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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이해관계에 영주자존심 짓밟혔다이한성 의원, 문경예천과 통합 발언 ‘명백한 월권’
  • 오공환 기자
  • 승인 2015.09.24 13:37
  • 호수 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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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이해관계 선거구 획정은 “곤란”
지역 대결 할 경우 자칫 국회의원 없는 영주 될수도

지난 주말 지역 언론을 통해 알려진 이한성 의원의 ‘영주와 문경·예천 선거구 통합 추진’발언의 후폭풍이 거세다.

새누리당 경북도당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 의원의 발언 3일 뒤인 21일 오전, 새누리당 영주시당원협의회와 시민 대표단 50여 명이 대구의 새누리당 경북도당으로 찾아가 이한성 의원을 격하게 비난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이 의원의 발언은 명백한 월권이자 영주 시민의 의사를 무참히 짓밟는 처사”라며 이 의원의 사과와 도당위원장 사퇴를 요구했다. 22일 오후에는 영주역 광장에서 영주사랑회(회장 조동옥)의 주관으로 ‘범시민 궐기대회가 열리기도 했다.

▲‘영주·문경·예천 선거구 통합설’의 파장
이한성 의원의 발언이 파장을 부른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먼저, 선거구 통합 대상이 대다수 시민들이 생각해오던 봉화가 아닌 문경·예천이라는 점이다. 영주와 지역정서나 생활권이 확연히 다르다고 느끼는 문경·예천과의 통합 얘기 자체가 느닷없다는 반응이 실제로 많았다.

이한성 의원이 “선거구 통합을 경북도당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으며 다수 의원들이 공감하고 있다”고 주장한 것도 파문을 부채질했다. 지역 국회의원들의 합의 아래 선거구 통합이 추진되는 것처럼 여론이 형성될 기미를 보이자, 장윤석 의원을 중심으로 한 영주시 새누리당 관계자들의 대응도 기민해졌다.

도당 항의 방문과 영주역 궐기대회는 문경·예천과의 선거구 통합론에 대한 장 의원 측의 민감함을 그대로 보여준 것으로 풀이된다.

▲영주·봉화 선거구 통합이 쉽지 않은 이유
그렇다면 선거구 획정 논의 초반만 해도 당연한 것처럼 여겨지던 봉화군와 통합이 여의치 않은 무슨 사정이라도 있는 것일까. 이 의문을 캐고 들어가면, 총선을 앞두고 선거구가 새로 짜여지는 것을 꺼리는 국회의원들 간의 정치적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음을 금방 알 수 있다.

봉화군은 울진·영양·영덕군 등과 한 선거구로 돼 있다. 올 8월 말 현재 이 선거구의 인구 총수 14만3천83명으로, 인구편차를 2대1로 조정할 때의 인구 하한인 13만9천473명을 간신히 넘는다. 따라서 인구 3만3천825명인 봉화를 영주에 붙여버리면, 강석호 의원의 지역구는 하한 미달이 돼 버린다. 봉화를 떼내는 대신 인구 2만6천355명인 청송을 새로 붙여도 하한선을 넘지 못하기는 마찬가지다.

봉화지역의 정가 인사들이 “선거구 조정 대상도 아니고, 인구 하한선을 채울 방안도 없는데 왜 봉화를 영주로 통합하려 하느냐”며 반발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봉화는 절대로 못 내준다”는 강석호 의원의 정치적 의지도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봉화 대신 ‘문경·예천’이 돌출한 이유
영주 입장에서 봉화를 가져오는 게 여의치 않다면, 가장 현실적 대안은 예천군이다. 하지만 이 대목에서는 복합 선거구의 국회의원이 지역구가 쪼개지는 것을 반대하는 게 걸림돌이 되고 있다.

실제로 이한성 의원은 헌법재판소의 결정 직후부터 문경·예천이 분리되지 않은 채로 이웃 선거구와 합쳐지는 ‘1대1 통합’ 가능성을 거론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구 합계 10만5천90명인 군위·의성·청송의 김재원 의원도 비슷한 입장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두 의원이 ‘내 지역구를 쪼개지는 말아달라’는 전략으로 나오면서 봉화를 영주로 붙이는 등의 ‘폭넓은 선거구 조정’은 논의 단계에서부터 제동이 걸리는 분위기다. 그리고 그 연장선상에서 나온 게 바로 앞서 얘기한 1대1 통합인 셈이다. 김재원 의원도 자신의 선거구와 상주 간의 통합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적극 개진중인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선거구 간 1대1 통합’에 숨어 있는 함정
8월 말 현재 영주시의 인구는 11만96명이다. 문제는 문경(7만5천432명)과 예천(4만4천832명)을 합치면 영주보다 인구가 1만 여명이 더 많다는 점이다.

