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취재]영주지역 근대문화유산의 창조적 활용 방안

근래 들어 근대문화유산에 대한 보존과 활용이 주된 관심사이다. 개항기 이후부터 1960년대에 이르는 근대시기에 만들어진 우리의 근대문화유산은 당시의 생생한 물질문화를 잘 대변하고 근대라는 역사적 전환기의 구체적 표상이라는 점에서 큰 가치와 그 중요성이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많은 소중한 근대문화유산이 산업화와 도시개발의 영향 하에서 지속적으로 훼손되고 멸실돼 왔다.

이에 따라 본지는 영주지역의 근대문화유산의 가치와 그 중요성을 분석하고 지역 근대문화유산자원의 구체적인 보존과 창조적 활용방안을 국내외 선진사례를 통해 제시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1. 사라져가는 영주지역 근대문화유산
2. 문화예술공간으로 태어난 등록문화제
3. 원형보존으로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는 근대문화유산
4. 프랑스의 근대문화유산 정책
5. 신축보다 리노베이션을 택한 ‘라 빌레뜨’와 수영장
6. 영국의 근대문화유산 정책과 활용
7. 근대문화유산의 창조적 활용방안
 

라 빌레뜨 과학단지

유럽최대 도살장이 문화공간으로 재창조
오래된 목욕탕은 서민 수영장으로 ‘각광’

◆ 라 빌레뜨 (Le quartier de la Villette)는
파리 시내에서 동북쪽으로 교외에 위치한 라 빌레뜨는 공원과 과학산업단지, 음악관 등으로 구성된 새로운 공공 시설로 주목을 받고 있는 곳이다.

1867년부터 유럽 최대 규모의 도살장과 육류 판매장이 있던 곳이었지만 1974년에 문을 닫으면서 과학과 음악이 어우러진 문화적 성격의 공간으로 재개발됐다.

1980년부터 2000년까지 총면적 55ha의 녹지에 35ha(10만5천평)로 조성된 21세기형 복합문화도시공원으로 매년 1천만명이 다녀가는 관광명소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지구내의 리노베이션된 주요 시설물로는 과학산업단지, 그랑드 알(la Grande Halle), 파리 빌레뜨 극장, 라 빌레뜨의 집(Maison de lavillette), 라 빌레뜨 공원, 공연장, 음악 단지 등이 있다.

▷과학 산업단지
과학산업단지는 원래 도살 및 육류 판매장이었다. 1983년에 라 빌레뜨가 파리시 당국의 도시 계획에 의거, 종합 공공 시설의 첫 건물로 완공됐다.

현대 첨단 과학 기술의 발전상을 집약해놓은 이곳은 과학 실험실, 식물원, 수족관, 우주 항공 연구소, 물리 화학실, 미생물, 바이러스, 의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전시관이 있다.

관람객의 호기심을 끌기 위해 비단 전시장 구경에 그치지 않고 각자가 직접 자기 손으로 기계를 조작하고 실험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과학관 2층과 육교로 약 100미터 거리를 연결해 초대형 지구 모양의 둥그런 라 제오드(La Geode)가 있다. 높이 약 40미터의 제오드는 외면이 유리로 돼 있어 물체의 그림자가 그림처럼 반사된다.

내부는 직경 36미터의 공간에 관객 400명을 수용하는 좌석과 1천 평방미터 크기의 반구형 스크린이 있다. 이밖에도 어린이관, 매스미디어 자료관, 수족관, 잠수함 등 흥미로운 것들이 많이 있어 매일 관람객들이 붐빈다.

뷔뜨 오 까이유 야외수영장

▷ 라 그랑드 알 (La Grande Halle)
이 건물은 원래 우시장으로 사용되던 건물로 19세기 철골조 건축물의 특성을 잘 파악할 수 있는 주요 건물들 중 하나이다.

1983년 문화·상업행사 등을 위한 다목적 건물로 리노베이션 됐고 건물 개수시 원래의 구조적 특징을 보존하면서도 혁신적인 공간을 창출했다.

지하층은 서비스 공간이며, 1층의 3분의 1 크기이다. 이곳에는 전시를 준비하는 장소와 아뜰리에·기계실 등을 두고 있다. 1층에는 바·카페·상점·공공 아뜰리에·소규모 회의실·전시실 그리고 관리실 등을 갖췄다.

중앙부의 넓은 홀을 충분히 활용하기 위해 200㎡ 크기의 바닥판 3개가 북쪽의 외부로 연장될 수 있도록 돼 있어 해 필요시 전시장의 면적을 넓힐 수 있다. 이 바닥판은 여러 개의 다리로 연결될 수 있어 무대장치나 천장의 천막 등을 관리할 때도 사용되고 있다.

라 빌레뜨 그랜드홀

▷파리 빌레뜨 극장
그랑드 알의 서쪽에 위치해 있는 파리 빌레뜨 극장은 옛 가죽거래소를 리모델링한 건물이다. 건물 정면의 계단으로 올라가면 유리벽의 안내 홀이 있고, 그 안쪽으로 돌아 들어가면 공연장으로 들어가게 돼 있다. 비교적 규모가 작은 화장실과 계단 난간 등에서 옛 흔적을 가늠할 수 있다.

