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진(아름다운 피부과 원장)

무더운 날이 지속되면서 피부질환의 발생이 늘어나고 있다. 그중 진균, 즉 곰팡이 감염에 의한 무좀환자가 눈에 띨 만큼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아주 흔한 질환이지만 많은 오해를 받고 있는 질환이기도 하다.

우선 무좀은 고질병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진료 현장에 있는 피부과 전문의로서 솔직히 말하자면 무좀만큼 만만한 피부질환도 없다.

대부분의 피부질환은 원인과 면역 반응의 정도에 따라 조심스런 약물 조절이 필요하지만 무좀은 그렇지 않다. 대부분의 경우 발을 포함한 피부표면의 무좀은 약 1달, 발톱무좀이 있는 경우는 약 3개월 정도의 약물 복용과 국소도포로 치료가 잘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치료가 잘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경우는 대부분 두가지 경우이다.

우선 전혀 다른 질환을 무좀이라고 생각하는 경우이다. 피부에는 매우 다양한 질환이 발생할 수 있는데 그중 발에 생기는 발무좀과 발습진은 임상양상과 증상이 비슷하다. 두질환 모두 가렵고, 발에 물집이 생기기도 하며, 두꺼운 각질이 생기거나 각질이 벗겨지기도 한다.

이러한 경우 케이오에이치 도말검사를 통해 간단히 감별할 수 있다. 반면 불충분한 치료를 했을 경우도 자꾸 재발한다고 오해 할 수 있다. 대략 1주정도의 약물 복용과 국소도포로도 가려움증이나 육안으로 보이는 무좀병변이 좋아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곰팡이가 완전히 제거될 때까지 치료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곧 곰팡이가 증식하여 또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

무좀은 발에만 생기는 질환으로 오해하는 분들도 많다. 발, 발톱, 사타구니 등이 자주 생기는 부위이기는 하지만 두피, 얼굴, 배, 등 모든 피부에 생길 수 있으며, 심지어는 머리카락에도 곰팡이가 침범하는 경우도 있다. 특히 우리 지역에는 소를 키우는 분들이 많은데 이러한 경우 두피를 비롯해 여러 부위에 발생할 수 있다.

발톱의 색깔과 모양이 변하면 모두 발톱무좀이라고 오해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발톱의 모양은 조갑기질의 문제가 있는 조갑이영양증에서도 볼 수 있으며, 몇몇 약물 복용으로도 일시적인 변형이 올 수 있다. 또 다른 감염성 질환의 경우에도 무좀처럼 색깔과 모양이 변할 수 있다.

실제로 1년 정도 약을 먹고 있는데 발톱무좀이 나아지질 않는다며 진료실을 방문하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경우 처음부터 곰팡이 균이 원인이 아니었기 때문에 현미경을 이용해 검사를 해보면 균이 보이질 않는다.

진료실에서 무좀으로 진단 후 경구약 복용을 권하면 난색을 표하는 경우가 많다. 피부과 약은 독하며, 더군다나 무좀약은 간을 손상시키거나, 위장을 버리게 한다는 잘못된 인식 때문이다. 물론 평소 특정 약을 1달에서 3달 동안 지속적으로 먹는 경우는 흔치않다.

그렇기에 미리 간기능검사를 시행하기 때문에 만일 검사 상 문제가 없다면 경구약 복용은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다. 또 몇몇 분의 환자들은 심리적인 부담으로 위장장애를 느낄 수도 있는데 식사 후 바로 약을 섭취할 경우 위장장애의 가능성을 줄이면서 효과를 더 좋게 할 수 있다.

10여 년 전 빙초산과 소주에 정장제의 일종인 약을 섞어서 발을 담그는 게 유행이었던 적이 있었다.

여기저기 무좀치료에 최고의 비법인 것처럼 많은 사람들이 자가 치료를 시도하였다. 하지만 유행하는 만큼 대학병원과 피부과 의원에는 많은 화학화상 환자가 늘어갔다.

소주와 정장제는 큰 문제가 없다손 치더라도 문제는 산의 일종인 빙초산이었다. 과거 식용으로 사용할 때에도 매우 많은 물을 넣어 저 농도로 희석을 해야 했다. 일부 무좀치료에 효과가 있는 것처럼 느낀 경우는 아주 운이 좋게도 적절한 농도의 빙초산이 피부의 각질층을 벗겨냈기 때문에 일시적인 치료효과를 느낀 것이다.

자칫 농도가 진한 빙초산에 발을 담근 경우는 화학화상으로 인해 입원치료가 필요했었다. 설령 저 농도로 희석을 해서 담그게 될 경우에도 특히 요즘같이 더운 계절에는 이차적인 세균감염으로 인한 봉와직염의 우려가 있으므로 절대 금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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