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한거죠” “내 것이 아니잖아요. 당연한 일을 한 것뿐이에요”

제일고등학교 3학년 정성윤 군은 지난 12일 오후 9시 20분경 학원을 마치고 기숙사로 돌아가던 길에 학교 후문 골목길 하수구에 박혀있던 지갑을 발견했다.

주인을 찾아줘야겠다고 생각한 정 군은 지갑에서 신분증이 있는지 확인했지만 연락처가 없어 당황했다. 더욱이 지갑에는 카드뿐만 아니라 현금 100만6천원이 들어있었단다. 상당한 액수에 당황한 정 군은 애타게 찾고 있을 주인에게 지갑을 빨리 돌려줘야만 할 것 같았다.

기숙사 입실 시간이 촉박했던 정 군은 지갑주인이 다시 찾으러 올 것이라고 생각해 지갑이 떨어진 장소에 “지갑을 주워 제일고에 갖다 놓는다”는 쪽지를 남긴 후 학교로 향했다. 

교무실로 찾아간 정군은 이영성 교사를 찾아 지갑을 맡기고 상황을 설명한 후 주인을 찾아 줄 것을 부탁했다. 이에 이 교사는 112에 신고를 하고 오후 10시 경, 지갑을 파출소에 맡겨 주인에게 지갑을 찾아줬다.

다음날 지갑주인은 정 군과 이 교사에게 연락해 지갑을 찾았음을 알렸으며 감사의 의미로 사례를 하고자 했지만 정중히 거절했단다.

이 교사는 “성윤이의 올바른 성품이 학생들 사이에 알려지면서 작은 울림을 주고 있다”며 “교사로서 가슴이 따뜻해지고 학생들이 앞으로 올바르게 자랄 수 있도록 지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 군은 “직접 주인을 만나 전해주었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며 “바쁜 선생님께 부탁해 죄송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안심이 됐다”고 당시 심정을 밝혔다.

이어 “애초부터 사례를 바라지 않았기 때문에 당연히 별 생각 없었다”며 “특별한 일을 한 것도 아니고 마땅한 일을 했을 뿐인데 갑자기 친구들 사이에 많은 관심이 쏠려 오히려 부끄러울 따름”이라고 겸손해 했다.

또한 정 군은 “핸드폰이나 지갑 처럼 분실할 여지가 큰 물건에는 주소나 다른 연락처 등을 표시해 놓는다면 혹시 잃어버렸을 때 발견한 사람이 더 쉽게 주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당부의 말을 남겼다.

양기훈, 장재권 청소년기자(제일고3)

저작권자 © 영주시민신문(www.yjinews.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