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 농촌을 살리는 천군만마 귀농인을 만나다[6]대목농장 김대식 대표

귀농 바람이 불고 있다. 작물을 경작하기 좋은 환경을 가진 영주는 귀농인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하지만 준비 없는 성공은 없다. 이에 본지는 귀농인들이 성공적으로 영주에 정착 할 수 있게 된 배경을 알아보고 이를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정보를 주고자 한다. 더불어 귀농인들이 영주발전에 미치는 영향과 마을 사람들과의 화합으로 함께 발전해 나갈 방법도 제시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 자연방사형 아라우카노종 농장
자연방사형 양계장 운영... 달걀 생산
렌탈사업과 컨설팅으로 미래형 양계 구축

안정초등학교 앞 용주로를 달리다 원미용실 표지판이 보이면 우회전한다. 마을 안쪽을 지나면 오른쪽에 대목농장을 알리는 현수막이 반긴다.

8월 한달동안 전국 양계농을 대상으로 1:1 컨설팅 교육이 한창인 대목농장 김대식 대표(44)를 만나 특별한 농장을 운영하게 된 사연을 들었다.

▲실패를 딛고 일어서다

김 대표는 봉화에서 돼지를 기르시던 부모님 덕분에 자연스럽게 축산학을 전공했고 현재의 농장자리에서 돼지를 기르며 영농후계자로 자리잡아가고 있었다. 그러나 2010년 불어닥친 구제역의 여파로 영주, 봉화에 있던 8천두 가까운 돼지를 본인 손으로 땅에 묻었다고 한다.

김대표는 “충격이 너무 커 고향을 떠나 원주로 가서 화장품 대리점을 차리고 방문판매 사업을 시작했다”며 “하지만 12년간 축산업만 해왔는데 화장품 사업이 맞을 리가 없고 결국 2년 만에 고향으로 다시 돌아왔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리고 새롭게 시작한 것이 양계다.

▲자연방사형 농장운영, 동물 복지에 눈을 뜨다
대목농장은 독특했다. 농장을 들어섰지만 양계장에서 흔히 맡을 수 있는 냄새가 거의 나지 않았다. 계사가 환하고 시원하고 비어(?)있었다. 바닥에 뛰어다니던 닭들이 푸드덕 날아서 나무에 올라가기도 하고 김 대표는 농장 여기저기서 달걀을 찾아냈다.

넓은 계사를 맘껏 활보하는 닭들이 있는 곳 바로 자연방사형 농장이다. 뿐만 아니라 복지농장의 조건에 맞게 1m²당 9마리를 넘지 않는 사육조건을 갖추고 있고 무항생제, 무색소는 물론 특수사료를 먹이고 있다고 한다. 김 대표는 “조개 가루를 깔고 왕겨와 볏짚을 깔았다”며 “왕겨를 깐 뒤 한 달 정도 두었다가 미생물이 활동을 하게 될 때 닭을 넣으면 냄새를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친환경 복지형농장에서 만든 방사 유정란은 제 값을 톡톡히 받고 있어서 숫자의 많고 적음이 크게 좌우되지 않는다고 했다. 또한 “다시 고향으로 돌아오면서 내가 먹을 수 있는 착한 먹거리를 만들겠다고 다짐했고 그 다짐을 하나씩 실천에 옮겨가고 있다”고 말했다.

양계는 처음부터 새로 배워야 했다. 농업기술센터와 외부 기관을 통해 하나씩 배우기 시작했고 김 대표의 도전이 무모하다고 걱정해 주는 사람들도 있었다고 한다.

2013년과 2014년 오픈 농장을 하면서 어린이집과 예비귀농인들이 팸투어를 오기도 했다. 좋은 알을 낳는 건강한 닭이 생활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주변에서는 AI(조류인플루엔자)위험 때문에 외부인 방문을 꺼리는데 전 과감하게 농장을 열었습니다”

▲ 방사유정란- 친환경란, 흰색란, 청색란
▲ 다시 시작한 양계, 청색계란으로 차별화
경상북도축산기술연구소와 2014년 12월 ‘아라우카나 경북종’과 관련된 특허기술 협약을 맺고 아라우카나 100마리를 농장에서 기르고 있다.

아라우카나가 낳는 알이 ‘청색란’이다. 청색란은 껍질이 파란색을 띄는 것뿐만 아니라 일반 계란에 비해 껍질이 두꺼워 외부 미생물 침투를 막는다. 또한 내부 수분 유출을 막아줘 품질과 신선함이 매우 뛰어나고 나아가 무항생제 인증도 받은 유정란으로 ‘안심먹거리’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대형마트에서 1개에 1천원에 팔리고 있다.

김 대표는 “지금은 친환경 달걀이 30%, 흰색 계란이 20% 그리고 청색란이 50%를 차지한다”며 “앞으로 청색란을 낳는 아라우카나 위주로 운영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 닭도 렌탈시대....새로운 도전 계속 할 터
올해는 전국 단위로 1:1 양계장 컨설팅에 주력하고 있다. 농장운영에 대해 단체로 하는 교육보다 각자 본인의 농장에서 직접 컨설팅을 받아야 교육의 실효성이 크기 때문이다.

또한 산란장 렌탈 사업도 진행 중에 있다. 약한 병아리를 키우기 위해 만든 산란장이 몇 차례 실험을 거쳐 완성됐다.

알에서 깨어나기 삼일정도 전에 산란장에 넣어서 집으로 가져가 병아리가 부화하는 과정도 보고 키우다가 더 이상 키울 수 없을 정도로 자라면 농장으로 가져와 색깔이 들어간 띠를 붙여둔다. 그러면 사료 값만 부담하고 그 닭이 낳은 달걀을 가져갈 수 있다. 휴대폰 앱을 깔면 자기 닭이 잘 있는 지 확인 할 수 있는 시스템도 구축할 예정이라며 실험단계에 있다고 했다.

대목농장에는 파리도 별로 눈에 띄지 않았다. 그 이유를 묻자 어항 덕분이라며 파리가 가득 담긴 통을 열어 보여줬다. 파리를 유인하는 시약을 만들어 둔 덕분에 농장에는 파리가 별로 없었다. 70%를 어항이 잡고 그 나머지는 천적들이 잡아준다고 했다.

▲ 산란장속 병아리
▲ 지역과 함께하는 대목농장
김 대표는 농장 입구에 계란 무인판매대를 설치하고 싶은 꿈이 있다. 재능기부를 통해서도 달걀을 가져갈 수 있도록 하겠다는 꿈도 가지고 있다.

“가정에서 필요 없는 쌀겨나 등겨, 콩깍지가 농장에선 아주 중요합니다. 무인판매대를 설치해 달걀과 물물교환을 하려고 합니다. 또 자신이 농장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친환경 달걀을 가져갈 수 있으면 더 좋지 않을까요”

양계를 하는 후배들에게 “조금은 게을러야 한다”고 말해주고 싶다고 한다. “너무 깨끗함보다 적당한 자연의 모습을 갖춘 환경이 닭들을 건강하게 하고 그것이 결국 우리에게 좋은 먹거리로 보답한다”는 것이 그의 동물 복지론이다.

대목농장 청색란 및 렌탈 문의
(010-4522-7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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