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송헌 김담 선생 탄신 600주년

<사진설명>
▲고유제
▲삼판서고택
▲몽유도원도찬시
▲교지
▲종택

▲ ‘조선의 하늘은 조선에 있다’
우리나라 역사상 세종시대 만큼 찬란한 문화의 꽃을 피웠던 시대가 있었을까? 세종대왕은 지극한 애민정신과 민본사상에 기초하여 한글을 창제, 반포 하는 등 우리 민족의 르네상스시대를 이루어 놓았다. 특히 한글뿐만 아니라 자주적인 천문학(天文學)도 이때 개척되었다.

이 시대 김담(金淡, 1416〜1464)은‘조선의 하늘은 조선에 있다.’는 신념으로 자주적인 조선 천문학을 이끌었다. 그는 600년 전에 이 땅에와서 어린 나이에 출사, 집현전(集賢殿) 학사가 되어 이순지(李純之, 1406~1465)와 함께 왕립천문대(王立天文臺)인 간의대(簡儀臺)에서 천체를 관측하여‘칠정산(七政算)’과 많은 천문역서(天文曆書)를 교정, 편찬하여 찬정(撰定)함으로서 우리나라 역법(曆法)의 토착화에 큰 공을 세웠다.

또한 집현전 학사들과 함께 국어와 음의(音義)를 보정(補正)하고 경기도 안산(安山)에서 양전(量田)을 시행하고 제언종사관(堤堰從仕官)이 되어 계산을 담당하였으며 「전부구등지법(田賦九等之法)」을 찬정(撰定) 하는 등 세종시대의 과학, 문화부흥을 이끌었다.

▲ 영주삼판서 고택서 태어나다
김담의 본관은 예안(선성), 자는 거원(巨源), 호는 무송헌(撫松軒). 조부는 고려때 좌우위 보승낭장(左右衛 保勝郎將)을 지낸 로(輅)이고 아버지는 영유현령(永柔縣令) 소량(小良)이다. 김담의 외조부는 고려조에 공조 판서를 지낸 황유정(黃有定)으로 근재(謹齋) 안축(安軸)선생의 외손자이며 삼봉(三峰) 정도전(鄭道傳)과는 처남, 매부사이였다.

그는 영주 삼판서 고택에서 태어나 19세인 1435년(세종 17) 정시문과에 급제하여 집현전 정자가 됐다. 1439년 집현전 박사가 되어 이순지(李純之)와 함께 우리나라를 기준으로 한 최초의 역법서인『칠정산 내편』과 『칠정산 외편』을 편찬했다.

그는 세종대의 천문학자로 이순지와 함께 천문, 역법 발전에 크게 이바지했으며, 그 뒤 집현전 직제학, 충주목사, 안동부사, 예조참의, 경주부윤을 거쳐 이조판서를 지내고 1464년 49세로 세상을 떠났다. 시호는 문절(文節)이고 영주 향현사(鄕賢祠)와 단계서원(丹溪書院), 귀강서원(龜江書院)에 모셔졌다.

저서(著書)로는『무송헌선생문집(撫松軒先生文集)』,『칠정산내편(七政算內篇)』,『칠정산외편(七政算外篇)』,『역대병요(歷代兵要)』등이 있다. 관련 유적으로는 삼판서고택(三判書古宅),무섬마을의 무송헌종택(撫松軒宗宅), 빈동재사(賓洞齋舍), 신도비(神道碑), 묘역, 무송헌 사당(撫松軒祠堂) 등이 남아 있다.

▲ 법을 엄중히 한 목민관
과학을 중시하던 세종의 시대가 막을 내리자 김담은 한 사람의 문신으로 돌아갔다. 이 시기 강직했던 목민관으로서의 행적이『세조실록』에 나와 있다. 실록에 의하면 그는 범죄자에게 엄격했다고 한다. 충주목사 시절 김담은 경내(境內)에 도적이 많아서 백성들이 매우 괴로워하였는데, 이들을 원수같이 싫어해 도적의 자취를 잘 다스렸고, 간구(姦寇)가 있는 곳을 알아서 적발(摘發)하는 것이 귀신같았고, 장물(臟物)의 증거를 발견하면 비록 적더라도 용서하지 않았다.

이로 말미암아 도적들이 서로 경계하여 경내(境內)에는 들어오지 않았고, 고을 백성들이 그 덕을 입었다. 1462년 경주부윤으로 경주부 관아(官衙)의 청사(廳舍)를 새로 지었는데 이때 김담은 일재일석(一材一石)의 비용도 백성에게 부담하지 않게하는 등의 선정을 펼쳤다.

