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6 소수박물관 특별기획전

2016년 선비문화축제 개막일에 맞춰 소수박물관에서는 특별기획전을 개최합니다. 주제는 <김담, 역법을 완성하다>로 조선전기 세종대왕의 총애를 받았던 천문학자 김담선생의 탄신 600주년 기념전시입니다. 이번 특별기획전에는 김담선생과 관련한 유물과 조선시기 해외 천문관측기구를 전시하여 동서양의 천문기술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자리로 준비해 보았습니다.

김담(金淡 1416~1464)선생은 본관은 예안(禮安, 선성宣城), 자는 거원(巨源), 호(號)는 무송헌(無松軒), 시호(諡號)는 문절(文節)입니다. 이순지(李純之)가 모친상으로 인해 간의대(簡儀臺, 천문관측기구인 간의를 설치하였던 관측대) 관측을 그만두게 되자 대신 그 역할을 맡아 수행했습니다.

간의대 관측을 하면서 김담선생은 여러 학자들과 함께 조선전기 최고의 천문학서인 칠정산 내·외편의 편찬을 마쳤습니다. 천문역법과 관련하여 수많은 연구와 저서를 남겼으며 안타깝게 49세의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그의 사후 단계서원에서 김담선생을 제향해 오다 흥선대원군 때 서원이 철폐되었습니다.

소수박물관 특별기획전에서 전시되는 김담선생과 관련한 유물을 간략하게 소개하면 먼저 칠정산 외편이 있습니다. 당시 이슬람지역의 수학은 세계최고의 수준을 자랑하고 있었습니다.

우리가 지금 숫자를 ‘아라비아 숫자’라 부르는 것도 이슬람지역에 살던 아라비아인을 통해 유럽에 전해 졌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사실을 보면 일찍부터 이슬람지역은 수학에 정통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기초 자연과학분야인 수학이 발달하면 당연히 과학이 발달하게 되고 이에 천문학도 발달 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고, 이를 바탕으로 이슬람인들은 비단길을 통해 교역을 자유롭게 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12세기 이후 중국에 원(元)나라가 들어서며 이슬람교를 회회교(回回敎)로 개칭한 후 회회(回回)는 아라비아인을 지칭하는 용어가 되었습니다. 당시 이슬람인들이 사용한 회회력은 매우 정교하고 수준 높은것이었으나 조선에는 바로 적용할수 없었기에 김담선생은 조선의 지정학적위치를 고려하여 조선에 맞는 천문산법을 개발해 내신 것입니다. 현재 칠정산 내·외편은 규장각과 세종대왕 기념사업회에서 소장하고 있으며 전시본은 선성김씨 문중에서 전시를 위해 공개해 주신 필사본입니다.

다음은 김담선생의 전시되는 교지(敎旨)는 2점이 있는데 그중 하나인 <봉훈랑위이조정랑 교지(奉訓郞爲吏曹正郞 敎旨)>를 소개해드리겠습니다. 교지의 내용은 세종 28년 8월 18일에 봉훈랑 이조정랑 김담이 친시에서 을과 1등 제2인으로 급제했다는 교지입니다. 봉훈랑과 이조정랑은 품계를 말하는 것이고 친시(親試)라는 것은 과거시험 때 임금이 몸소 성적(成績)을 살펴 평가(評價)한 시험을 말합니다. 합격자 발표는 1447년 8월 27일 이었습니다. 이때 김담은 을과(乙科) 1등 3인중 성삼문(成三問) 아래였습니다.

당시 을과 2등에는 신숙주(申叔舟), 최항(崔恒), 박팽년(朴彭年)등 7인이고 3등에는 정창손(鄭昌孫)등 9인이 있었습니다. 사육신으로 유명한 성삼문과 생육신으로 잘알려진 신숙주등이 김담선생과 함께 과거시험을 쳤다고 생각하니 김담선생의 특출함이 대단하였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외에도 문중에 전해내려오는 <천문도(天文圖)>와 단계서원 관련자료등 김담선생과 관련한 귀중한 자료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해외천문학관련 기구들은 우리나라 최고의 천문학자이신 나일성 박사님의 소장자료를 나일성천문관에서 대여해 전시 중에 있습니다.

그중 <토르케톰Torquetum>은 폴란드 야겔로니야대학 박물관의 소장품과 같은 것으로 우리에게 지동설(地動說)을 주장한 것으로 유명한 코페르니쿠스가 이 대학교 교수로 있을 때부터 사용된 것으로 잘 알려진 천문관측 기구이며, 2015년에 국립중앙박물관 <폴란드 천년의 예술>(2015.6.5~8.30)특별기획전에 전시된 바 있는 매우 귀중한 전시품입니다.

이 밖에도 중국과 일본, 미국, 인도의 천문관측기구를 전시하여 동·서양의 천문학을 한번에 관람하실 수 있도록 준비해 놓았으니 선비문화축제도 즐기시고 세종대왕시기에 장영실외에도 우리지역의 김담선생이라는 최고의 천문학자가 있었다는 자부심도 느낄 수 있는 유익한 시간되시길 바랍니다.

글. 박수동(소수박물관 학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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