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는 우리고장의 정체성인 선비정신을 현대에서도 계승 발전시키고자 선비정신 실천 캠페인을 적극적으로 벌이고 있습니다. 이에 본지는 지난해 개발한 현대적 선비정신실천매뉴얼의 내용을 토대로 매주 선비정신 실천과 관련한 글을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

자녀에 대해 경(敬)을 실천한다고 하니 의아해 하실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경을 ‘나의 정성을 다한다’는 의미로 생각한다면 혼란이 없을 것입니다.

효(孝)의 실천에 있어서 부모가 자식의 재능을 잘 살펴 자녀의 장점을 잘 길러줌으로써 사회에 필요한 인재로 만드는 것이 자녀를 통한 부모에 대한 효의 실천이라고 했습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자녀에게도 우리는 경(敬)을 실천해야 합니다.

우리는 자녀가 훌륭한 사람이 되어 사회에 이바지하기를 기대합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자녀가 나타난 모양의 공손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내면의 수양 태도인 경(敬)을 실천하여 자신이 가진 가능성을 발휘해야 할 것입니다.

이런 측면에서 자녀에게 어떻게 우리는 경(敬)을 실천할 수 있을까요?

우선은 자녀를 나의 부속품이 아니라 독립적인 존재로 인정해야 합니다. 즉, 내가 못 이룬 꿈을 이루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자녀도 자신만의 존재의미를 지녔다는 것을 인정해야 합니다.

즉, 자녀는 독립적인 존재로 자신만의 가치를 가지고 이 세상에 태어나, 자신이 가진 재능을 통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존재라는 믿음을 가져야 합니다.

물론 아직 제대로 판단을 할 수 없는 어린 나이라면 다르겠지만,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에 대한 판단력과 가치관을 가진 자녀라고 한다면 말입니다.

둘째로는 독립적인 인격을 지닌 자녀가 진정으로 바라고 또 재능이 있는 부분을 발견하여 자신의 가능성을 실현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합니다. 우리 사회는 다양성을 가지고 있지만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바라는 것은 일반적으로 한가지입니다. ‘공부 잘 하라’는 것이지요.

그런데 공부를 잘 해서 그 다음에 무엇을 하라는 것입니까? 아마도 부모가 바라는 바의 직업을 선택하고 부모가 바라는 가치를 충족하기를 바랄 것입니다. 그런데 그것이 자녀가 바라는 바와 일치할 때는 문제가 없지만, 자녀가 원하지 않는 것을 부모가 강요할 때 자녀는 자신이 가진 가능성을 실현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사회 통념상으로 바람직하지 않는 길로 가려고 할 때는 자녀를 설득하여 바른 길로 가도록 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을 때는 자녀가 원하는 것을 최대한 존중하는 것이 자녀에 대한 경(敬) 실천의 둘째 방법입니다.

셋째로는 자녀의 가능성을 실현할 수 있도록 뒷받침을 하는 것입니다. 자녀에 대해 격려하고 후원하면서 자신의 가능성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나의 능력의 범위 내에서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경제적 뒷받침도 중요하지만 심적인 뒷받침이 더욱 중요합니다. 자녀의 가능성을 믿고 기다려 주는 것이 자녀에 대한 경의 실천의 또 하나의 방법입니다.

자녀에 대해 우리가 경(敬)의 마음으로 대할 때 올바른 판단 능력을 가진 자녀도 경(敬)의 마음으로 자신의 가능성을 실현할 것입니다. 오늘 하루 우리의 자녀에 대해서 우리는 어떻게 대했는지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자녀가 원하는 것을 할 수 있도록 격려하였는지, 그리고 그에 걸맞게 뒷받침은 하고 있는지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내가 자녀에게 경(敬)의 마음으로 대하고 있는데도 자녀가 그렇지 못하다면 바르게 행동하도록 꾸짖고 바른 길로 인도해야 합니다. 그러나 이럴 경우에도 자녀가 하나의 인격체라는 것을 인정해야 합니다.

이렇게 할 때 자녀도 자신의 삶과 자신에게 주어진 환경에 대해 만족하는 삶을 살 것이며, 부모인 우리도 만족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될 때 우리 사회는 보다 만족하는 삶을 사는 사람이 많아질 것이며, 행복한 사회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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