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영주시농업기술센터 정원순 유통지원과장

30년 민간유통전문가의 안목으로
영주농촌 부자농촌으로 만들터

“잘 만들어진 제품은 어떤 옷을 입고 어떤 경로를 거치느냐에 따라 그 가치는 달라집니다. 영주의 우수한 농특산물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져 지금보다 더 많이 판매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는 영주시농업기술센터 유통지원과 정원순 과장(59)의 말이다. 정 과장은 농협대를 졸업한 뒤 농협중앙회 유통 관련 분야에서 30년을 근무한 유통전문가로 지난해 3월 개방형 직위인 유통지원과장(5급)에 임용돼 지금까지 근무해 오고 있다.

시는 공무원 조직 내부가 아닌 외부(민간)에서 능력있는 유통전문가를 영입함으로써 FTA 체결 등에 따른 농산물 수입 개방 등 농업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농특산물 유통발전을 통해 농가 소득을 증대하기 위해 유통지원과장을 개방형 직위로 공모했다.

정 과장은 임용 이후 지난 10개월 동안 영주 브랜드를 알리기 위해 노력해 왔다. 그는 “상자를 열어 보지도 않고 타 지역보다 1만원 가량을 더 받는 청송사과가 전국적으로 유명한 것은 그 지역에서 생산된 사과가 ‘청송’이라는 인지도 높은 공동 브랜드로 출하되기 때문”이라며 “브랜드를 통일해 시장에서 노출 빈도를 높여준다면 우리지역 농특산물의 위상과 입지도 더욱 굳건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정 과장은 “올해부터 우리지역에서 생산되는 사과는 ‘영주사과’라는 옷을 입고 출하될 예정”이라며 “영주사과의 명성이 높아지면 다른 농특산물들도 ‘영주’라는 이름으로 내 놓았을 때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동반 상승하게 될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정 과장은 농산물 유통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생산자와 소비자간 직거래 사업을 통해 실질적인 농가소득증대에도 나서고 있다. 농가 소득을 높이기 위해서는 중간단계를 줄여야 하고 소비지유통센터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 그의 유통전략이다. 구매 할 사람이 있는 곳에, 선호도가 높은 농산물을 내 놓아야 거래가 이루어진다는 원리다. 이 때문에 그는 지난해 서울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타 지역에서 ‘찾아가는’ 직거래 장터 영주장날, 대도시 판촉홍보활동도 꾸준히 진행해 왔다.

지난해 10월 부석면 부석사 주차장에서 9일 동안 열린 ‘2015 영주사과축제’도 ‘찾아가는’ 직거래 장터의 일환이다. 그는 사과축제에 대해 “단풍철을 맞아 부석사를 찾는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제철을 맞아 출하되고 있는 영주사과를 판매해 농가소득은 물론 홍보도 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노린 행사였다”며 “지난해 미비했던 점을 보완해 올해도 부석사 인근에서 사과축제를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6월 우리고장 영주는 갑자기 내린 우박으로 인해 모두 776농가에서 농작물 648ha가 피해를 입었다. 피해작물별로는 사과가 424ha로 가장 많았고, 복숭아, 자두 등이 175ha였다.

이 때문에 정 과장은 임용 이후 3개월 만에 우박피해 농산물의 판로에 골몰했다고 한다. 그가 내놓은 대책은 대도시를 직접 찾아 다니며 특판행사를 여는 것. 농협 근무시절 인맥도 크게 작용했다. 지난 8월부터 9월 초까지 한 달여간 수도권에 위치한 7곳의 농협유통센터에서 ‘우박피해 사과 복숭아 대도시 특판 행사’를 가진 것이다.

정 과장은 “행사 기간 정상품 대비 최대 50% 할인 된 가격으로 판매됨으로써 붙티나게 팔려 나갔고 작물 피해와 농산물 소비부진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는 지역 농가에는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새벽에 농산물 유통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직원들과 서울로 출장을 떠난다는 정 과장은 “‘영주’라는 이름이 시장에서 더 많이 알려져야 한다. 나는 그것을 위해 이 자리에 온 것”이라며 “우리 고장에서 생산한 농특산물이 제 값을 받고 판매되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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