를 마련하고 있다.

현재 역전집수리 사업, 어울장터, 목금토 공방, 문방구, 신낙향다과 카페 등의 운영에 대한 논의와 청년문화, 창업활동 공간지원은 물론 음악연습실, 실내게임장, 상인건강교실 등이 가능한 옥상공원을 조성해 활성화시켜나갈 방침이다.

구성마을 할매묵공장

△구성마을
주민들의 고령화와 그나마 남아있던 상인들도 쇠퇴된 상권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 놓였다. 함께 모여 의논할 장소도 부족했던 구성마을, 밤이면 어두워진 좁은 골목들은 사람들이 다닐 수 없는 우범지대로 변했다.

도시재생사업은 이런 지역 어르신들에게 희망을 안겨줬다. 남자어르신들은 목공일을 배워 목공소를 운영하고 여자어르신들은 예전부터 쉽게 해왔던 묵과 두부를 만들었다. 협동조합도 구성하고 이제는 사회적기업으로 가기 위한 발판을 마련해 나가고 있다.

두부를 만들고 난 부산물인 콩비지를 말리고 볶아 콩비지차를 만들었더니 메밀차 맛과 효능에 대중의 호응이 높았다. 지원 없이 자립 중인 어르신들은 ‘같이’ 함께 하는 공동체로 ‘가치’ 있는 일거리를 만들어가고 있다. 순환형 임대주택인 ‘살림자리’는 현재 입주자 모집 중이다.

구성마을 할배목공소

운영을 앞두고 있는 ‘소담’ 카페 건물에는 먼저 코인세탁소가 들어서 있고 2층은 다목적 강당과 사랑방이 자리해 공동회의도 가능해졌다. 묵과 두부가 판매될 수 있도록 별도의 냉장고도 구비해 놨다.

11월경 정식 오픈예정인 소담카페는 5명의 어르신들이 1인당 30만원의 출자금을 내고 일반협동조합을 구성하고 사회적경제교육도 함께 시작했다. 바리스타 기초과정을 마치고 심화과정에 들어선 어르신들이 내놓는 커피향이 진하게 매장을 채운다.

중앙시장

▲선진지 사례 지역으로
권역별로 추진된 사업에 우리고장으로 타 지자체의 주민들과 도시재생 관계자들이 몰려들고 있다.

영주는 2014년 국토교통부 공모사업에 선정, 추진된 후 2015년 13개 도시의 도시재생 선도지역을 대상으로 시행한 평가에서 매우 우수 등급인 S등급을 받으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이는 근대경관 복원으로 50~60년대 정취를 느낄 수 있는 후생시장, 청년창업공간과 프리마켓, 야시장의 세부사업, 사회적기업으로 활발한 활동을 시작한 할매묵공장과 할배목공소 등 지역 내에 맞춤형 사업과 복지환경이 어우러진 것들이 발전가능성을 높였기 때문이다.

이런 활동사업으로 지난 6월에는 ‘2016년 전국 도시재생 선도지역 평가’에서 행정지원, 협업체계 구축과 운영부분 그리고 전문가 활용과 민간협력 체계 구축, 운영부분에서 최우수 등급을 받았다.

전국의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하는 곳마다 영주의 도시재생이 어떻게 이어질지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

올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전국에서 18개 기관이 영주를 방문해 주민들의 협력과 기관, 민간전문가 등이 이끌어 가는 사업추진현황과 우수 사례 등을 살폈다. 국토부 사업 평가에서 2년 연속 높은 등급을 받은 이유에 걸맞게 안정화된 사업으로 이어갈 수 있도록 관심과 참여가 필요하다.

후생시장
후생시장 고추전 현재
후생시장-학생,주민 만남의날
후생시장-후생방송국

김은아/윤애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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