▷라 빌레뜨의 집
과학산업단지의 북쪽 입구쪽에 있는 라 빌레뜨의 집은 수의사들이 사용했던 건물이다. 150년전인 1867년 지어진 이 건물은 당시 동물의 내장, 기름을 다루고, 수의사들의 실험실이자 정육점조합으로 사용됐던 곳이다.

현재는 리모델링을 통해 라 빌레뜨 지구의 역사에 관련된 전시회나 강연회를 열고 있다.

뷔뜨 오 가이유 수영장 건물

◆ 뷔뜨 오 까이유 수영장
파리 13구 뷔뜨 오 까이유 지구의 중심 베를렌 광장 인근에 위치한 뷔뜨 오 까이유 수영장은 1908년부터 공중목욕탕으로만 사용되던 건물을 1924년 파리올림픽을 앞두고 공중목욕탕과 수영장으로 리모델링한 곳이다.

당시 리모델링을 하면서 보건과 위생을 고려해 수영장 입장 전에 샤워실과 발 씻는 곳을 꼭 통과하도록 동선을 설계했다.

1884년 첫 실내 수영장이 생길 정도로 18세기까지 공중목욕탕과 수영장의 구분이 없었던 프랑스에서 정부 보건 정책에 따라 목욕탕과 수영장을 구분한 첫 시도였다는데 의의가 있다.

건물의 외관은 콘크리트로 지어진 커다란 홀과 붉은 벽돌로 된 곡선 입면이 특징이다.

건물 내부에는 수영장을 가로지는 7개의 콘크리트 아치와 그 상부의 둥근 천창으로 구성돼 있다. 실내 수영장의 뒤쪽으로 2개의 야외 수영장이 있다. 건물 후면 야외수영장 입구는 전시회 등의 문화 활동 장소로도 사용된다. 1990년 7월 31일 역사적 기념물(Monument historique)로 지정됐다.

저렴한 시립수영장이지만, 건물이 역사적·건축적으로 가치가 있고, 일년 내내 이용 가능한 지하 온수 수영장으로서 지역주민들에게 인기가 매우 높다.

건물 왼쪽 2층 계단으로 올라가면 공중샤워장이 있다. 이 샤워장은 개인 샤워 공간 50개가 있어 노숙자나 난민 등이 주로 이용하고 있다. 파리시가 복지개념으로 무료로 운영하고 있는 시설이다. 지금은 너무 노후화돼 리모델링 공사를 준비하고 있다.

뷔뜨 오 가이유 수영장 실내

[미니인터뷰] 뷔뜨 오 까이유 수영장 기 펠르그랭(Guy PelleGgrin) 센터장
공공복지 차원서 시가 직영...월 5~6만명 찾는다

*어떻게 운영되고 있나?
파리시가 주인이고 공무원을 파견해 운영하고 있다. 

사용료는 기본 3유로(한화 약 4천원)이고 파리에 거주하면 더 할인을 받는다. 

샤워장은 공공시설 복지차원에서 수입이 없는 실업자나 60세 이상, 학생 등은 무료로 이용이 가능하다.

6개월에 한번씩 물을 비우고 대규모 청소를 하고 있다. 

수영장의 경우 실내와 실외 2개여서 돌아가며 청소를 하고 있기 때문에 연중 운영되는 셈이다. 

30~40명의 파리시청 공무원이 다른 시설을 오가며 순환근무를 하고 있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찾고 있나?
여름엔 적어도 하루 2천명에서 3천명 가량이 이용하고 월 5~6만명이 찾는다. 사람이 많을 때는 홈페이지에 미리 공지한 후 더 이상의 입장을 받지 않고 있다.

한번에 700명까지 입장이 가능하다. 목욕탕(샤워장)과 수영장을 따로 구분해서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샤워만 하겠다고 오는 시민도 있다. 건축물이 성당처럼 웅장하고 아름답기 때문에 태닝만 하러 오는 사람도 많다. 멀리서도 많이 찾아 온다.

*운영비는?
수영장 입장료만 받아서는 적자다. 딱 정해 말할 수 없지만 그래도 이곳은 제일 많은 사람이 찾고 있어 파리시가 운영 중인 36개 공공 수영장 중에서 적자폭이 가장 적은 편이다.

36개 수영장중 22개 학교수영장은 파리시가 전액 지원하고 있다. 파리는 인구수에 비해 수영장이 많은 편이다. 베를렌 지역에만 15개 정도 되는데 인구 10만명 당 100~120제곱미터로 높다.

* 수영장의 또다른 특징은?
수영장 밑 지하공간에 컴퓨터 서버를 설치했다. 새로운 시도다. 서버의 열로 물을 데우고 수영장의 물로 서버의 열은 식히는 시스템인데 현재 시범적으로 운영한지 두달째다.

아직까지는 항상 28도를 유지하고 있다. 영화제공서비스 업체에 공간을 빌려주고 있는데 윈윈파트너쉽의 협업 사례다.

 

서현제 발행인/오공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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