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체탐방[143]고향의 맛 그대로 ‘서문가든’

▲ 풍기에서도 손꼽히는 맛집인 이곳은 여름철에는 평양식 냉면을 먹기 위해, 겨울철에는 이북식 콩비지를 먹기 위해 식사시간이면 손님들로 북적인다.
20년 동안 한결같은 ‘고향의 맛’
정갈하고 담백한 일품요리

▲ 박순희 대표
풍기 지역은 청정 자연과 인삼으로 유명한 곳이지만 한편으로는 슬픈역사가 깃든 곳이기도 하다. 이 지역은 경북에서도 실향민이 가장 많이 정착한 곳으로 현재도 다수의 실향민들이 터를 잡고 살고 있다.

휴전이후 실향민들이 풍기에 모여들었고 견직물 등의 사업을 하며 새로운 삶을 일궜다. 덩달아 이북지역 음식이 그리운 이들은 하나 둘씩 북한음식을 파는 식당을 열고 고향의 애환을 달랬다.

이같은 역사속에서 20여년 동안 고향음식을 통해 정과 마음을 나누는 곳이 있다. 풍기천주교회 앞에 위치한 ‘서문가든(대표 허정, 박순희)’이 바로 그곳이다.

▲ 1995년 문을 연 평양식 메밀냉면 전문점
서문식당은 지역에서 맛보기 어려운 제대로 된 평양식 메밀냉면 맛집으로 유명하다. 1995년 처음 문을 열고 평양식 메밀냉면을 비롯해 이북식 콩비지, 한우구이 등을 손님에게 선보이고 있다.

풍기에서도 손꼽히는 맛집인 이곳은 여름철에는 평양식 냉면을 먹기 위해, 겨울철에는 이북식 콩비지를 먹기 위해 식사시간이면 손님들로 북적인다.

이곳의 대표메뉴인 평양식 메밀냉면과 함께 고소하게 구워낸 한우를 함께 싸먹으면 그 어떤 천하진미와 비교할 수 없는 맛을 느낄 수 있다. 또 돼지등뼈 육수와 무청 위에 생콩을 갈아 올린 이북식 콩비지는 양념장과 함께 비벼먹으면 그 깊은 맛은 어느 콩비지와도 비교 되지 않는다.

서문식당을 운영하는 실향민 2세대인 박 대표는 “처음 식당일을 시작할 때 쉽사리 먹을 수 없는 고향맛을 실향민들에게 대접하고 싶어 문을 열게 됐다. 주위 실향민들의 조언을 들으며 최대한 이북 음식을 가깝게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며 “음식에 불과 하지만 그리움과 정을 나누는 특별함에 있다”라고 설명했다.

▲ 주문과 동시에 직접 만드는 ‘메밀반죽’
이곳 메밀냉면의 경우 육수는 소고기, 소뼈 등을 다린 후 각종 한약재를 넣어 다시 끓여 육수를 만든다. 이 때문에 자극적이지 않고 맛이 담백하다. 면은 주문과 동시에 직접 손으로 반죽해 뽑는다.

특히 메밀 함량이 높아 면에서 메밀 특유의 구수한 맛과 향이 강하다. 서늘한 성질을 가진 찬 음식에 속하는 메밀은 동의보감에서 비위장의 습기와 열기를 없애주며 소화가 잘되게 해 1년 동안 쌓인 체기가 있어도 메밀을 먹으면 내려간다고 기록하고 있다. 그래서 메밀을 먹으면 몸이 가벼워지고 기운을 낼 수 있어 예로부터 조상들은 여름철에 메밀을 즐겨 먹었다.

평양식 메밀냉면 외에도 이곳에는 강된장, 인삼불고기, 한우 갈비살, 토시살(특수부위), 돼지수육 등도 저렴한 가격에 맛볼 수 있다. 대부분 메뉴들은 수준급 맛으로 지역민부터 전국의 미식가들로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박 대표는 “10년 동안 우리가게를 찾아오신 실향민 어르신들이 있었다. 이북음식을 먹기 위해 단체로 방문해 단골이 됐다. 시간이 지나 처음에는 손수 운전을 하고 오시던 분들이 몸이 점점 허약해져 기차를 타고 방문하시다가 그 또한 힘들어져 5년쯤에는 더 이상 오기 힘들 것 같다는 말과 함께 얼굴을 볼 수 없었다”며 “그런 분들을 생각하면 고향의 맛을 전한다는 신념으로 변함없는 맛과 마음으로 이곳을 운영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서문가든
평양식 메일냉면 전문점
풍기읍 인삼로 16번길 43
054) 635-2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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