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영주2동 해심철학관 김용자 씨

남몰래 어려운 이웃 도와오길 16년
병원비, 음식, 물품 등 지원도 다양

몸이 불편하다, 재물이 많지가 않다, 상황이 여의치 않다는 등의 이런저런 이유를 대며 한 번도 어려운 이웃을 위한 나눔이 없었다면 이 사람을 통해 배워 보자.

3살에 시력을 잃고 풍족한 생활이 아니더라도 어려운 이웃들의 이야기를 그냥 지나침이 없이 진지하게 들어주는 사람, 바로 영주2동에서 해심철학관을 운영하는 김용자(66)씨가 그 주인공이다.

지갑만 들고 영주로 온지 16년, 당시 김씨는 낙원장 여관에 머물며 영주에서의 생활을 시작했다.

우연히 라디오에서 흘러나온 초등학생의 이야기가 영주에 머물면서 어려운 이웃을 돕기 시작한 계기가 됐다고 한다.

“영주 남부초에 다니는 학생이 뇌암에 걸렸는데 할머니가 혼자 키워 도움이 필요하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때 바로 수중에 있던 60만원을 들고 찾아갔죠”

그녀의 나눔은 지역을 넘기도 했다. 12년 전 안동에 사는 18세 소녀가 암에 걸린 이야기를 라디오로 듣고 택시를 타고 찾아가 100만원을 건넨 적도 있다. 김씨의 나눔은 영주이웃사랑나눔회에 고추와 쌀 등의 지원으로 어려운 이웃을 위한 도움에 힘을 보탰다.

9년 전부터 함께 해온 해심철학관 권향숙 간사는 “여기에서 일하면서 지금까지 매년 복날이면 지역의 경로당 어르신들께 삼계탕을 제공하는 것을 지켜봐 왔다”며 “올해는 초복에 영주2동 경로당 5곳, 중복에는 장애인 50여명을 다덕약수탕에서, 말복에는 자원봉사자 30여명에게 삼계탕을 대접하고 모두에게 선물도 제공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햇살자리에 고기와 쌀, 만수촌에 에어컨과 떡, 소꼬리, 먹거리 등을 전달하고 소외계층을 위해 불우이웃돕기와 연탄지원 등 김씨가 지역의 어려운 이웃을 위해 1년간 사용하는 금액만 해도 1천만 원 이상이다.

3살 때 한쪽 눈에 병이 생겼지만 생활이 어렵고 병원을 갈 수 없어 민간요법으로 양쪽 눈에 바른 약으로 시력을 잃었던 김씨. 그녀는 이때부터 어둠에 익숙한 생활을 해왔지만 마음만은 밝은 빛을 지니면서 많은 깨우침과 생각으로 일생을 생활해 왔다고 한다.

김씨는 “사람은 동등한데 밥을 먹다가도 어렵고 외로운 노인들을 생각하면 밥이 넘어가지 않는다”며 “죽을 때 입는 수의에는 주머니가 없다. 그만큼 가져갈 것이 없다는 것이기 때문에 세상에 나눠주고 가야한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누구를 위해 봉사하고 알아주길 바라면서 행동하기 보다는 나로 인해 누군가는 따뜻한 밥을 먹게 된다고 생각하며 실천하고 있다”며 “어려운 이들을 돕고 이웃을 돕는 것은 큰 것이 아니고 어른을 보면 음료하나라도 전달하는 것이 나눔의 시작”이라고 모두가 나눔에 동참하길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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