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체탐방[212]마음이 차분해지는 ‘박선희 민화연구소’

저렴한 재료비는 물론 부적같은 든든함

박선희 대표

근래 쓰이는 ‘유리 멘털’이란 단어를 들어봤는가. 외부로부터 약한 자극에도 쉽게 무너지는 정신 상태를 의미한다. 신기하게도 사람 마음이란 의지할 곳 하나만 있으면 강해지고 당당해지기 마련이다. 이곳 중앙시장에 자리한 ‘박선희 민화연구소’에서 직접 채색하면서 힐링도 하고, 정성들여 만든 작품을 지니고 다니며 든든함도 느껴보자.

▲ 민화가 가지는 의미

처음 만남에 서로의 명함을 주고받았다. 명함에는 물고기가 용이 되는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입신출세를 의미하는 ‘어번성룡도’다. 박선희(38)대표는 “저뿐만 아니라 상대방도 좋은 일이 가득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민화가 그려져 있는 명함을 제작하게 됐다”고 한다.

그래픽 디자인을 전공했지만 순수예술 쪽이 적성에 맞다는 것을 깨닫곤 10여 년 전부터 민화를 그리고 있다는 박 대표는 민화의 매력은 무엇보다 긍정적인 일을 기원하는 의미를 담고 있어 좋단다. 호랑이는 액땜을 하고, 까치는 집안에 희소식을 전하고, 나비는 부부금슬에 좋다고. 또한 화단에 담겨있는 연꽃과 목단은 가정의 평안을 의미한단다.

박 대표는 “민화에도 종류가 있는데 그 중에서도 화조도를 많이 다룬다”고 했다. 그 이유는 주변에서 쉽게 접하는 개, 닭, 토끼, 나비 등 자연 생물체를 소재로 해 한국적인 정서가 담겨있어 보는 사람도 그리는 사람도 푸근한 마음을 가지게 하기 때문이란다.

▲ 어렵지만은 않다

박 대표는 “민화가 생소하다보니 어렵게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다”며 “손재주가 없어도 초안이 있기에 한지에다가 먹으로 초안을 떠서 채색만 하면 된다. 채색기법만 잘 배워둬도 훌륭한 작품을 만들 수 있다”고 했다.

또 “대개 병풍이나 가리개, 족자로 많이 쓴다”며 “직물용 물감을 사용해 원단에다가 그림을 그려 손수건이나 화장품 파우치를 만들기도 하는데 배우는 분들 말로는 몸에 지니고 다니니 부적 같이 느껴져 만사가 잘 풀릴 것 같다고 든든해 한다”고 전했다.

또한 한국의 전통색상인 오방색만으로도 기본 100가지 색을 만들 수 있어 재료비 절감에도 좋다고. 예쁘게 색을 입혀 어느 정도 자연 건조 후 뒤집어서 열처리를 하면 세탁을 하더라도 물이 빠지지 않아 실용도도 높다.

▲ 사치 아닌 여유

2015년, 2016년 중앙시장 청년창작공예공동체 모디 회장을 역임하기도 한 박 대표는 강의로도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2012년부터 휴천1동 주민센터에서, 2013년부터는 상망동 주민센터에서 지금까지 강의 중이다. 작업실에서는 직장인들을 위한 저녁 시간대 개인지도도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함께 민화를 그리는 분들과 주민센터에서 연말 발표회를 가진지도 5년째라고 한다.

지난해엔 영주시와 영주문화원이 주최한 ‘행복을 바라는 민화전’에 참가하면서 실력을 뽐내기도 했다. 또한 2012년에 방영된 MBC드라마 ‘신들의 만찬’에서 소품디자인으로 참여해 민화를 알리기도 했다.

박 대표는 “영주는 다른 지역에 비해 문화적 혜택을 많이 누리지 못하는 것 같다”며 “문화생활 자체를 사치라고 여기지 말고 본인의 시간을 투자해 힐링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고 새로운 것에도 한번 도전해 보길 바란다”고 전했다.

박선희 민화 연구소

영주시 구성로 384-12(중앙시장 31호)

☎ 010-8131-8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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