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오늘이용소 정의성·권갑연 부부의 나눔 이야기

복지관에선 반찬봉사, 장애시설에선 이용봉사
도움이 필요한 곳에 언제나 달려가는 ‘부창부수’

“우리 부부가 할 수 있는 만큼 어려운 이웃을 위해 조금 둘러보고 나눴던 것뿐입니다”
20여년이 넘는 세월 동안 지역에서 봉사활동을 함께 해온 정의성(56)·권갑연(55) 부부를 지난 2일 가흥1동에 위치한 ‘오늘이용소’에서 만났다.

부부가 서로 도우며 운영하는 이발소에 들어서자, 남편 정씨가 아내는 지역 복지관에 반찬봉사를 갔다고 했다. 잠시 후 봉사활동을 마치고 온 아내 권씨와 오랜 시간 함께 해온 나눔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20여 년 전 가게로 머리손질을 하러 온 사회복지시설인 ‘소망의집’ 직원의 연계로 이용봉사를 시작한 정씨는 매달 첫째 주 일요일 오전에는 ‘소망의집’, 오후엔 ‘보름동산’을 방문하고 있다.

정씨는 “처음엔 금전적으로 도움을 줄 수는 없어도 이용기술이 어르신들에게는 큰 만족을 줄 수 있어 기뻤다”며 “지금은 어르신들이 전문기술가라서 기다렸다고 반기실 때면 뿌듯하다”고 했다.

장애인복지관 방문 외에도 이동이 불편한 장애인 거주 생활시설을 찾아다니며 봉사한 정씨는 시각장애인의 경우는 아내가 이발소로 모시고 오면 머리손질을 한다.

남편과 마찬가지로 20여년 봉사활동에 참여한 아내 권씨는 장애인복지관을 시작으로 한마음봉사단, 선진질서위원회 등의 단체봉사활동에도 열심이다. 이외에도 중증장애인 캠프도우미, 재가요양센터 어르신 말동무, 우연히 알게 돼 참여한 남부초 조손·결손·다문화가정 어린이 목욕봉사 등 매주 또는 한 달에 한 번씩 시간을 조금씩 나눠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에 찾아가고 있다.

정씨 부부는 ‘보름동산’을 함께 방문해 생활인들의 머리를 손질하고 이발소 손님이 있을 때는 아내만, 없을 때는 부부가 함께 매주 금요일마다 종합사회복지관 도시락반찬배달에도 동참하고 있다.

영주시이용협회 회원으로도 활동하는 정씨는 “육체적 장애만 있을 뿐이지 오히려 불평, 불만이 많은 비장애인보다 더 올바른 정신을 갖고 있다”며 “봉사활동을 마치고 오면서 아내와 함께 아프지 않고 누군가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음에 감사하고 삶이 고맙다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이렇게 오랜 봉사활동을 초등학교 때부터 지켜봐온 딸 유진(33)씨와 아들 용수(31)씨도 시간이 날 때면 중증장애인 도우미와 도시락반찬배달에 참여해 정씨 부부의 마음을 뿌듯하게 했다고 한다.

정씨 부부는 “봉사활동을 다니다 보면 정말 도움을 받아야 할 사람들이 여러 가지 여건으로 혜택을 못 받아 안타까울 때가 있다”며 “이런 사람들의 힘겨움이 줄어들 수 있는 지원책이 마련됐으면 좋겠고 앞으로도 건강이 허락할 때까지 이웃과 함께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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