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남부초등학교 채랑희 교육복지사

2009년 결손가정 아이들의 돌봄 시작
개인, 단체연계로 사랑의 손길 이어가

“교육복지실은 언제든지 아이들이 편하게 문을 열고 쉬었다 가고 자신의 이야기도 나눌 수 있는 장소입니다”

지난 17일 남부초등학교 교육복지실에서 만난 채랑희(45) 교육복지사는 소외계층 아이들을 위해 8년여 간 남다른 열정으로 아이들과 소통해 왔다.

2009년 영주초교 위클래스에서 상담인턴을 시작한 그녀는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조손, 부녀, 모자가정의 아이들이 조금이라도 나은 환경에서 성장할 수 있기를 바랐다. 이를 위해 당시 학습 인턴교사들과 논의 후 지인을 통해 노벨리스봉사대와 연계한 목욕봉사를 시작해 2011년 겨울까지 매달 15~20명의 아이들과 함께 했다.

당시를 떠올리던 그녀는 “영주초는 주택에서 생활하는 학생들이 많았는데 날씨가 추워지면서 씻는 것이 어려워 아이들의 건강과 청결이 우선 필요해 보였다”며 “어른들의 바쁜 삶과 건강상황, 다른 성별로 아이들 청결에 신경을 쓰기 어려운데 여자아이들은 나와 돌봄 교사가, 남자아이들은 남자 봉사대원들이 도왔다”고 말했다.

2011부터 교육복지 우선지원사업으로 선정된 남부초 교육복지사로 근무를 시작한 채 복지사는 이곳에서도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을 살펴 영주초 학생들과 함께 목욕봉사를 이어갔다.

여건상 두 학교 전담이 어려워 2012년부터 남부초 학생을 대상으로 노벨리스봉사대와 목욕봉사를 이어온 그녀는 “주변의 많은 도움이 있었기에 지금까지 유지해 온 것 같다”며 “도움을 위한 시작이 유지되기 위해서는 지역사회의 관심이 없었다면 이어가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했다.

채 복지사는 “남산목욕탕에서 요금을 할인해주고 목욕탕에서 만난 강정아 효마을시설장은 쌀80kg를 전달했으며 여러 단체에서 장학금도 전했다”며 “혼자 4~5명씩 씻길 때도 있는데 주변에서 보고 도움을 주고 봉사자로 나서주는 경우도 있어 그런 손길이 더욱 고맙게 느껴진다”고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6년 동안 매달 넷째 주 토요일, 목욕봉사가 있는 ‘클린 데이’에는 남여청소년 봉사자들도 참여한다. 이 청소년들은 남부초 졸업생이자 목욕봉사 수혜자들로 자신이 받았던 혜택을 후배들에게도 형, 언니로 사랑을 전하기 위해 참여한다. 받았던 혜택은 사회복지사라는 꿈도 갖게 했다.

채 복지사는 “아빠의 손길이, 엄마의 손길이, 형, 언니들과의 정이 필요한 아이들에게는 부족한 가족의 사랑을 느낄 수 있는 시간으로 정서적으로 도움이 된다”며 “누구에게도 하지 못한 말도 전하고 마음의 위로를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되기 때문에 아이들이 기다리는 행복한 시간”이라고 말했다.

아이들의 발걸음이 이어지는 교육복지실은 아침을 먹지 못해 배고픈 아이들에게는 식당, 바쁜 부모들을 대신해 손, 발톱관리해주는 네일샵, 미용전문가 학부모가 지원하는 미용실, 아이들의 허전한 마음을 채워주는 쉼터 등으로 항상 채 복지사가 아이들을 맞이하는 장소이다.

채랑희 복지사는 “올해 다른 곳으로 이동하게 되는데 교육복지지원사업 선정학교가 변경돼 없어지는 곳도 생기고 신규로 지정되는 곳도 있다”며 “어린 아이들은 상황에 따라 변화될 수 있다. 갈 곳 없는 아이들은 언제나 반겨주는 단 한사람만 있어도 성장하는데 힘이 될 것이기 때문에 위클래스나 복지실의 문이 어느 곳이나 활짝 열려 함께 했으면 한다”는 바람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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