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는 우리고장의 정체성인 선비정신을 현대에서도 계승 발전시키고자 선비정신 실천 캠페인을 적극적으로 벌이고 있습니다. 이에 본지는 지난해 개발한 현대적 선비정신실천매뉴얼의 내용을 토대로 매주 선비정신 실천과 관련한 글을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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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敬)의 의미가 공경한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부모에 대해서 경을 실천한다는 것은 특별한 의미가 없어 보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경(敬)은 ‘나의 정성을 다 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부모님을 대함에 있어서 ‘나의 정성을 다 했는가’하는 것은 의미를 갖는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오월은 가족의 달이라고 합니다. 어린이날이 있고, 어버이날이 있으며, 성인의 날이 있고, 부부의 날이 있습니다. 근래에는 부부간을 중시하고, 그 다음으로 자녀와의 관계를 중시하고 있습니다. 부모님에 대해서는 걱정만 끼치지 않으면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다가 어버이날이 되면 부모님의 은혜를 한번 생각해 보고 부모님에게 용돈을 드리던가 맛있는 음식을 대접하는 것으로 부모님을 잘 모시는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공자님은 부모님을 모심에는 공경을 다해야 하고, 봉양함에는 좋아하시는 것으로 해야 하며, 병이 들면 치료해 드리려고 해야 하며, 상을 치름에는 슬픔을 다해야 하고, 제사 지냄에는 엄숙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런 다섯 가지가 갖추어져야 부모님을 잘 모시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행동이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것이어야 합니다.

또한 공자님은 부모를 잘 모시는 사람의 특징으로 윗자리에 있어도 교만하지 않으며, 아랫사람이 되어도 질서를 어기지 않고, 남이 원치 않는 것을 하더라도 다투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윗자리에 있으면서 교만하면 지위를 잃게 되고, 아랫자리에 있으면서 질서를 어지럽히면 벌을 받게 되고, 내가 원하는 것을 우선적으로 가지려고 하면 싸움이 일어나게 된다고 합니다.

이 세 가지를 없애지 않으면, 날마다 가장 맛있는 음식으로 봉양한다 하더라도 불효라고 했습니다. 이 말은 인간은 사회적 존재이기 때문에 남들과 인간관계를 조화롭게 하여 사회에 꼭 필요한 사람으로 살아가는 것이 부모를 잘 봉양하는 것이라는 의미일 것입니다.

부모님의 기대를 이루어 드리는 것이 효의 실천이라고 했습니다. 가정의 달인 오월을 보내면서 부모님이 나에게 기대했던 것이 무엇인지 한번 생각해 보고, 그 실천에 있어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진심으로 다 했는지 즉 경(敬)의 마음으로 나의 정성을 다했는지를 스스로 생각해 보았으면 합니다.

부모님이 우리에게 기대했던 것은 바람직한 이 사회의 구성원이 되는 것입니다. 형제간에 우애있게 지내고, 부부간에 화목하며, 자녀를 잘 기르고, 친구들과 조화를 이루며, 성실한 직장인이 되어 이 사회에 필요한 사람이 되기를 기대하실 것입니다. 이러한 부모님의 기대를 이루기 위해서는 항상 경(敬)의 자세로 나를 돌아보아야 할 것입니다. 옷차림, 몸가짐, 말과 행동에서 조심을 하려고 해야 하며, 내가 해야 할 일에 집중하여 잡념과 그릇된 욕망을 제거하고, 항상 나의 행동을 반성하면서 조심해야 할 것입니다.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러나 만물의 영장(靈長)인 인간답게 산다는 것이 쉬운 것만은 아닐 것입니다. 모든 인간관계에서 경(敬)의 마음을 가져야 하지만 특히 나를 낳아주고, 길러주어 오늘의 내가 있게 한 부모님에 대해서는 나의 정성을 다한다는 경(敬)의 자세로 모실려고 할 때 우리는 진정으로 만물의 영장(靈長)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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