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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아버지, 효광 안창근 선생을 기리다불우청소년 위한 무상교육사업 펼쳐
  • 김은아 기자
  • 승인 2017.07.29 15:25
  • 호수 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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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와 나눔의 삶으로 지역사회 귀감
제자들, 풍기 삼가리 ‘효광정’ 현판식 가져

“선생님은 자신이 무학이고 불우했던 소년 가장으로 자랐기 때문에 누구보다 배움에 어려움을 겪는 청소년들의 마음을 이해하셨던 것 같습니다”, “아버지가 없던 어린 저에게는 따뜻한 아버지셨죠”

지난 15일 오전 11시 풍기읍 삼가리 삼가야영장 매표소 아래에 위치한 새마음 동산에서 고 효광 안창근 선생을 추억하는 제자들이 모였다.

이곳에는 고인이 생전에 누구든 쉬고 가라는 의미로 만든 정자가 자리한다. 이 정자에 제자들은 고인의 삶의 행적을 기리고 생전에 펼쳤던 봉사의 뜻을 다시금 되새기는 의미로 고인의 호를 따서 ‘효광정’으로 이름을 붙이고 현판식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아내 김옥례(74) 씨와 자녀들, 친인척들이 참석하고 전국 각지에서 모인 제자들과 지역기관단체장, 삼가리마을주민들이 참석했다.

▲ 효광 안창근 선생은
2007년 자랑스러운 풍기인으로 선정된 바 있는 고 효광 안창근(1939 ~ 2012) 선생은 풍기읍 삼가리에서 태어나 무학의 화전민 소년 가장으로 자랐다. 생계를 위해 화전개간, 연탄배달원, 물레방아간 종업원, 리어카배달, 막노동으로 어렵게 돈을 벌었다.

그렇게 모은 자금으로 삼가동 회관 옆에 건물을 지었다. 자신이 못 배웠던 한을 알기에 같은 처지에 놓인 청소년의 마음을 누구보다 공감하기에 시작한 일이다.

30대 젊은 나이였던 그는 삼가리에 세명재건중학교와 기숙사를 세우고 노좌에서 야간학교를 운영했다. 풍기에서 소백장학회를 설립하고 새마음학교와 생활관을 건립, 운영해 배움의 기회를 갖지 못한 불우한 청소년들을 위한 무상 교육사업을 펼쳤다.

1970년대 중반부터 1980년대 초반까지 약 600여명을 공부시키고 250명이 학교를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3곳의 학교를 거쳐 간 수많은 학생들이 사회각계각층에 안정적으로 정착해 모범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의 말년은 삼가리에 새마음 쉼터를 조성해 자연 속에서 누구나 휴식할 수 있도록 무상 제공했다. 또한 홍익인간 정신과 남다른 애국심으로 보육원생, 전경, 상이용사, 참전용사 초청행사 등을 정기적으로 열기도 했다.

스승의 뜻을 받들어 지난해부터 제자 김경임씨는 풍기여성의용소방대장으로 대원들과 함께 6.25참전용사를 초청해 식사대접을 하고 있다. 그녀는 “선생님은 돌아가시기 전까지 초청행사를 진행했다. 이에 6.25참전유공자회영주시지회에서는 감사패를 전했다”며 “본인이 총을 들고 나라를 위해 싸우질 못했으니 나라를 위해 희생하신 분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조금이라도 전하는 것이라고 하셨다”고 말했다.

제자 김승희씨는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도 자신의 안위보다는 봉사와 나눔의 삶을 살다 가신 분”이라며 “항상 검정고무신을 싣고 다니시면서 배움에 굶주린 사람들에게 희망의 물고를 틔워주신 스승”이라고 회상했다.

▲ 그를 추억하다
제자들은 새마음 동산을 수련장으로 부른다. 모임을 만들어 지금도 매년 정기적으로 친목을 나눈다. 이날 현판식에 앞서 고 효광 안창근 선생의 가족과 친인척들이 앞에 나와 “고맙습니다”하고 인사했다. 고인의 삶에 행적은 제자인 임택 씨가 읊었다.

250명의 졸업생을 대신해 이복희(59) 동문회장이 추도사를 읽었다. 이 회장은 떨리는 목소리로 “청소년들에게 어둠을 밝혀준 등대와 같은 존재”라며 “살아가면서 사는 것도 힘에 겨워 주저앉고 싶을 때가 한 두 번이 아닌데... 선생님의 큰 사랑과 큰 실천을 너무나 존경한다”고 말했다.

이어 스승의 은혜를 부르던 제자들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현판식을 가진 후 홀로 효광정을 살피던 제자 권옥녀(59) 씨는 “항상 선생님의 말씀을 새기며 살고 있다”며 효광정 한쪽에 세워진 비석을 가리켰다.

비석에는 ‘보석을 가진 것보다 마음의 보석을 가지면 만사가 편안하다’라고 적혀 있었다. 권씨는 “참 인자하셨다. 항상 밝게 살라했다”며 “암 투병으로 자신의 몸이 아픈데도 제자들을 걱정하며 말씀을 전하는 모습이 아직도 마음에 남는다”고 했다.

1남2녀 중 둘째인 유경(47)씨는 “기억 속 아버지는 아이들을 좋아했다. 사춘기 때는 이해하기 어려울 때도 있었다”며 “하지만 나는 또 다른 형제자매들에게 사랑을 듬뿍 받으며 자랄 수 있었다. 그리고 아버지가 돌아가신 이후에도 하신 일에 대해 높이 평가되는 것을 보면서 마음이 뭉클하다”고 말했다.

이날 제자들은 참석한 기관단체장, 지역주민들에게 준비한 음식을 대접하며 스승과의 추억들을 풀어냈다.

김은아 기자  haedu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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