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하는 세상]마을 안팎 환경정화에 나서는 ‘영주1동 김락희씨’

동지역과 서천교 밑에서 시민운동장까지
불편한 몸에도 4년여 동안 쓰레기 주워

“저는 몸이 아파 일을 못하는 저소득층 수급자입니다” 서천둔치를 오랫동안 청소하는 사람이 있다는 한 시민의 제보로 지난 8일 영주교 아래 잔디밭에서 영주1동 김락희(66)씨를 만났다.

청소를 마무리하고 있던 그의 옆에는 낡은 자전거가 세워져 있고 그 위에는 낡은 쓰레받기와 빗자루가 실려 있었다. 움직임이 조금 둔해 보이던 그에게 환경정화활동을 시작한 계기를 묻자, “관절염이 심해 일을 할 수 없어 3~4년 전부터 그냥 시간을 보내기 위해 소일거리삼아 시작한 일”이라고 했다.

영주1동 구 시외버스터미널 맞은편에 사는 김씨는 특별한 일이 없을 때는 거의 매일 하루 평균 3~4시간을 서천교 밑에서 시민운동장 인근까지 천천히 걸으며 청소를 해왔다. 어느 날에는 하루 종일 청소를 할 때도 있다.

이같은 김씨의 선행은 영주1동 22통 박종백 통장에 의해 알려져 지난해 10월 초 동사무소 월례회에 시장 표창장을 전달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김씨는 “상을 받을 만한 일을 한 것이 아니라 내가 좋아 한 일”이라며 참석을 고사했고 만들어진 표창장은 개별로 전달 받았다.

박 통장은 김씨에 대해 “여인숙의 작은 방에서 혼자 생활하고 몸도 아파 정부의 지원혜택이 없으면 생활이 힘겨울 정도”라며 “몸이 불편해 어떤 때는 병원에 입원할 정도로 아픈데도 시간이 될 때마다 마을의 골목청소부터 도로변 풀을 뽑는 등 깨끗이 청소하는 모습이 남다르게 느껴져 동에 건의를 했었다”고 설명했다.

김씨가 오랜 시간 환경정화활동을 하는데 도움을 주고자 영주1동주민센터에서는 필요시 쓰레기봉투를 주겠다고 했지만 이마저도 거절했다. 그는 “자전거공원과 연결된 영주교 밑 자전거 이동통로가 만들어지고 나서 구석구석 쓰레기가 많이 생겨 청소를 했다”며 “내가 하는 일이 알려질 만한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지자체의 도움을 받고 있는 만큼 지역사람으로 조금이라도 움직일 수 있을 때 운동처럼 청소라도 해 온 것”이라고 겸손해 하면서 “비록 몸은 아프지만 움직일 수 있을 때마다 지금처럼 마을과 서천둔치를 돌며 청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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