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홀몸노인들의 안부전달자, 한전검침원 서효석 씨

자녀에게 부모안부 전하고 폐지모아 경로당에 기부도

고령의 나이에 홀로 생활하는 부모가 있다면 자녀들에게는 걱정과 염려의 마음이 줄어들기 어렵다. 먼 곳에서, 바쁜 생활을 하는 자녀에게는 안심의 말 한마디로, 홀로 적적하게 보내는 어르신들에게는 반가운 손님으로 따뜻한 마음을 담은 안부 인사를 전하는 이가 있다. 바로 영주2동에 사는 한국전력공사 전기검침원 서효석(56)씨이다.

단산면에 사는 한 어르신의 딸은 어머니가 집에 계셔도, 계시지 않아도 안부를 전해 주고 있는 서씨에게 항상 고마움을 느꼈다며 이같은 선행을 주변에 알리고 있다. 평소 서씨는 자녀들에게 부모의 안부를 전하기 위해 검침PDA에 연락처를 기록해 놓고 집을 방문할 때 꼭 전화를 하고 있다.

우리고장은 65세 이상 노인인구 전체 인구의 22.5%인 2만4천577명으로 유엔이 정한 초고령 사회이다. 그만큼 고령에도 불구하고 혼자 사는 어르신들이 많다.

지난 3일 순흥면의 한 음식점 마당에서 전기검침을 하던 서씨를 만났다. 전자계량기의 숫자를 확인하고 검침PDA에 기록한 그는 음식점 대표에게 계약전력보다 초과된 사실에 대해 안내했다.

단산면 사천리가 고향인 그는 1985년 한국전력공사 영주지점에 입사했다. 사무직으로 일하다 3년 전부터 전기검침원으로 일해 오면서 현장에서 더 많은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 한다. 건물과 건물사이 좁은 곳, 사다리를 놓아야만 간신히 보이는 곳, 눈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곳에 위치한 계량기와 마주할 때도 있지만 주민들의 친절함과 배려에 보람이 더 크다는 것이다.

“어머니가 베풀며 살라고 하셨어요. 홀로 계신 어르신들을 보면 어머니가 생각이 나요. 그래서 자녀들에게 안부를 전하게 됐습니다”

서씨는 시내지역은 8일, 풍기읍은 2일, 면지역은 10일 동안 다니면서 전기검침을 해오고 있다. 홀로 생활하는 어르신들이 많아 지역마다 있는 16개 경로당을 방문해 어르신들에게 인사하고 집도 찾아가 자녀에게 전화로 확인시켜 주고 있다. 이날도 순흥면에 안부를 물을 곳이 있다고 했다.

“경로당에 가면 어르신들이 반가워들 하세요. 쉬는 날 마을에서 폐지를 줍고 마을주민들이 모아 놓은 고철과 폐지를 판돈으로 경로당에 계란, 커피 등을 사다드리면 엄청 좋아하세요. 가끔씩 참기름, 들기름, 꿀 등을 주시는데 시골 인심도 넉넉하죠”

서씨의 선행으로 인해 자녀들은 한전홈페이지에 고마운 마음을 전하는 칭찬의 글을 올리고 있다. 어머니의 말씀을 실천할 뿐이라는 그는 최근 어머니와 여행을 다녀왔다.

“어머니가 아프세요. 15년 동안 두 번이나 수술하셨죠. 절을 좋아하셔서 부산, 울산, 경주를 4박5일 동안 어머니와 단둘이 여행을 다녀 왔어요. 제가 7남매 둘째인데 평소에 형제자매들이 어머니께 잘해줘 마음 편히 다녀올 수 있었어요. 앞으로 어머니도 건강해지시고 매달 만나는 고객어르신들도 건강하게 지내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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