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철도복선전철화로 조망·일조권 방해

풍기 서부3리 주민, 집회열고 교량화 강력히 요구

“처음엔 중앙선철도복선전철화 사업에 대한 설명이 있을 때만 해도 대도시와의 짧아진 거리에 반가움을 표시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집앞 철길을 가려주던 나무들이 베어지면서 철길둑을 보니 정말 꽉 막혀진다고 생각돼 위화감이 들었죠.”

풍기읍 서부3리 이춘성 이장은 지난 4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같이 말하면서 주민들의 답답한 심경을 전달했다. “초반에는 교량화였어요. 어느 날 보상을 위해 부지 매입이 시작되면서 너무 많이 들어간다는 생각이 들어 자세히 알아보니 현재의 철길 둑에 흙을 더 성토해 지금보다 높고 넓게 건설된다는 것이었어요. 그때부터 주민들의 근심이 많아졌죠.”

장대비가 내리던 지난 3일 오전10시 경 풍기역 앞에 풍기읍 서부3리 주민들이 하나둘씩 모여들었다. 잠시 비가 소강상태로 접어들었지만 우의를 갖춰 입은 주민들은 상여를 메고 오거나 ‘남부통로 개설하라’, ‘뚝방철길 결사반대’, ‘뚝방철길 교량화로’ 등의 깃발과 ‘조망권 침해하는 철도공사 결사반대’, ‘80년 막힌 철길 이번에 열어보자’ 등의 피켓을 들었다.

앞에 나선 이춘성 이장은 이날 주민들이 모인 이유에 대해 설명했고 이기석 서부3리 운영위원장은 경과보고를 하면서 현 상황에 대한 안타까운 심정을 토로했다.

이 위원장은 “4년 전에 토지보상문제, 형식적 공청회, 형식적 신문광고, 서부1,2,3리에는 구체적인 설명보다는 단지 중앙선복선화가 되면 풍기에서 서울까지 1시간대라고 말해 좋아했다”며 “여기도 교량화로 되는 곳으로 알고 반겼지만 사실 뚝방길 10m를 더 쌓아올린다. 주민의견을 반영하지 않고 임의대로 설계한 것을 추진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후 이에 대해 알고 물으니 예산 때문에 안 된다”며 “철로가 4차선으로 가기 때문에 역 주변은 뚝방이 아니면 허가가 나지 않고 교량높이 11m, 버스가 다닐 수 있는 높이 이상이 돼야만 교량화가 가능하다고 계속 주장해 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주민들은 양평, 매곡, 천안 아산역 답사를 해보고 3m 되는 곳도, 11m가 안 되는 곳도 있다는 것을 직접 확인했다. 그래서 국토교통부, 한국철도시설공단, 철도강원본부, 철도 경북본부, 건설사, 영주시장, 국회의원을 찾아다녔지만 의견전달이 제대로 되지 않아 이후 인수위원회와 도청에 가서 민원을 넣었다고 외쳤다.

이 위원장은 “검토하겠다는 말은 계속 들었다. 하지만 아직까지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며 “3공구 현장과 주민이 알 수 있도록 곳곳에 현수막도 걸어놓았다. 주민들의 뜻이 관철될 때까지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부3리 주민들의 요구
서부3리 60~70대를 중심으로 한 주민 150여명이 거리로 나왔다. 주민들은 평생을 살아왔고 앞으로도 살아가는 자신들의 의견이 무시된 공사는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읍내를 더욱 단절시키는 뚝방철길에 대한 반대의견을 강력하게 외치고 있다. 뚝방철길이 생길 경우 조망권과 일조권을 침해 받게 되고 지역발전에도 저해요소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춘성 이장은 “풍기는 지난 80여년 동안 철도로 인해 남북으로 양분돼 발전에 심한 영향을 끼쳤다”며 “지역주민의 의견수렴 없는 중앙선 복선화는 풍기 시내 전 구간을 성토해 높이 최고 5.8m, 방지벽 3m, 현 철로 높이 2.5m 포함해 10m가 넘는 뚝방으로 앞을 가로막아 서부3리는 물론 풍기읍은 현 철로보다 더 높은 뚝방 산이 만들어진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풍기읍 전구간을 교량화한다면 그로인해 생긴 철로 밑 동서 500m, 남북으로 80m의 공간을 활용해 차량주차, 주말 5일장, 주말야시장을 열어 1석3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며 “도시발전에는 최우선이 도로확보다. 뚝방 철로가 건설되면 도시계획은 먼 나라 일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날 서부3리 철도대책추진위원회 김기문 위원장은 “이 공사는 늦지 않았다. 이미 잘못된 설계를 지금이라도 제대로 바로 잡아야 할 것”이라며 “2공구 구간은 교량화되고 있고 풍기역사는 포크레인 작업을 시작하지 않고 있다. 모르는 사람은 이 공사가 다 돼가는데 왜 이제 와서 그러냐고 하지만 모르고 하는 말이며 아직 늦지 않았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뜻을 하나로 모아야할 때”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중앙선철도복선전철화로 인해 풍기읍은 큰 피해를 입게 된다. 전구간 교량화를 위해 시청과 관계기관에 두 차례에 걸쳐 호소문을 올렸다”며 “올해 2월 20일부터 온갖 노력을 기울여 착공하려는 것을 저지하고 최근 국토교통부와 한국철도공사 본사까지 찾아가서 상세히 설명하고 풍기구간의 불합리한 점을 알렸다. 하루 빨리 취소하고 재설계해 교량화로 건설토록 호소했지만 다시 검토하겠다는 말뿐 확답을 주지 않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날 서부3리 한 주민은 “제대로 된 공청회가 아닌 주민설명회가 진행됐다. 달콤한 말로만 현혹을 시킨 것도 잘못”이라며 “높은 장벽을 만들어 남북을 갈라놓는 것이 지역발전을 위한 철도공사인지 의문이다. 교량화를 하는 것이 누가 봐도 옳은 일”이라고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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