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체탐방[192]3대를 이어오는 ‘장수정미소’

 

부지런함과 정직, 신뢰 토대로
당일 도정된 쌀, 전국택배배송

 

잘 지어진 반짝반짝 윤기가 도는 흰쌀밥은 한입 떠먹으면 씹을수록 찰진 맛에 특별한 반찬 없이도 한 그릇 뚝딱이다. 햇벼를 잘 저장해 놓았다가 바로 찧은 쌀로 밥을 지으면 밥맛도 다르다.

이렇게 정미소에서 바로 찧은 쌀을 집에서 편하게 받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장수면에 위치한 ‘장수정미소’(대표 송준걸)는 3대를 이어 40여 년 동안 지역 농민들의 쌀을 저장하고 도정해 판매하는 곳이다.

 

▲ 송준걸 대표와 아들 송승현씨

▲3대가 한결같이
장수면의 꽃게마을에서 시작한 정미소는 20년 전 지금의 자리로 이전해 별도의 저장창고를 점점 증축하고 기계 등을 바꿔나가기도 했다.

 

이른 아침부터 어둠이 내린 저녁까지 항상 바쁜 걸음을 옮기는 송준걸(60) 대표는 알뜰하게 생활하고 항상 부지런했던 아버지 故 송수선 씨(1대)의 삶을 그대로 보고 배우며 터득했다. 이런 모습은 송 대표의 대를 이어 직원으로 근무하는 아들 송승현(29) 씨에게도 전해졌다.

군대를 전역하고 아버지를 돕다 26세부터 본격적으로 일해 월급을 받는 승현씨는 “어릴 때부터 아버지 곁에서 자연스럽게 함께 해온 것이 미래의 직업으로 생각해왔던 것 같다”며 “나의 결정에 대해 좋은 직업을 선택했다면서 아버지가 좋아하셨다”고 말했다.

그는 “옆에서 아버지를 도울 때와는 달랐다”면서 “처음엔 어르신을 상대하는 것이 어렵고 힘들었는데 지금은 한결 수월하고 사업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고 했다.

 

▲전국으로 보내요
올해 장수정미소는 1천200마지기의 쌀을 저장했다. 기계화로 800kg 가마니에 담은 벼가 이곳에서 건조, 저장, 판매된다. 창고에 들어오는 쌀은 영주, 강원, 창원, 부산, 대구 등 도매상회에서 사간다.

 

특히 아들 승현씨가 결혼하면서부터는 블로그 활동을 통해 2kg, 5kg, 10kg 등의 양으로 장수정미소 ‘장수쌀’로 다양한 곡물을 판매하고 있다. 2년 정도 된 블로그 판매는 전국으로 유통되면서 정미소에서 당일 도정한 좋은 쌀을 다음날 받을 수 있다는 장점에 많은 판매가 이뤄진다.

승현씨는 “지난해 벼가 부족해 다른 곳에서 사올 정도로 블로그가 많은 도움이 됐다”며 “아내가 블로그 활동을 하고 관리도 하는데 아버지는 쌀값을 받는 결재일을 기분좋게 기다리신다”고 말했다.

 

자신의 대까지면 충분할 것이라고 생각해 20년 전 새로운 건물을 지었던 송 대표는 최근 아들 승현씨와 새로운 계획에 대해 고민 중이다.

 

송 대표는 “10년 전에는 창고가 먼저라고 생각했고 창고규모를 늘려나갔는데 이젠 건물이 점점 노후화돼 안전이나 설비문제에 대해 해결해야 한다”며 “기계규모가 커지고 있고 그에 따른 벼의 저장수요도 많아져 작업 환경의 변화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들 승현씨는 “옛날 할아버지와 아버지는 80kg 볏가마니를 손으로 옮겼다. 점차 경운기, 자동차, 지게차로 변화되고 나무로 된 기계는 현대식 기계로 바뀌게 됐다”며 “올해 농민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어느 해보다 더 힘들게 느껴진다. 앞으로는 농민들과 함께 하면서 대를 이어 자리 잡은 이 터전이 발전되고 좋은 이야기가 나오는 곳으로 성실하게 만들어 나가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장수정미소
영주시 장수로 78
☎ 054-637-6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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