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심폐소생술로 생명 살린 영주1동 장신애 씨

위급상황에 주저없이 나서 생명 구해
심장병 앓던 딸 수술 후 이웃사랑 각별

매일 매일이 바쁘고 살아가기 각박한 세상이다. 그러나 아무리 바쁘고 힘들어도 나보다 먼저 이웃을 돌아보는 사람은 많다.

그들이 있기에 아직까지 우리사회는 건강성을 잃지 않고 있다. 아직은 살만한 세상이라는 얘기다. 영주1동에서 부킹노래연습장을 운영하는 장신애(57)씨도 그 중 한 사람이다.


▲ 목욕탕에서 생명을 살린 사연
“어머나, 이 할머니가 왜 이러시지?”

지난 2월초 오전 10시 30분경 시내 한 목욕탕에서 다급한 목소리가 울렸다. 이날 장씨는 평소처럼 뜨거운 탕에 들어가 몸을 담그고 있었다.

옆에는 처음 보는 80대 전후의 할머니가 편안한 자세로 누워 쉬고 있는 듯 보였다. 그러나 평소 할머니를 자주 봐오던 세신사가 이상하다는 것을 느끼고 할머니의 몸을 손으로 밀었다.

그러자 할머니의 몸은 굳은 채로 물속으로 가라앉았고 놀란 장씨와 세신사는 바로 할머니를 탕 밖으로 들어 올렸다. 이때부터 장씨는 주저없이 심폐소생술을 시작했다.

“할머니, 할머니, 들리세요?”

할머니의 몸은 딱딱하게 굳어 있었다. 하지만 장씨의 외침과 손놀림은 쉼이 없었다. 얼마나 흘렀을까. 계속된 심폐소생술과 외침이 할머니에게 전해졌다.

“할머니, 들리세요?”라는 물음에 고개를 끄덕이던 할머니를 보고나서야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 잠시 후 119가 도착했고 할머니의 상태를 확인한 구급대원이 ‘괜찮다’는 말을 남기고 병원으로 이송했다.

“나도 모르게 배웠던 대로 심폐소생술을 했어요. 의식이 없던 할머니에게 다른 분들이 찬물을 뿌렸는데 목소리가 들리지 않을까봐 멈춰달라고 하고 119가 올 때까지 계속했죠. 지금 생각하면 긴 시간은 아닐 텐데, 그땐 왜 이렇게 길게 느껴지고 힘들던지...”

1년 1회 업소를 대상으로 의무교육을 받았던 장씨. 평소 건강에 관심이 많아 건강관련 책자도 찾아보고 지역축제부스에 마련된 심폐소생술 교육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왔다고 한다.

며칠 후 목욕탕을 간 장씨는 할머니의 상태를 묻고 건강이 괜찮다는 말을 듣고 안심했다. 최근 다시 목욕탕에 왔다는 할머니의 소식을 듣고 반가웠다고.


▲이웃을 생각하는 삶을 사는 사연
“어렸을 때 소녀가장이었어요. 4남매 맏이로 태어나 동생들을 공부시켰는데 지금 잘 정착해 사는 것을 보면 너무 감사해요”

과거를 회상하던 장씨는 지금도 감사한 마음을 잊지 못해 언제든지 꼭 인사를 전하고 싶다면서 딸의 이야기를 꺼냈다.

“제 딸이 선천성 심장병을 갖고 태어났어요. 수술을 시켜야 하는데 11살이 될 때까지 어려운 형편 때문에 못했어요. 그때 뽀빠이 이상용 씨의 도움으로 부산 백병원에서 수술을 받을 수 있게 됐지요. 얼마나 감사하던지...”

몸이 작았던 딸은 수술 후 쑥쑥 자라 건강한 모습으로 결혼도 하고 두 아이의 엄마로 행복하게 살아간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울컥해졌던 마음을 추스렸다. 바로 그녀가 지금까지 어려운 이웃을 그냥 스쳐 지나치지 않고 돕게 된 이유다.

장씨는 자신에게도 어려운 시절이 있었기에 어려운 환경에 놓인 아이들을 외면하지 못했다고 한다. 이 학생들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주고 싶어 지역단체를 통해 장학금 등을 도움받을 수 있도록 연계하고 있다. 장씨는 이 학생들이 30~40대가 되고 안정적으로 정착해 찾아오는 것이 항상 고맙고 감사하다.

“얼마 전 길을 가다 치매할머니를 만났어요. 병원을 가려는데 어딘지를 모르겠다고 해서 112에 신고했어요. 이런 일들이 제 눈에는 참 많이 띄었어요. 나도 도움을 받았고 조금 더 사람들에게 관심을 갖다보니 보이는 것 같아요. 앞으로도 주변을 살피면서 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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