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는 우리고장의 정체성인 선비정신을 현대에서도 계승 발전시키고자 선비정신 실천 캠페인을 적극적으로 벌이고 있습니다. 이에 본지는 지난해 개발한 현대적 선비정신실천매뉴얼의 내용을 토대로 매주 선비정신 실천과 관련한 글을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

우리는 일반적으로 충(忠)을 국가에 대한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러나 충은 국가에 대한 충성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대상에 대해서 나의 진심을 다하는 것을 말합니다. 충이라는 말은 ‘가운데 중(中)’과 ‘마음 심(心)’이 합쳐진 글자로 원래 마음속에서 우러나오는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즉 충은 자기 자신 및 특정 대상에 대해 정성을 다한다는 뜻으로서, 이는 개인윤리에서 출발하여 사회와 국가의 영역으로 범위가 확대된 개념입니다.

최초의 옥편이라고 할 수 있는 허신의 설문해자에서는 ‘충은 경(敬)이며 마음을 다하는 것을 충이라 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고대 유가 경전에서는 충을 ‘마음이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정직한 것, 자신을 믿는 것, 사사로움이 없는 것’ 등의 의미로 사용하였습니다. 특히 서경(書經)이라는 책에서는 ‘윗 사람이 능히 밝아야, 아랫 사람은 능히 충을 한다’고 했으며, 춘추(春秋)에서는 ‘윗 사람이 백성을 이롭게 할 방도를 생각하는 것이 충이다’라고도 합니다.

많은 논란이 있는 책이기는 하지만 충경(忠經)에서는 ‘옛날에는 지극한 이치가 있어 윗사람과 아랫사람이 하나의 덕(德)이 되어 하늘의 아름다움을 이룩했는데 이것이 충의 도리이다. 하늘이 덮고 있는 것과 땅이 싣고 있는 것과 사람이 실행하는 데에 있어서 충보다 위대한 것은 없다.

충이란 중(中)이니 지극히 공평하고 사사로움이 없는 것이다. 하늘은 사사로움이 없기 때문에 사시(四時)가 운행되고, 땅은 사사로움이 없기 때문에 만물이 소생하며, 사람도 사사로움이 없으면 크게 형통하고 바르게 된다. 충(忠)이란 마음을 전일하게 하는 것을 말한다. 나라를 다스리는 근본이 어찌 충으로 말미암지 않겠는가.

충이란 임금과 신하의 사이를 굳건하게 해주고, 사직(社稷)을 편안하게 하며, 하늘과 땅을 감동시키며, 신명(神明)도 움직이게 하니 하물며 사람이야 어떠하겠는가. 대개 충은 자신에게서 일어나, 집안에서 드러나고, 나라에서 완성되는 데 실행하는 것은 모두 한결 같다.

그러므로 그 몸을 전일(專一)하게 하는 것은 충의 시작이요, 그 집안을 한결같게 하는 것은 충의 중간단계요, 그 나라를 하나로 만드는 것은 충의 마지막 단계이다.’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결국 충(忠)이라는 말을 자신이 처해있는 자리에서 마음을 다해 일을 처리한다는 뜻입니다. 나는 오늘 나 자신에게, 부모형제에게, 주변 사람들에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도리를 하였는지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다하지 않았다면 내일은 충을 다하려 하고, 잘 하였다면 더욱 잘 하려고 하면 우리 사회는 더욱 살만한 곳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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