영주와 문경, 예천이 한 선거구가 되고, 유권자들은 출신 지역 후보에게 몰표에 가까운 지지를 보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전제하면 얼마든지 묘한(?) 선거 결과가 얼마든지 나올 수 있다. 바로 문경이나 예천보다 인구가 많은 영주가 지역 출신 국회의원을 배출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질수 있다는 얘기다.

이한성 의원의 ‘영주와 문경·예천 선거구 통합’ 발언에 대해 새누리당 영주시 당원협의회가 ‘자신의 정치생명 연장을 위한 망언’ ‘문경과 예천이 나눠지는 것에 대한 불안감에서 나온 망상’ 등의 거친 표현을 동원해가며 격하게 반발하고 나선 것도 이러한 정치적 이해 관계 때문으로 풀이된다.

▲영주의 선택은 무엇인가?
지역 출신 장윤석 의원은 작년 헌법재판소의 결정 직후부터 선거구 획정시 영주의 이익이 반영되도록 하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 왔다.

여야 20여명의 의원들이 참여한 ‘농어촌지방 주권지키기 의원모임’을 결성해 활동하면서 방송 출연 등 언론과의 활발한 접촉을 통해 “선거구 획정시 농촌의 지역 대표성과 지역 주민의 생활권, 주민 정서가 유지될 수 있는 선거구 조정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는 뜻을 밝혀왔다.

금년 1월에는 인구와 관계없이 3개 행정구역에서 최소 1인의 국회의원을 선출하도록 함으로써 농촌의 지역대표성을 지켜내자는 취지의 법안도 제출했다.

장 의원은 영주시가 봉화군과 한 선거구가 되는 게 맞다는 상세한 설명자료를 만들어 지금까지 총 10회에 걸쳐 선거구 획정위윈회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농어촌지방 주권지키기 의원모임’ 소속 의원들 중 선거구획정위원회를 가장 적극적으로 설득한 경우로 통한다.

▲장윤석 의원 “시민의 뜻 반영된 선거구 획정 위해 노력할 터”
장윤석 의원은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상황이 녹록하지는 않지만 12만 시민의 의견이 반영된 합리적 조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장 의원은 영주와 봉화 간의 통합이 여전히 유효한 방안의 하나라고 믿고 있다. 봉화를 영주로 통합하는 대신, 현재의 강석호 의원 선거구에는 청송을 새로 붙이는 방안이 있다. 문제는 이렇게 해도 이 선거구의 인구가 하한을 밑돈다는 점이다.

이 부분은 4개 자치구·시·군의 지역구 국회의원 정수는 최소 1인으로 하도록 선거법을 개정하면 된다는 게 장 의원의 논리다. 4개 군을 한 데 묶을 경우 인구가 하한을 밑돌더라도 한 개의 선거구로 인정해주도록 하자는 것이다.

장 의원이 경북지역 선거구 획정과 관련해 개진하고 있는 또 다른 방안은 안동과 예천을 한 선거구로 통합하는 것이다. 이 논리는 경북의 새로운 도청 소재지가 안동과 예천 두 개의 행정구역과 선거구에 걸쳐 조성되는 것은 문제라는 인식에서 출발한다.

아직 행정구역 통합은 성사되지 않았지만, 선거구가 새로 획정되는 이번 기회에 두 지역을 한 선거구로 만드는 게 타당하다는 것이다.
이 주장에는 안동 시민 다수와 예천군민은 두 지역 간 선거구 통합을 희망하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곁들여지고 있다.

새누리당 영주시당의 한 관계자는 “선거구 획정은 영주의 장래와 12만 시민의 자존심과 직결된 문제”라며 “지금이야말로 시민 모두의 뜻을 한 데 모아 ‘영주의 힘’을 보여줘야 할 때”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오공환 기자  okh7303@yj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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