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여 김만용 화백과 함께하는 화첩 나들이
길이 있는 섬, 무섬
무섬은,
세세대대로 고고한 선비가 살고 있는 곳.
박수 선조 터 잡은 수백년 세거지世居地에
높은 문필文筆, 굳센 충절 명주실처럼
끊임없이 풀어져 이어오는 곳,
그 곳이 무섬이어라!
무섬은,
애국의 끓는 피가 용천수로 뿜어 넘치는 곳.
일제 침탈 쓰나미에 당당히 맞서서
나라 되찾을 정신도장 아도서숙亞島書塾이
항일애국 ‘메카’로 빛나던 곳,
그 곳이 바로 무섬이어라!
무섬은,
지극사랑, 결초보은結草報恩 온기 서린 곳.
혼사 정한 처자 몹쓸 병 소문에도
일편단심 락수 총각 금석맹약金石盟約에
죽어서도 각골난망 은혜 되갚은 권씨부인의
사랑과 보은 전설이 구름으로 드리운 곳,
그 곳이 무섬이어라!
무섬은,
낭만과 추억이 강물처럼 흐르는 곳.
해질녘 외나무다리를 혼자 걸으면
국민학교 때 길 동무들 어느새 뒤따르고
소백산 씻어 내린 내성천 맑은 물에
송사리 금모래가 소리 없이 흐르는 곳,
그 곳이 바로 무섬이어라!
선비, 애국, 사랑, 보은, 낭만이
오곡밥으로 맛나게 버무려진 곳,
아! 그 곳, 길이 있는 섬
무섬에 가고 싶어라!
- 2017 . 5 . 2 -
영주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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