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4년간 목욕봉사해 온 영주고 임태빈 군

교육복지수혜자에서 시혜자로
봉사활동 실천하며 권유자로도

고민이 많은 학창시절을 보내면서 친구들과 주말이면 즐거운 일 없을까?하고 고민하는 청소년기에 소외계층가정의 초등학생들을 위한 목욕봉사활동으로 뜻 깊게 보내는 학생이 있다.

영주고등학교 1학년 임태빈(16) 군은 4년여 동안 매달 마지막 주 토요일이면 남부초등학교 교육복지대상자 학생들의 목욕봉사활동에 참여해 정감어린 형으로 따뜻한 정을 나눈다.

오랜 시간 태빈 군을 지켜봐 온 남부초 채랑희 교육복지교사는 “태빈이를 6학년 때 교육복지대상자로 만났다”며 “초등학교 당시 목욕복지 수혜자는 아니었지만 중학교에 들어간 후 어느 날 학교 교육복지실로 찾아왔는데 목욕봉사에 동참하고 싶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목욕봉사활동의 시작에 대해 태빈 군은 “채랑희 선생님이 아이들을 대하는 모습을 보면서 많은 것을 보고 배웠다”며 “내가 받았던 복지혜택을 후배들에게 조금이라도 전달하고 싶어 참여했다”고 동참의 계기를 밝혔다.

중학교 3학년이 되고는 태빈 군은 주말이면 아침부터 저녁까지 PC방에 생활하는 친구들에게 한 달에 한번이라도 보람되고 봉사점수도 받을 수 있는 목욕봉사를 권유하고 함께 동참할 수 있도록 이끌기도 했다.

매달 후배들과 형제처럼 따뜻한 마음을 나누는 태빈 군은 “가끔 아이들의 몸에 상처가 나 있으면 관심 있게 살펴보고 묻고 다른 날보다 조용한 아이에게는 살며시 일상생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면서 고민상담도 해 준다”며 “초등학교 때 나에게 관심을 줬던 채랑희 선생님으로 인해 나눔의 의미를 더 깊게 생각하게 됐고 그 시간들이 지금까지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현재 태빈 군의 꿈은 요리사이다. 쉬는 날과 봉사활동이 없는 주말이면 영주1동 중식요리점 ‘만리향’을 운영하는 아버지를 도와 면도 뽑고 다양한 재료를 손질하는 보조역할을 해오고 있다.

고3이 돼도 목욕봉사는 이어갈 계획이라는 태빈 군은 “후배들에게 남에게 베풀 수 있는 사람이 되라고 말하고 싶다”며 “자신의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내가 할 수 있는 만큼을 나누고 받은 것을 되돌릴 줄 아는 삶을 살아가고 싶다”는 말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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