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태팅레이스 매력에 빠진 공예인 박은숙 씨

십자수로 시작해 태팅레이스까지
공예가로 남아 전시회도 열고 싶어

“저는 공예인입니다. 배우는 일이 재미있고 그 순간들이 행복해요. 하루가 36시간이 되거나 내 몸이 두개거나 팔이 4개였으면 좋겠어요”

태팅레이스(셔틀을 사용해 실을 맺으면서 뜨는 서양식 레이스 뜨기)의 매력에 푹 빠진 박은숙(너울십자수, 45)씨의 말이다.

기성품보다는 핸드메이드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직접 수공예에 도전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 중 태팅레이스는 섬세하고 아름다워 여성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공설시장 내에 위치한 박씨의 매장에는 십자수 제품이 한 벽면을 채우고 있고 맞은 편에는 태팅레이스 제품들이 예쁘게 자리를 잡고 있다.

“초등학교 친구들은 제가 수를 놓는다면 놀라요. 학교 다닐 때 정말 활발했기 때문에 가만히 앉아서 수를 놓는 저를 상상하지 못하겠다고 해요”

서부초등학교 5학년때 여자배구팀이 창단되면서 배구선수로 도민체전에서 3위를 차지하던 그 순간 그녀가 있었다. 운동을 무척이나 좋아하던 그녀였다.

그랬던 그녀가 15년 전 십자수 바늘을 들었다. 첫 작품이 곰돌이 푸와 달마시안 강아지를 수놓은 두 아들의 베개였다. 십자수로 인정을 받으며 전시회도 하고 잡지도 소개했다. 7년 전 경주에서 시작한 매장은 4년 전 고향으로 옮겨왔고 그녀는 지난해부터 태팅레이스에 푹 빠졌다.

태팅레이스는 셔틀과 코바늘, 실, 가위, 본드만 있으면 준비완료다. 셔틀에 감긴 실을 돌리고 당기며 모양을 만들어가는 모습이 어려운 것 같은데 규칙이 있어서 재밌다고 한다. 비즈가 들어가기도 하고 매듭이 쓰이기도 한다. 귀걸이, 헤어밴드, 팔찌, 목걸이, 드림캐쳐 등 실을 가지고 예쁘게 작품을 만들 수 있는지 믿기지 않을 정도다. 어떤 작품은 한꺼번에 8개 셔틀은 동시에 사용하기도 한다고 했다.

지난해는 석 달간 서울을 부지런히 다녀 중급과정을 배우고 올해는 상급과정(마스터 코스)도 마쳤다. 일요일이면 9시 기차를 타고 서울로 가서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수업을 들었다. 두 시간 동안 5개 정도의 기법을 배우는데 배운 것은 사진과 메모로 남긴다고 한다. 오후 6시15분 기차를 타고 내려오면서 잊지 않도록 한 번 더 연습을 했고 다음 수업까지는 과제물을 만들어야 했다.

더 놀라운 것은 그녀가 또 다른 직업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꽃동산 근처 ‘술독’이라는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 너울십자수 문을 닫고 6시에 술독으로 출근을 하면 새벽 2시에 퇴근을 한다.

그녀는 “2년 전 매장을 열었는데 그곳은 부업이다. 공예가 어느정도 안정적으로 될 때 까지는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강의도 하고 싶고 자신의 작품으로 전시회도 열고 싶다는 포부를 가진 그녀는 ‘공예가’로 남고 싶다고 말했다.

그녀는 “실을 만지고 있으면 마음이 정리되고 수행도 된다”며 “나쁜 마음을 가지고 실을 만지면 꼭 틀리게 된다”고 말했다. 6주간 초급 과정만 배워도 작은 장신구는 만들 수 있게 된다고 한다. 수강을 원하는 사람은 010-5458-2260으로 문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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