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2집 앨범 오일장으로 다시 선 가수 권용 씨

십여년전 영주에 정착...2집 통해 활발한 활동
맏아들 결혼식에서 축가 ‘천생연분’ 부르기도

“닷새마다 열리는 전통시장 오일장날, 윗마을 아지매도 재너머 아저씨도 여기저기 다모였네, 없는 것 없는 장터 오일장에 시끌벅적 웃음꽃 피고”

우리고장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가수 권용씨의 2집 앨범에 수록된 오일장의 노래가사 중 일부다.

“어릴 때부터 노래가 참 좋았어요. 박 바가지 양쪽에 구멍 뚫고 고무줄 끼워 악기로 만들기도 했어요. 결국 가수를 모집한다는 벽보를 보고 고향 안동을 떠나 무작정 상경했어요”

고향을 떠나 찾아간 곳이 구리시 천마산아래 묵현리였다고 한다.

20명 정도의 단원들이 연습실에서 공연 연습을 하면서 극장 쇼무대, 군 위문공연도 수없이 다녔다고 한다.

권 씨는 화장품 살 돈이 없어서 여자 가수들에게 얻어 쓰기도 하고, 옻이 올라 온 몸이 부어 죽을 고비를 넘기기도 했다. 하지만 그 생활도 극단이 파산되면서 2년 만에 끝을 맺었다.

그 마지막 날을 잊을 수가 없다는 권 씨는 “기타를 연주하던 복남진이라는 가수와 함께 40~50리를 차비가 없어서 걸어 나왔다”며 “참 추운 겨울이었는데 일문이라는 제 친구 집으로 가면 밥도 얻어먹고 잠도 좀 잘 수 있겠다 생각했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하지만 친구는 없고 재워달라는 말도 못하고 결국 둘은 쪽마루에 올라가 가마니 속에 들어가서 잤다고 한다.

“새벽에 눈을 떠보니 머리에 눈이 뽀얗게 내려앉았고 다리는 굳어서 움직일 수가 없었어요. 혹 못 걸을까 걱정이 돼 30분간을 억지로 뛰고 나니 겨우 걷게 됐어요”

그 후 먹고 살기위해 노래를 접고 사업도 하고 결혼도 했고 십여년전에 영주로 내려와 정착했다. 하지만 노래를 못하는 건 견딜 수가 없었다고 한다. 그는 “죽을 것 같았다”고 표현했다. 그래서 2006년 극단 시절 알고 있던 가수 이혜리씨를 통해 작곡가 김정만씨를 만나고 1년 만에 ‘사랑화’, ‘사랑아 내 사랑아’가 수록된 1집 앨범을 냈다. 그리고 3~4년 구상 끝에 지난해 두 번째 앨범이 완성됐다.

이고지고 10리길 걸어 오일장에 다니던 그 느낌을 실었다는 권씨는 자신도 어린시절 어머니의 손을 잡고 일직장(안동시 일직면)을 다녔다고 한다. 오일장의 따뜻함과 정을 담아 직접 작사,작곡을 했다. “우리 지역의 원당로 오일장이 더 많이 활성화됐으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권 씨는 “노래를 할 수 있다는 게 정말 행복하다”며 “노래교실을 하면서 좋은 생각을 하게 되고 결국 인생이 행복해졌다”고 했다.

권씨는 맏아들 결혼식장에서 축가를 부른 신세대 아버지이기도 하다. 둘째 아들은 주변에 연예계에 있는 친구가 많아 밀려났다며 웃었다.

영주뿐 아니라 인근지역에서도 인기인 권씨는 12일에는 안동 능곡 고택음악회 무대에 설 예정이다. 평생학습센터에서 월요일 2시에 노래교실을 진행하고 동창회, 면민축제 등 지역 내외 수없이 많은 크고 작은 무대에 서서 노래도 하고 MC도 맡는다. 청하요양병원에 봉사도 나간다. 어르신들은 “내가 누구죠”하면 “용이~”라고 대답해준다고 했다.

“나는 소원을 이뤘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노래를 부를 것이고 제 목소리를 원하는 사람들을 찾아 뵐 겁니다”
 

저작권자 © 영주시민신문(www.yjinews.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