▲ 조선의 하늘과 시간연 세계 최고의 역산서 칠정산
15세기 역법을 가진 민족은 세계에서 중국과 아라비아를 제외하고 조선뿐이었는데 당시 조선의 천문학 수준은 최첨단이었다. 역법이란 천체의 주기적 현상을 기준 삼아 달, 날짜, 시간 따위를 구획하는 방법이다. 세종은 즉위 4년째 되던 1422년 역법제작을 시작하지만 10여년간 성과를 내지 못했다.

그러다 김담과 이순지가 참여하면서 연구가 급진전해 1442년(세종 24) 마침내 칠정산을 반포하게 된다. 우리나라를 중심으로 한 역법을 만들기까지 무려 20여년이 걸린 대역사였다.그 중심에 바로 김담이 있었는데 세종은 그에게 천문을 비롯해 세법과 측량, 제방 축조 등 수학지식이 필요한 분야라면 무엇이든지 믿고 맡겼다.

회회력은 아라비아에서 원나라에 전래됐다. 우리나라가 조선 세종 때 회회력을 교정해『칠정산 외편』을 만들어 활용한데 비해 정작 명나라는 이보다 70년이나 뒤에 활용하기 시작했다. 일본은 칠정산 편찬 이후 무려 240여년이 지나서야 일본 최초의 역산서인‘정향력(貞享曆)’을 갖게 된다. 1634년 조선통신사의 일원이었던 박안기로부터 칠정산의 계산법을 전수받고 이것을 연구해 1682년 시부카와 하루미(澁川春海)가 정향력을 만든 것이다.

칠정산 편찬이후 명나라 중심의 달력 때문에 절기에 착오가 있었던 백성의 어려움이 해결됐으며 농업생산성도 높아졌다. 세종과 뜻을 함께해 조선의 하늘을 열고 조선의 시간을 찾아 백성을 보살폈던 김담. 그는 자랑스러운 영주의 선비이자 천문학사에 길이 남을 세계인이었다.

▲ 올해 탄신 600주년 맞아 각종 선양 사업 활발
김담은 이미 580여년전 조선의 역법체계를 바로 세워 조선의 역법 독립과 천문학 발전에 크게 기여한바 선생의 위대한 천문학적 업적을 받들고 이어받고 계승하여 국가발전의 원동력으로 삼고자 선생의 탄신 600주년인 2016년 올해 선생을 추모하고 기리고자 뜻있는 천문학자와 과학자 및 후손들이 기념사업회를 구성하여 다양한 기념사업을 개최한다.

먼저 고등과학원은 한국천문학회 부설 소남천문학사연구소 및 한국과학사학회와 함께 지난 2015년 9월 24일 서울 동대문구 고등과학원에서‘김담 탄생 600주년 기념 학술회의’를 개최했다. 또 2015년 9월 9일~11일까지 국립과천과학관에서는 ‘세종·김담 조선의 하늘을 열다.’행사를 개최하였다.
또한 지난 12월 5일 무송헌 김담 선생 탄신 600주년 기념사업회가 창립총회를 가졌으며 20116년 3월 36일 무섬마을 의 무송헌 종택에서는 고유제가 봉행되었다.

김담 선생 기념사업은 기념사업회를 중심으로 고등과학원, 과천국립과학관, 나일성천문대, 한국국학진흥원, 사)과학문화진흥원 영주분원 등이 탄신 600주년인 올해 각종 행사를 준비 하고 있다.

사업 내용을 살펴보면 김담 선생 탄신 600주년 기념 고유제, 김담 선생 탄신 600주년기념 고택음악회(5월), 김담 선생 관련 유적 답사(7월), 김담 선생 탄신기념 특별전시회(5월), 김담 선생 기념 관상감 역서·복원(12월), 『무송헌선생문집』번역집 발간(2017년 12월), 몽유도원도 찬시 현판 제작(3월, 5월), 무송헌 김담 선생 영정 제작 봉안(5월), 빈동재사 국가지정문화재 추진(2017년 12월) 등 다양한 기념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특히 올해 11월에는 고등과학원과 사)과학문화진흥원 영주분원이 주최하는 ‘김담 선생 탄생 600주년 천문학 국제학술대회’가 개최된다. 이와함께 국립과천과학관에서 천문학자 김담 선생의 ‘과학기술인명예의전당’ 헌정사업도 함께 진행된다.

아울러 10월에는 문화체육부와 연극협회 영주지부가 주관하는 ‘무송헌 김담’ 연극이 무대에 오른다. 기념사업회는 2016년 올해 탄신 600주년을 맞이하여 다양한 기념사업을 통해 한국 천문학의 과거를 돌아보고 미래를 개척하는 소중한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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