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는 우리고장의 정체성인 선비정신을 현대에서도 계승 발전시키고자 선비정신 실천 캠페인을 적극적으로 벌이고 있습니다. 이에 본지는 지난해 개발한 현대적 선비정신실천매뉴얼의 내용을 토대로 매주 선비정신 실천과 관련한 글을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

효도의 방법에 양지와 양구체(養口體)가 있다고 했습니다. 부모님의 뜻을 받든다고 하는 양지의 효를 위해서는 부모님의 뜻을 잘 순종하기만 하면 될까요? 일반적으로 자식이 잘못되기를 바라는 부모님은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부모님의 뜻을 받들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그런데 부모님이 잘못 판단하여 잘못된 것을 자식에게 하라고 하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증자(曾子)가 공자님께 “자식이 부모님의 명령을 따르기만 하면 효도라고 할 수 있습니까”라고 물었습니다. 이에 대해서 공자는 단호하게 “아니다”라고 답합니다.

공자는 천자(天子)에게 7명의 간언((諫言 : 잘못을 지적하는 말)하는 신하가 있으면 비록 무도하더라도 천하를 잃지 않으며, 제후(諸侯)인 왕에게 간언하는 신하가 5명이 있으면 비록 도를 잃더라도 나라를 잃지 않으며, 대부에게 간언하는 신하 3명이 있으면 가문을 지킬 수 있으며, 선비에게 간언하는 친구가 있으면 명성을 잃지 않을 것이며, 아버지에게 간언하는 자식이 있으면 불의에 빠지지 않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불의에 빠지면 부모라도 간언을 해야 하며, 아버지의 명령만 따른다면 효도라 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현재의 예기(禮記)가 아닌 옛 예기에는 부모님의 뜻에 아부하여 잘못된 명을 따라 불의에 빠지게 하면 불효라고 했다고 합니다.

물론 이것은 성인이 되어서 부모님의 행동을 판단할 수 있을 때의 일입니다. 소학(小學)에서는 부모님이 나에게 시키신 일은 당연히 해야 하는데 만약 내가 원치 않을 때는 부모님에게 공손히 이유를 말해야 하고, 그래도 하라고 하시면 따르되, 기회가 되면 다시 말씀을 드리라고 합니다. 만약 부모님이 화가 나서 회초리로 때리시면 피가 나더라도 원망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경우 만약 부모님이 화가 나서 자식을 때리다가 잘못되는 경우가 있으면 어떻게 할까요. 공자님은 그렇게 되면 부모를 죄악에 빠뜨리게 되기 때문에 도망을 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다 효를 다해 부모님의 마음이 풀리게 되면 다시 내가 원하는 바를 부모님께 말씀드리라고 했습니다.

자녀들을 올바르게 키우는 것도 부모님에 대한 효도입니다. 오늘 하루 내가 자녀들에게 바라는 것과 시키는 것이 진정으로 자녀를 위한 것인지 한번 생각해 보면 어떨까 합니다. 자녀가 원치 않는 것을 시켜서 자녀들이 반항한 적은 없는지, 그러면 그 이유는 무엇인지 한번 자녀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았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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