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 농촌을 살리는 천군만마 귀농인을 만나다[3]안정면 박상원 씨

귀농 바람이 불고 있다. 작물을 경작하기 좋은 환경을 가진 영주는 귀농인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하지만 준비 없는 성공은 없다. 이에 본지는 귀농인들이 성공적으로 영주에 정착 할 수 있게 된 배경을 알아보고 이를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정보를 주고자 한다. 더불어 귀농인들이 영주발전에 미치는 영향과 마을 사람들과의 화합으로 함께 발전해 나갈 방법도 제시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힘들어도 꿈 가진 귀농인 증가
체류형 센터가 도움 될 듯

▲사과가 좋아 풍기로 오다

“맛있는 풍기사과 산골농장에서 만나요”

귀농 6년차 박상원씨(43)가 운영하는 블러그의 인사말이다. 박씨의 과수원은 안정면 생현리다. 산길을 따라 한참을 올라가면 위치해 있다. 비스듬히 자리잡고 있는 과수원에서 내려다보는 풍경만큼 사과 맛이 결정된다면 단연 최고가 아닐까.

그는 고향 풍기로 돌아왔다. 풍기고를 졸업하고 바로 입대했고, 13년 동안 그곳에 있었다. 그 후 제대를 하고 중화요리집을 1년간 운영했다. 음식 만드는 것을 좋아해 요리를 배우기 시작했고 1년 반만에 주방장을 할 수 있게 됐다고 한다. 그리고 다른 주방장들과 친해지면서 야채와 과일 같은 식재료를 유통하기 시작했다.

그는 “요리 재료에 사과가 많이 사용된다”며 “그때부터 사과에 대해 관심이 생겼고, 5년 정도 요리와 유통을 병행하면서 직접 사과농사를 지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무작정 고향 풍기로 사과찾아 내려오다
유통으로 이미 안정된 수익을 보장받던 아들이 30대 후반의 나이에 홀몸으로 사과 농사를 짓겠다며 고향으로 내려 간다고 하자 경기도 구리에 살고 있던 부모들은 반대가 심했다. 박씨는 “하지만 고향이 좋고 땅이 좋았다”며 “도시에서의 삶에는 행복이 없었다”며 고향을 찾아온 이유를 설명했다.

사과농사를 짓겠다고 내려왔지만 막상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행정 절차를 모르고 무작정 내려온 도시 청년은 원룸을 얻어놓고 1년간 남의 집 일을 하며 농사일을 배웠다.

청과상회. 인삼밭, 사과적과 등 안 해본 일이 없었다. “남의 집 일이 내 농사”라 생각하고 즐겁게 했다고 한다. 가을에는 온라인 판매도 했다.

▲농업기술센터 교육과 관계망 형성
“귀농하기 전에 행정절차나 귀농에 대해 알고 준비해 내려왔더라면 훨씬 더 쉬웠을 것입니다. 교육 기반이 잘 돼 있어서 어려움 없이 시작할 수 있습니다”

박 씨는 2010년부터 영주시 농업기술센터를 통해 전문 교육을 받고 이듬해부터 직접 과수원을 경영하기 시작했다. 그의 과수원 0.86ha(2천600평)에는 곧 출하를 앞둔 아오리와 홍로, 료까, 부사 등이 여름 햇살을 받으며 잘 자라고 있다. 일손이 부족할 때는 농사일을 전문적으로 하는 도우미들을 불러 일을 하기 때문에 농사일은 어렵지 않다고 했다.

또한 농업기술센터에서 사과학교를 통해 적기에 해야 할 일을 교육하기 때문에 큰 도움을 받고 있다고 했다.

그는 “사과학교는 교육자체 뿐만 아니라 서로 정보를 교환하고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된다”고 말했다. 또한 ‘2340 젊은 농부들’이라는 모임을 통해 농사일과 판매 등 서로 도움을 주고받고 있다고 했다.

▲수익을 위한 직거래 판매
그는 인터넷 블러그와 SNS를 운영하며 영주와 풍기의 여행지나 먹거리 등 영주소식을 알리고 있다. 그리고 간간히 자신의 농장 사진을 올리며 사과홍보를 한다. 그래서 농장에서 출하되는 전량이 직거래로 거래된다. 생산품을 보낼 때도 동영상을 찍어서 소비자에게 보내준다고 한다.

“열정이 없으면 안됩니다. 소비자에게 제대로 된 먹거리를 주겠다는 욕심이 있어야 합니다”

자신의 농장에서 출하되는 사과뿐만 아니라 인근의 좋은 사과들을 직거래를 통해 판매함으로써 농가수익에 도움을 주기 때문에 현지인들과 좋은 관계형성도 이룰 수 있다고 한다. 저장고 짓는 일이 마무리 되면 올해는 더 나은 수익을 기대된다고 했다. “농민이 살기 위해선 직거래가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서 통합적으로 운영하는 저장고나 실질적으로 활용 가능한 온라인 마케팅교육이 활성화 될 필요가 있습니다”

▲귀농 성공전략...미리 준비하고 지역에 흡수되라
“귀농 박람회를 가면 꿈을 안고 오는 사람들이 많은데 귀농은 농사입니다. 그만큼 힘들 수 있습니다. 힘들다는 걸 인정하고 귀농을 선택해야 합니다. 현재 진행중인 체류형 농업 창업지원센터가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현지인들과의 관계형성도 중요하다고 했다. 그 공동체에 흡수되면 훨씬 더 정착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농사일이 끝나면 사과 유통으로 농사를 마무리 짓는다는 박씨는 10월이면 아빠가 된다. 영주에 와서 결혼을 하고 가족도 생겼다.

그는 귀농을 ‘잘한 선택이었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는 잘 살기위해 늘 배우고 노력하고 있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 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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