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봉사의 여왕’ 순흥면 덕현리 박숙희 씨

전국 여성봉사 대상 · 영주시민 대상 수상
“봉사란 남을 위한 것이지만 내가 더 행복”

지난해 12월 28일 영주로타리클럽 회원들이 순흥면 덕현리에서 집수리 봉사활동을 하고 있을 때 오뎅국을 끊이고 사과와 쥬스를 가지고 와서 봉사단을 돕는 이웃집 아주머니가 있었다.

알고 보니 연탄봉사, 장애인봉사, 김치봉사 등 봉사활동 현장에서 번번이 만났던 장애인진흥회 박숙희(59) 여성회장이었다.

사람들은 그를 보고 ‘봉사의 마당발’이라고도 하고 ‘봉사의 여왕’이라고도 부른다. 지난달 28일 덕현리 자택에서 박 회장을 만나 봉사활동 30년 긴 이야기를 들었다.

▲어릴 적 몸에 밴 나눔 정신
‘어려운 이웃을 돕는 일은 언제부터 시작했느냐?’는 질문에 “어릴 적 부모님께서 밥을 남겨 두었다가 배고픈 사람들을 돌보는 것을 보고 자라면서 나눔과 봉사가 몸에 밴 것 같다”고 했다.

박숙희씨는 의성군 춘산면 옥정리에서 평범한 농가의 딸로 태어났다. 집안 살림이 넉넉지는 못했지만 부모님은 늘 밥을 조금 남겨 두었다가 장사꾼이나 배고픈 사람에게 밥을 챙겨 주었다고 한다. 그 중에는 걸인도 있었고 보따리장수도 있었다고 했다.

▲덕을 베푸는 덕현마을
박씨는 36년 전 23살 때 순흥면 덕현리 남평 문씨 가문의 문두임씨와 결혼하면서 덕현에서 삶이 시작됐다. 덕현(德峴)은 본래 덕이 많은 마을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마을 이름을 덕현이라 한 것은 덕을 베풀고 살라는 뜻”이라며 “덕은 외롭지 않다는 옛 말이 있듯이 덕 앞에 겸손해 지고, 덕을 나누면 늘 함께 하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박씨는 “새댁시절 시부모님이 덕을 베푸는 모습 자주 봤다”며 “냄새나는 새우젓 장사도 집에 재우고 독 장사는 며칠 묵어가기도 했다”고 했다.

▲ 1일 찻집 봉사(맨 앞줄 왼쪽 첫번째)
▲억대 농사꾼 박숙희씨
덕현은 국망봉 아래 해발 400m 고지대 마을이다. 남편과 1만 2천여 평의 사과농사를 짓고 있는 박씨는 연구하는 농사꾼으로 고품질 친환경 농산물을 생산하여 부농의 꿈을 일구어 냈다.

박씨는 1990년 형제영농조합법인을 설립하고 안전한 먹거리를 생산하여 대만 등지에 30년째 사과를 수출하는 농가로 농촌소득증대와 부자농촌을 이끌어 가고 있다.

그는 한국농수산대학(과수과) 현장교수로 10여 년 째 활동하고 있으며, 박씨의 두 아들 문희원(35)씨와 문희진(33)씨 또한 한국농업대학 과수과를 졸업하고 과수전문가의 길을 가고 있다.

박씨 가족은 현재 3대가 한집에서 대가족으로 살면서 인의예지(仁義禮智)의 선비정신을 실천하는 가정으로 주변의 칭송이 자자하다.

홍석문 덕현리 이장은 “우리마을 박숙희 회장은 마을에 크고 작은 행사나 어려운 이웃을 돕는 (반찬봉사, 문안인사)일에 솔선수범하고 있으며, 면단위 시단위 행사에서 많은 활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국 여성 봉사 대상(大賞) 수상
박씨는 지난 1987년 생활개선회 회원으로 봉사활동을 시작하여 면회장, 시회장을 역임하면서 농촌생활개선을 위한 활발한 활동을 전개했다.

이후 새마을부녀회, 농가주부모임, 한국자유총연맹, 대한적십자사봉사회, 농업경영인연합회, 한국여성농업인회, 전의경어머니회 등 다양한 봉사단체 활동과 지역사회와 이웃사랑을 실천하여 2011년 농촌여성 봉사 대상을 수상했다.

수상 경력도 다양하다. 2002년 경북향토봉사상 수상, 2004년 봉사활동분야 영주시민대상 수상, 2006년 적십자 봉사상 등을 수상하였고, 2007년 KBS ‘6시 내고향’, 2013년 SBS ‘너와나의 고향’ 등에 봉사활동 모습이 방송되기도 했다.

2011년 당시 박씨의 공적서를 작성한 영주시 담당자는 ‘8개 봉사단체 활동, 자원봉사 1,000시간 봉사, 13개 위원회 활동, 표창 및 공로패 47회’등을 기록했다.

▲ 연탄봉사(오른쪽부터 3번째)
▲각종 봉사단체장 두루 역임
27일 경산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6 장애인 트로트콘서트’에 다녀왔다는 박씨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트로트콘서트에 버스 6대로 240여명이 함께 갔다 왔다”고 하면서 “장애인들은 늘 정을 그리워하기 때문에 함께 있어주고 함께 다니는 것을 좋아 한다”고 말했다.

박씨는 현재 한국농어촌장애인진흥회 영주지회 여성회장을 맡고 있다. 지난 연말에는 읍면동 장애인 가정에 연탄 200장씩 배달하는 행사를 주선했고, 가을에는 장애인돕기 1일 찻집을 열기도 했다.

박씨는 영주시 여성농업경영인 초대회장 역임을 비롯하여 영주경찰서 전의경어머니회 초대회장, 생활개선회 면회장 시회장, 시새마을부녀회 총무 등 봉사활동이 이루어지는 곳은 어디라도 달라갔다. 그래서 ‘봉사의 여왕’이란 명성을 얻게 됐다.

80여분 동안 긴 이야기를 마치면서 박 회장은 “결국 봉사란 남을 위해 하는 것이지만 내가 더 행복하다”며 환하게 웃었다.
 

저작권자 © 영주시민신문(www.yjinews.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