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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칼럼] 명예훼손에 대처하기어안 최상호(시조시인.논설위원)
  • 영주시민신문
  • 승인 2017.07.21 16:54
  • 호수 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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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자신을 알라”는 말은 소크라테스가 써먹어 유명해졌다고 하지만 원래 고대 그리스 델포이의 아폴론 신전 입구에 새겨진 경구였다.

신전에 들어서는 인간에게 “백 년도 못 살 주제에 불멸의 신탁(神託)을 의심하지 말라”는 경고였다. 소크라테스는 이를 “제발 무식함 좀 깨닫고 배우고 익혀서 사람답게 살라”는 의미로 설파했으나 그 옆에 새겨진 “지나치지 말라”는 경구는 지나쳤다.

아폴론 신전은 무너졌고 현판도 사라졌지만, 경구는 수천 년 세월을 견뎌 오늘날에도 싱싱하게 살아있다. 그만큼 저 자신을 모르는 사람이 많고 도를 넘어 지나치게 언행하는 이들이 많다. 그래서 경구로서 여전히 유효하다.

살면서 사람들은 자기의 명예를 지니게 되는데 어쩌면 목숨만큼 소중한 것이기도 하다. 명예를 지키기 위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이가 많았다는 게 그 반증이기도 하다.

SNS라는 게 우리네 삶을 흔들면서 ‘명예훼손’이라는 것이 엄청난 범죄로 떠오르게 되었다. 명예라는 말을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찾아보면 ‘세상에서 훌륭하다고 인정되는 이름이나 자랑. 또는 그런 존엄이나 품위’라고 정의한다.

또 다른 사전에서는 ‘평판이나 자긍심과 같은 추상적인 가치’라고 말한다.

평판과 자긍심은 남녀노소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누구에게나 있으니 모든 사람은 보호받아야 할 명예를 가지고 있는 셈이다. 법률적 해석에서는 명예훼손죄에 있어서 ‘사실의 적시’란 가치판단이나 평가를 내용으로 하는 의견표현과 대치되는 개념이라고 말한다.

또 적시된 사실의 내용 전체의 취지를 살펴볼 때 중요한 부분이 객관적 사실과 맞는다면 세부적인 부분에 다소 과장된 표현이 있다 해도 허위라고 볼 수 없다는 대법원의 판례도 있다.

이러한 때에 무엇이 명예훼손이며 어느 정도까지가 허용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우리가 인터넷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른바 ‘악플’도 명예훼손으로 고소당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서다.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공공연하게 거짓의 사실을 드러내어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 한다’는 내용의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70조 제2항이 적용근거다.

그렇다면 진실을 말하면 명예가 훼손되지 않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진실을 말한 경우에도 한 개인의 명예가 훼손된 것에는 변함이 없다고 본다.

법원은 형법 307조 제1항 ‘공연히 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는 조항을 근거로 유죄 판결을 내린 사례가 많다.

불특정 다수가 인식할 수 있는 ’공연성‘이 없었다며 명예훼손이 아니라고 주장하여도 재판부는 개별적으로 한사람에게만 말했다 해도 불특정 다수에게 전파될 가능성이 크다면 공연성의 요건에 충족한다는 대법원 판례를 든다.

물론 사실을 적시하는 행위가 모두 명예훼손은 아니다. 형법 제310조는 ‘사실 적시 행위가 진실한 사실로서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할 때는 처벌하지 아니한다.’라고 설명하기 때문이다.

즉 해당 내용이 사실이거나 사실로 믿을만한 상당한 근거가 있고 또 단순한 비방이 아닌 공공이익과 관련된다면 무죄라는 얘기다.

하지만 법정에서 이를 증명하기 위한 상당한 노력과 비용이 발생한다는 것은 명심해야 한다. 명예훼손은 고소를 할 수도 민사소송을 낼 수도 있어서 그렇다.

둘 다 낼 수도 있고 한 가지만 선택할 수도 있다. 하지만 고소를 하게 돼 형사재판을 하면 경찰과 검찰 등 수사기관이 조사를 하기에 증거를 확보하기 용이하고 또 증거를 민사소송에도 사용할 수 있어 증거가 다소 불충분한 경우 형사와 민사를 병행하는 경우가 많다.

법조계 관계자는 “사실 명예훼손으로 소송을 하면 양 측 모두 피곤하긴 마찬가지”라며 “가장 좋은 것은 최대한 남에 대한 개인적인 비난을 자제해 송사에 휘말리지 않는 것”이라고 조언한다. 사람살이에서 항상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회자정리’라는 말이 통용되고 헤어진 다음에도 좋게 평가하기 어렵다는 말이 된다. 나와 사이가 좋을 때는 호의적이다가도 한번 틀어지고 나면 없던 일도 만들어서 흉을 보거나 과장하여 헐뜯는 게 인심이다.

그렇다고 한들 지근 누구를 험담하고 싶다면 한 번 더 생각해보시라고 권하고 싶다. 변호사 선임비용은 여전히 저렴하지 않고 법원은 우리의 시간을 그다지 배려해주지 않으니 말이다.

‘말하기 좋다하여 남의 말 말을 것이 / 내 남 말하면 남도 내말 하는 것을 / 말로써 말이 많으니 말 말을까 하노라’하신 옛 사람의 노래를 생각하는 지금 가뭄을 씻어 줄 소나기가 지나가고 있다.

영주시민신문  okh7303@yj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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