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영주지역 근대문화유산의 창조적 활용 방안

근래 들어 근대문화유산에 대한 보존과 활용이 주된 관심사이다. 개항기 이후부터 1960년대에 이르는 근대시기에 만들어진 우리의 근대문화유산은 당시의 생생한 물질문화를 잘 대변하고 근대라는 역사적 전환기의 구체적 표상이라는 점에서 큰 가치와 그 중요성이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많은 소중한 근대문화유산이 산업화와 도시개발의 영향 하에서 지속적으로 훼손되고 멸실돼 왔다.

이에 따라 본지는 영주지역의 근대문화유산의 가치와 그 중요성을 분석하고 지역 근대문화유산자원의 구체적인 보존과 창조적 활용방안을 국내외 선진사례를 통해 제시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1. 사라져가는 영주지역 근대문화유산
2. 문화예술공간으로 태어난 등록문화제
3. 원형보존으로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는 근대문화유산
4. 프랑스의 근대문화유산 정책
5. 신축보다 리노베이션을 택한 ‘라 빌레뜨’
6. 영국의 근대문화유산 정책과 활용
7. 근대문화유산의 창조적 활용방안
 

영주초 체육관(1969년 건립)

50년 이상된 건물 대략 69곳 지역 곳곳 산재
지정문화재 133건 불구 등록문화재는 한건도 없어
역사 담긴 근대 건축물 체계적 관리 이뤄져야

우리고장 영주는 소백산 등 천혜의 자연경관 뿐만 아니라 근대 당시의 문화적 양상을 보여주는 근대문화유산들이 아직도 많이 남아 있다.

영주제일교회, 구)부석면사무소, 부석교회 옛 본당, 풍국정미소, 구)연초제조창, 구)이산우체국, 구)문수역사 등 대략 69곳이 50년 이상 세월의 켜를 쌓아왔다. 중앙선, 영동선, 경북선 등이 지나가는 철도의 고장인 만큼 철도 역사나 터널,교량, 관사 등 철도 관련 근대문화유산의 자원도 많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지금은 사라진 옛 영주역사(驛舍), 조흥은행 옛 건물, 구 영주시외버스터미널, 구 영주경찰서 등이 사진으로만 남아있다.

문수역사(1939년 건립)

근대문화유산이란
등록문화재란 지정문화재가 아닌 근현대시기에 형성된 건조물, 시설물, 문화예술작품, 생활문화자산, 산업, 과학, 기술 분야, 동산문화재, 역사유적 등 근대문화유산 중에서 보존과 활용을 위한 조치가 특별히 필요한 것을 말한다.

여기에서 근대문화유산이란 개념과 범위는 개화기를 기점으로 해 한국전쟁 전후까지의 기간에 건설, 제작, 형성된 문화재가 중심이 되며 그 이후 생성된 것일지라도 멸실(滅失)이나 훼손(毁損)의 위험이 커 긴급한 보호조치가 필요할 경우 포함될 수 있다.

등록 기준은 지정문화재가 아닌 문화재 중 건설, 제작, 형성된 후 50년 이상이 지난 것을 대상으로 하지만 지역의 역사 문화적 배경이 되고 각 분야의 기념이 되거나 상징적 의미를 가지고 있을 경우 50년 이상이 지나지 않더라도 그 대상이 될 수 있다.

올해 현재 문화재청 등록문화재는 총 668개로 경북도내는 36개가 등록되어 있지만 현재까지 영주시에는 등록된 문화재가 없다.

우리고장 영주에 소재하는 국보, 보물 등 지정문화재는 133건으로 전국에서 손꼽힐 정도로 보유 문화재가 많은 탓에 상대적으로 근대 건축물에 대한 무관심이 큰데다 근대 건축물의 경우 일제의 잔재로 보는 시각 탓에 가치가 평가 절하됐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구 영주세무서(1964년 건립)

근대문화유산의 활용 사례들
군산의 경우 일제강점기 호남평야에서 생산되는 쌀의 집산지로 수탈의 고장이라는 부정적 인식을 가지고 있었지만 일제강점기의 비극을 보여주는 근대 건축물을 보존 활용해 교훈을 되새기는 ‘다크투어리즘’으로 오히려 지역경제 활성화에 성공한 사례로 손꼽히고 있다.

전북 완주의 삼례문화예술촌 또한 일제강점기 전북지역에서 수탈된 쌀을 군산항에서 일본으로 반출하기 전에 쌀을 보관하던 양곡창고를 리모델링해 문화예술공간으로 탈바꿈시킨 좋은 사례이다.

대전 중구 은행동에 위치한 ‘대전 창작센터’는 등록문화재를 리모델링해 문화예술공간으로 재탄생했고 서울거리예술창작센터는 옛 구의취수장 건물과 물 펌프 등 시설 원형을 그대로 보존한 채 거리예술의 요람으로 만든 사례다.

빌딩숲 사이에 위치한 신촌역사는 1920년대 건축된 기차역사 중 현재까지 원형이 훼손되지 않고 서울에 남아있는 유일한 역사로 원형이 보존되고 있고 전쟁의 폭격 속에서도 무너지지 않은 철원 월정리역과 승일교도 현재 까지 원형 그대로 보존되고 있다. 원형보존으로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고 있는 것이다.

구 부석면사무소(1945년 건립)

국내뿐만 아니라 도시전체가 근대 문화유산인 프랑스 파리나 영국 런던 등 유럽 국가들은 건물이 오래 돼 허물어져도 새롭게 짓는 것이 아니라 고치고 또 고쳐 쓴다. 그것이 일상이다.

보존만 하는 것이 아니라 여전히 사람들이 살고 여전히 어떤 형태로 활용되고 있는 점은 보존에만 치우쳐 있는 우리가 배워야 할 대목이다. 이렇듯 근대문화유산은 전통과 현대를 연결하는 근대 시기에 만들어진 소중한 문화적 자산으로서 아직도 충분한 보존과 활용가치를 유지하고 있다.

구 이산우체국(1964년 건립)

이도선 영주도시재생센터장은 “앞으로 영주의 역사를 담은 근대 건축물이 등록문화재로 등록돼 철거나 훼손되지 않도록 체계적인 관리가 이뤄지고 근대문화유산의 보존이라는 가치를 넘어 관광객의 방문을 유도하는 관광상품으로 기획될 수 있도록 건축물의 창조적인 활용 방안이 모색돼야 한다”고 말했다.

부석교회 구본당(1955년 건립)
연초 제조창(2003년 건립)
영주제일교회(1958년 건립)
풍국정미소(1966년 건립)
풍기역 급수탑(1942년 건립)
휴천동 성당(1963년 건립)

 

서현제 발행인/오공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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