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조들의 꿈과 사랑담은 민화 전시돼
민화를 직접 그릴수 있는 체험학습 코너도 마련

영주한국선비문화축제장에서 조선시대 민화를 만나 볼 수 있다.
조선민화박물관(관장 오석환)은 축제기간동안 선비촌 강학당에서 선조들의 꿈과 사랑을 담고 있는 옛 그림인 민화를 전시한다. 전시되는 민화는 책거리도, 문자도, 산수화, 춘화 등이다.

민화는 옛날부터 이어져 내려오는 것으로 우리나라 사람이 생활속에서 그린 생활 그림을 뜻한다. 찌그러진 듯 앉음새가 삐딱한 얼굴의 호랑이 그림, 말이 호랑이지 어눌한 표정이 고양이인지 호랑이인지 분간하기 어려운 그런 그림들이 친숙하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이어져온 것도 우리만의 정서이며 우리만의 생활 모습을 그린 민화이기 때문이다.

오석환 관장은 “흔히 민화라 하면 정통화에서 벗어난 이름 없는 화가가 그린 서민들만의 그림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며 “하지만 사실은 왕실에서 사대부, 그리고 여염집의 벽장문까지 두루 걸렸던 우리의 정통 그림이며 생활 문화였다”고 말했다.

이어 “선조들은 세상에 태어나서 병풍 앞에서 백일 돌잔치를 벌이고, 문자, 효행도 앞에서 낭랑한 목소리로 천자문을 외우기 시작해 나이 들어 노안도, 장생도 앞에서 손자들의 재롱을 보고 생을 마무리하고 칠성판에 누워서도 감싸 안은 것은 산수 등의 병풍”이라며 “늘 선조들의 생활공간을 장식할 수 있었던 것은 다름 아닌 민화가 선조들의 꿈과 사랑을 담은 뜻 그림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한편 국내 최초의 민화전문박물관으로 영월군에 위치한 조선민화박물관은 어해도와 화조도, 까치와 호랑이 등 소박한 서민의 애환이 담긴 대표적인 소장품 조선시대 민화 4천500여 점 중 200여점과 춘화 50여점, 현대민화 100여점을 상시 전시하고 있다.
박물관 주변에는 2천여 평의 야생화 공원, 조선시대 고가구 전시공간도 마련돼 있어 관람객의 풍부한 문화적 감성을 충족시켜 준다.

특히 국내에 처음 개관한 민화박물관의 위상답게 조선시대를 중심으로 한 민화를 수집, 보전, 전시해 일반인과 민화 애호가들에게 전통적 가치의 소중함을 일깨우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또한 전문 해설사의 재미있고 유익한 민화에 관한 설명을 통해 민화를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창의적 체험학습 코너도 마련돼 있어 직접 민화를 그리거나 민화 리빙아트도 만들 수 있다.

전시작품소개
■ 책거리도(冊架圖)
책거리 그림은 책가도(冊架圖) 또는 문방도(文房圖)라고도 하는데 책과 서가, 서재 주변에 있는 문방사우(文房四友)인 종이, 붓, 벼루, 먹은 물론이고 선비들이 일상생활에서 자주 쓰던 안경, 안경집, 화병, 도자기, 부채, 꽃등과 상징성을 갖는 수박(장수, 복), 석류(다남, 다손), 천도복숭아 (장수)등을 그린 그림이다.
이는 많은 책을 곁에 두고 읽고 싶어 하던 선비들의 염원과 학문을 숭상하고 예술을 즐기던 고아한 취향을 담은 그림으로서 병풍으로 만들어져 선비의 사랑방을 장식했다. 책거리 그림의 특징은 가까운 것은 작게, 먼 것을 더 크게 그리는 원근법의 반대 개념인 역원근법을 이용한 신묘한 화법을 사용했으며 화면이 엄격하고 단정하며 뛰어난 묘사력을 보이고 있다.

■ 문자도(文字圖)
문자도는 조선시대의 유교사회에서 인간의 도덕 강령으로 규범이 되었던 △효(孝:효도)-부모에게 효도, △제(悌:우애)-형제간에 우의, △충(忠:충성)-국가와 왕에게 충성, △신(信:믿음)-사람이 살아가며 서로 신뢰(믿음), △예(禮:예절)-인간 간에 서로 예의, △의(義:의리)-사람관계에서 의리, △염(廉:청렴)-삶에서 깨끗함, △치(恥:부끄러움)-자신의 행동에서 부끄러움을 아는 등 여덟 글자를 각 글자와 관련된 고사에 등장하는 사물과 함께 회화적 요소를 가미해 그린 교화용 그림으로 병풍으로 만들어져 주로 선비의 방을 장식했다.

■ 산수화(山水畵)
산수화는 민화의 주된 소재로서 인간의 자연에 대한 친화력과 자연과 함께하는 삶의 본질을 발견하게 하며 자연이 정복의 대상이 아니라 자연과 더불어 겸허하게 친구로 살아갈 것을 권유하고 있는 그림이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서는 동의 금강산, 서의 묘향산, 남의 지리산, 북의 백두산과 한양이 위치한 중앙의 삼각산등을 오대명산으로 신성시해 설화나 그림으로 많이 묘사했다.
민화산수화에는 금강산, 관동팔경 등 우리 산천을 소재로 한 것과 무이구곡, 소상팔경과 같이 중국 산수를 배경으로 한 것이 있는데, 보통 8폭이나 10폭 병풍으로 꾸며서 주로 선비의 사랑방 등을 장식했다.

- 금강산도(金剛山圖)
민화 산수화의 대표적인 소재인 금강산은 여름에는 봉래산, 가을에는 풍악산, 겨울에는 개골산이라는 별명이 있는데 금강산도는 실경을 그리되 추상성을 가미하여 불꽃 모양으로 표현하는 등 다채로운 양상을 드러내고 있다. 그리고 봉우리나 사찰, 암자 등의 그림 위에 그 이름을 하나하나 기록하기도 한다.

- 소상팔경도(瀟湘八景圖)
소상팔경도란 중국 호남성 동정호의 남쪽 영릉(零陵)부근, 즉 소수(瀟水)와 상수(湘水)가 합쳐지는 곳의 경치, 소상야우(瀟湘夜雨-소상강에 내리는 밤비) 등 여덟 가지 경치를 주제로 삼아 그린 그림이다. 소상팔경도는 주로 선비의 사랑방이나 기방(기생방)을 장식했던 그림으로 알려져 있다.

■ 설화도(說話圖)
설화도는 소설이나 고사 또는 전승돼 오는 신화, 전설, 민담 등의 줄거리를 함축시켜 그린 그림으로 설화도의 주된 내용은 주로 종교적인 성격을 띤 것, 교훈적이거나 교육적인 내용 그리고 충효나 애정을 다룬 것이 대다수이며 전해지는 설화도로는 삼국지연의 소설의 줄거리를 그린 삼국지연의도(三國志演義圖), 서포 김만중이 쓴 구운몽 소설의 줄거리를 그린 구운몽도(九雲夢圖) 등이 있다.
 

 

저작권자 © 영주시민신문(www.yjinews.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