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체탐방[154]전국에서 으뜸가는 대장간 ‘영주대장간’

▲ 영주대장간에서 만들어진 제품은 중국산과 달리 오래 사용해도 칼날이 무뎌지지 않고 망가지지 않아 전국 각지에서 많은 손님들이 찾는다. 특히 호미, 낫, 쇠스랑 같은 농기구 등이 인기가 높다.
49년 한길 걸어온 대장장이
전국 방방곡곡 명성 떨쳐

휴천3동 기관차승무사무소 뒤편에 위치한 우리고장 마지막 남은 ‘영주대장간(대표 석노기)’. 대장간이란 이름에 걸맞게 입구부터 발 디딜 틈 없이 각종 농기구와 연장들이 즐비해 금세 이곳의 오랜 역사를 알 수 있다.

작업장 한쪽에 놓인 화덕에선 시뻘건 불길을 내뿜고 있고 이 가운데 ‘영주대장간’을 운영하는 석노기(63)대표는 쇠붙이를 망치로 두들겨 모양새를 잡는 담금질이 한창이다.

▲ 14살 배운 대장간일 평생의 업이 되다
지난 22일 영주대장간을 방문하자 화덕에서는 쇠가 시뻘겋게 달아오르고 몇몇의 대장장이들이 분주히 작업을 하고 있다. 작업장을 울리는 망치소리 속에서 석 대표는 아랑곳없이 작업에 몰두하며 우리고장 뿐만 아니라 부산에서 강원도 산골마을까지 전국 방방곡곡에 판매될 제품들을 만들고 있다.

우리고장에서 유일하게 명맥을 잇고 있는 영주대장간은 지금 위치에서 40년을 지키며 잊혀 가는 역사를 지키고 있다. 또 석 대표는 십대시절부터 대장간 일을 배우기 시작해 지금까지 50여년 경력으로 전국에서도 으뜸가는 대장장이란 사실을 금세 알 수 있다.

14살 어린 나이에 대장간과 인연을 맺기 시작했다는 석 대표는 “초등학교 졸업 후 매형 밑에서 배운 대장간일이 평생의 업이 됐다”며 “그 세월이 어느새 49년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여름철 불앞에서 작업을 하다보면 힘이 드는 것은 이루 말할 수 없다”며 “여름뿐만 아니라 사시사철 대장간을 일은 여간 힘든게 아니다. 과거 대장간일이 너무 힘들어 그만두려고 마음을 먹기도 했지만 사명감과 천직이란 생각에 지금까지 대장장이의 삶을 살고 있다”고 밝혔다.

▲ 전국 각지 손님들에게 인정받아
쇠를 불구덩이 속에서 끄집어 내 망치로 두드리며 모양을 잡아내는 석 대표는 모습은 예사롭지가 않다. 낫, 괭이, 칼, 호미에서부터 무당들이 쓰는 작두까지 석 대표의 손안에서 각종 철제품들이 만들어진다.

쇠가 식는 시간이 있기 때문에 빠른 시간안에 모양을 잡아야 한다는 그는 달구어진 쇠붙이를 순식간에 능수능란하게 두드리고 담금질을 반복한다. 이곳에서 만들어진 제품은 대량으로 생산되는 중국산과 달리 오래 사용해도 칼날이 무뎌지지 않고 망가지지 않아 전국 각지에서 많은 손님들이 찾는다.

특히 망치와 도끼를 비롯 호미, 낫, 쇠스랑 같은 농기구 등이 인기가 높다. 손으로 만들어야 사람 손에 꼭 맞는 연장을 만들 수 있다는 석 대표의 신념아래 만들어낸 제품들은 기계로 찍어낸 공구보다 수명도 훨씬 길고 튼튼하다.

한편 석 대표는 “더 이상 대장간 일을 배우려는 사람이 없다. 힘들고 돈이 안 되는 일을 하려는 젊은이들이 없기 때문이다”며 “아직은 건강이 허락할 때 까지 대장간 일을 할 예정이지만 시간이 흘러 명맥이 끊기면 영주대장간은 기억 속으로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염려했다.

영주대장간
농기구·종교행사 제작, 각종 철 제품 제작
구성로 199
054) 632-5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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