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 농촌을 살리는 천군만마 귀농인을 만나다[8]이산면 김상근 씨

 귀농 바람이 불고 있다. 작물을 경작하기 좋은 환경을 가진 영주는 귀농인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하지만 준비 없는 성공은 없다. 이에 본지는 귀농인들이 성공적으로 영주에 정착 할 수 있게 된 배경을 알아보고 이를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정보를 주고자 한다. 더불어 귀농인들이 영주발전에 미치는 영향과 마을 사람들과의 화합으로 함께 발전해 나갈 방법도 제시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 무성하게 자란 마 농장
블로그와 지인 인맥 통한 직거래로 판로 개척
건강도 챙기고 행복도 얻고...농업은 ‘열공 중’

40년 만에 돌아 온 고향

“사람은 큰 도시로 나가 공부를 해야한다”는 어머니의 교육 철학 덕분에 백룡초등학교와 영주중학교를 졸업한 김상근(영주농장, 58)씨는 고등학교 1학년때 서울로 상경했다. 아침에 신문을 돌리는 고학생 신분으로 오직 공부에 매진했다. 일찍 고향을 떠난 탓에 늘 고향이 그리웠다고 한다. 27살에 우경희(56)씨를 만나 결혼하고 평택대학교 행정부서에서 근무를 시작했다. 그 후 평택대학교에서 취업과장, 교학과장으로 31년을 재직했다.

“늘 ‘조기 퇴직하고 고향에 내려가겠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했다”고 부인 우경희씨가 말했다. 결국 퇴직하기 3년 전 부터는 방학때마다 고향에 내려와 시골공부를 했었다고 한다. 모종을 심어놓고 주말에 내려와 자란 것을 보는 걸 무척이나 좋아했다고 했다.

마침내 2013년 3월, 40년 만에 부모님이 살았던 고향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국내이민 힘든 정착과 기회
귀농은 김상근씨가 고향에서 귀농인으로 한걸음씩 내 딛는 사이 부인 우경희씨는 힘든 시간을 보냈다.
우씨는 “1년 적응기가 참 힘들었다. 귀농 전 3년 동안 간간히 고향을 내려와 봤지만 살아가는 건 달랐다”며 “문화의 격차와 생산 활동을 하지 못하게 됨으로서 얻게 되는 무력감에 우울증도 겪게 됐다”고 했다. 부인역시 평택에서 활발한 사회활동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교회와 합창단 활동, 악기배우기, 운동을 위해 시간을 투자하게 됐다고 한다.

김상근씨가 ‘마’를 경작하게 된 것은 우연히 걸려온 한통의 전화 때문이었다. 시골로 내려왔으니 좋은 ‘마’를 구할 수 없겠느냐는 부인 친구의 전화를 받고 알아보다가 인근 마 농장에 가서 마를 주문해 보냈다고 한다. 그런데 마를 받아본 친구가 물건이 좋다며 또 주문을 하게 되고 그 해 많은 양의 마를 유통하는 일을 하게 됐다고 한다.

새로운 도전
그 다음해 직접 마 경작에 뛰어들었다. 마 판매를 하면서 알게 된 농장주의 권유와 도움으로 처음 도전한 마 농사가 성공을 거뒀다. 특히 영주농장은 마 밭에 약을 치지 않는다. 풀이 자라면 예초기로 풀을 깎아주는 정도라고 했다. 대신 친환경 퇴비를 다른 곳보다 배로 사용한다고 했다.

자신의 영주 농장에서 생산 된 친환경 마를 지인들과 소비자들에게 자신 있게 내놓을 수 있어서 뿌듯하다고 한다.

김 씨는 “이웃들의 힘을 빌려 골을 만들어 비닐을 씌우고, 쪼갠 둥근 마를 4월 초부터 10일경에 심었다. 말뚝도 박고 그물도 쳐주고 덩굴유인도 해준다”며 이웃과 농업기술센터교육이 큰 힘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요즘 농업기술센터와 경북농업기술원 생물자원연구소에서 농업에 대한 지식을 얻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귀농귀촌 연합회 자문위원과 영주시치유농업발전연구회 원예분과 부분과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부인 유 씨는 여성 농기계 교육도 받았다.

현재 김 씨 농장에는 수지깨, 슈퍼여주, 사두오이, 얀빈, 오크라, 콩 등 27가지 품목이 실험 재배되고 있다.

김 씨는 “이런 작목들을 기르며 교육이 중요하다는 것을 한 번 더 느끼게 됐다. 도시생활을 하다보니 농업에 대해선 깜깜했다. 가르쳐줘서 고맙고 무엇보다 선도농장을 견학하면서 용기가 생겼다”며 “이 때문에 세금 내는 게 아깝지 않다”고 말했다.

▲ 아내 우경희 씨와 김상근 씨
고향에서 힐링센터 열고 싶어
봄부터 여름까지는 수확이 없지만 기다리며 가꾸면 땅은 결실을 낸다. 직접 농사를 지어보니 참 힘들더라고 말하는 김 씨는 “농민들을 존경한다”고 말했다.

마을 회관에서 어르신들을 대접하고 학교에서 인성교육 특강을 한다. 특히 지금까지 66쌍의 주례를 맡았는데 우연히 그들의 행복한 모습을 접하게 될 때 감동을 받는다고 했다.

“마을회관에서 농한기에는 프로그램이나 교육을 통한 농민들의 자기개발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한 김 씨는 “직장생활을 포함한 지금까지의 다양한 경험을 활용해 언젠가는 고향에 힐링센터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영주농장 이야기는 네이버 검색창에 ‘마아지매’를 검색하면 귀농과 농장이야기를 알 수 있다.

※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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