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 농촌을 살리는 천군만마 귀농인을 만나다[9]봉현면 소백산 햇살오미자농원 박대열 씨

귀농 바람이 불고 있다. 작물을 경작하기 좋은 환경을 가진 영주는 귀농인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하지만 준비 없는 성공은 없다. 이에 본지는 귀농인들이 성공적으로 영주에 정착 할 수 있게 된 배경을 알아보고 이를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정보를 주고자 한다. 더불어 귀농인들이 영주발전에 미치는 영향과 마을 사람들과의 화합으로 함께 발전해 나갈 방법도 제시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 박대열 대표
내가 있고 싶은 곳에서 빨간 오미자 키워
체험농장과 학습장으로 이루고 싶어

▲농사를 모르는 사람의 대단한 배짱
대구시 달성군 현풍에서 태어나 울산시 울주군 언양에서 자랐고 경기도 안산에서 15년간 요식업을 했던 햇살오미자농원 박대열 대표(60). 처가가 있는 봉화를 가끔 내려오면서 풍기가 좋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영주로 귀농하려고 마음먹고 이곳저곳을 가 봤는데 봉현 두산리가 정말 좋았습니다”

땅도 좋고 네모진 과수원이 마음에 들어 땅을 사고 2013년 10월 24일에 내려왔다고 한다. 부인 김종림씨는 “고추 한포기 심어 본 적이 없고 호미자루를 만져본 적도 없는데 갑자기 시골로 가자고 하는 바람에 반대를 좀 했다”며 귀농 시작 당시를 얘기했다. 결국 몸이 불편한 노모와 부인을 위해 허름한 집을 헐고 새 집을 지어 이사를 했다고 한다.

▲ 오미자 터널
▲초보 농사꾼 사과꽃이 많이 피면 좋은 줄 알아
처음 박 씨가 구입한 것은 과수원이었다. 이듬해 봄 집 주변 약 1ha(3천평) 과수원에 핀 사과꽃은 말로 표현 할 수 없을 정도로 예뻤다고 했다.

“사과꽃이 많이 피는 걸 보고 수확이 많이 되는 줄 알고 좋아했습니다. 그런데 하나만 두고 다 따라고 하더라구요. 간격도 맞춰서 따야 된다고 알려줘서 일이 정말 많았습니다”

영주시농업기술센터에서 실시하는 사과대학을 다니면서 많은 공부를 하게 됐다고 한다. 적기에 필요한 기술을 가르쳐주니 처음 농업에 뛰어든 박 씨에게 큰 스승 같았다고 했다.

과수원을 사고 보니 16가지 품종의 나무가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박 씨는 나무마다 이름표를 달았다. 나무 종류에 따라 관리가 다른데 종류가 많다보니 초보 농군은 힘들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결국 2천 평은 사과나무를 베어 내고 오미자를 심었다. 남은 사과도 신품종으로 교체했고 구지뽕도 심었다. 유난히 굵고 좋은 사과를 바라보는 그의 얼굴에 웃음이 가득했다.

▲ 수확한 오미자
▲오미자 농사를 시작하다
부인 김종림씨는 “지금 다시 하자고 하면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부부는 사과나무를 베어낸 곳에 1천300개의 아치형(하우스형) 파이프를 설치하고 부직포를 깔았다. 2년 만에 수확을 하는 작목이어서 지난해 오미자를 처음으로 수확했다고 한다. 첫 해 수확은 5천kg이었다.

수매가 없기 때문에 자체적으로 판로를 개척해야 했다. 농사를 짓느라 마케팅을 하느라 귀농 초보자에겐 또 다른 큰 숙제였다고 한다. 그의 휴대폰에 저장된 1천명 가까운 고객들이 있어서 빨갛게 익어가는 오미자들이 제 갈곳을 찾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 발효중인 오미자
▲오미자발전연구회 만들어져
영주시에는 102농가가 크고 작게 오미자 농사를 짓고 있다. 5개 작목반이 활동하고 있다. 박씨도 오미자발전연구회를 만들어 현재 부회장을 맡고 있다.

“뭉친다는 건 힘이 되고 지자체에 요구 할 수 있는 근거가 됩니다. 우수농산물로 등록하는데도 단체가 더 용이합니다”

박씨는 체계적으로 배워야 할 것 같아서 오미자 교육을 건의했다. 그래서 올해는 농업기술센터에서 오미자대학이 열렸고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오미자대학은 지난 8일 수료식을 가졌다.

▲배우면 길이 보인다
“모르면 공부를 해야 한다”는 박씨는 센터를 통해 강소농교육, 귀농귀촌교육, 컴퓨터교육, 소셜미디어 교육 등 농사로 바쁜 중에도 부지런히 배움의 길을 걷고 있다.

오미자 식초제조 자격증도 취득해 제조 허가를 내려고 준비 중에 있다. 그의 1층 사무실은 마치 연구소 같았다. 한쪽에는 책과 연구의 흔적, 생산제품, 다른 쪽에는 저장고, 건창고 등이 있다. 그는 “SNS활용 마케팅과 홍보전략을 세워 농업인들이 상생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 오미자 발효액
▲봉현 두산리에서 제 2의 인생 ‘초록불’
인근에 귀농인이 일곱 가정이 있다고 한다. 박씨는 “이곳 주민들이 정말 좋다”며 “텃새도 없고 서로 도와주고 있어 이곳에 정착을 정말 잘 한 것 같다”고 자랑했다.

그는 “귀농을 했다고 주변을 돌면 안 된다”며 “마을 행사에 참석하고 정착한 곳에서 주민들과 어울리도록 노력해야 같이 살아갈 수 있다. 사람은 혼자서는 살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부터 두산2리 이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한걸음씩 나가야 하지만 희망이 보인다는 그는 앞으로 오미자 체험 농장을 꿈꾸고 있다. 이미 지난해부터 농장을 찾아 수확체험을 하고 가는 소비자들이 있고 1박을 할 수 있는 시설도 준비돼 있다.

그는 “텐트를 칠 수 있는 장소를 만들어 소백산 공기 속에 맑은 하늘을 바라보며 하룻밤을 자면서 사람을 살리는 농사를 짓고 있는 오미자농원과 사과 농원을 직접 보고 체험하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외손주들과 어린이날에 심었다는 고구마와 고추가 농장 한 켠에서 자라고 있었다. 체험과 구매를 원하는 가정은 소백산햇살오미자농원 010-3897-7937로 문의하면 된다.

※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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