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선조들은 옷고름만큼은 남녀가 똑같이 매도록 했습니다. 띠는 옷고름을 지나가도록 둘러 묶어줍니다. 이것은 행전(行纏)입니다. 다닐 행(行) 묶을 전(纏) 일을 하거나 밖을 나갈 때 통 넓은 한복바지에 착용하고 붙어있는 끈을 무릎 안쪽 오목한 곳에 묶어줍니다.”

영주향교(전교 김수식)는 여름방학이 시작되는 지난 20일과 21일 이틀간 영주향교 내 명륜당, 대성전 등지에서 영주여고(20명), 대영고(20명) 학생 40명을 대상으로 옛날 선비처럼 도포에 유건을 쓰고 바지에 행전을 착용한 채 ‘전통문화 예절교육’(청소년 인성교육)을 가졌다.

김수식 전교는 “요즈음 우리는 ‘충’과 ‘효’란 말을 잘 쓰지 않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잘 쓰지 않는다 해서 중요하지 않다는 건 아닙니다. 여러분이 잘못하면 ‘너 아버지 누구로?’ ‘그 애비에 그 자식이다’라는 말을 듣게 됩니다. 여러분의 아버지까지 욕을 먹게 됩니다. 큰 불효지요. 여러분들은 영주의 인재들입니다. 이틀간 교육 잘 받아서 인성까지 갖춘 선비의 고장 영주의 훌륭한 동량이 되길 바랍니다.”라고 했다.

20일 40명의 학생들은 영주향교 명륜당에서 입교식을 갖고 영주향교 김형묵 수석장의 지도에 따라 대성전에서 문묘에 알묘(사당에 참배함)했다.

이날 강의는 명륜당에서 정태주 장의로부터 ‘전통향교의 기능과 역할’, 김희자 장의로부터 인성교육 ‘충’과‘효’, 이만교 장의로부터 ‘유교의 이해’, 정태주 장의로부터 ‘전통예절과 인사법’ 등에 대한 강의를 들었다.

유생복장을 하고 친구들과 인증샷을 찍던 영주여고 권채연 학생은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을 보고 유생복장을 꼭 입어보고 싶었다. 학교가 향교 앞에 있지만 향교가 정확하게 뭐하는 곳인지 몰랐는데 이번 전통문화 예절교육을 통해 알게 됐고 향교 여성 장의(김희자)를 통해 왜 우리 영주를 선비의 고장이라고 하는지 이해하게 됐다.”고 말했다.

대영고 송현선 학생은 “너무 더워 좀 힘들었지만 선비복장을 하고 대성전에서 알묘를 하니 마치 타임머신은 타고 조선시대로 와있는 느낌이다.

향교는 그저 조선시대 학교 같은 곳 인줄만 알았는데 공자와 성현들께 제사를 지내는 곳이기도 하다는 걸 알았다.

김수식 전교님 말씀처럼 제 잘못으로 부모님께 누가 되지 않도록 행동하겠다.”고 말했다.

20일 영주향교에서 ‘전통문화 예절교육’을 받은 학생들은 다음날인 21일 영주향교에서 준비한 차량을 타고 우리나라 서원건축의 백미로 잘 알려진 안동 병산서원, 서애 류성룡선생이 학문을 연구하고 후학을 양성하던 곳으로 국보 제132호 ‘징비록’을 집필한 옥연정사, 산림과학박물관, 퇴계종택, 이육사 문학관 등지로 문화유적지답사를 다녀왔다.

안경애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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