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김장환 동양대 한국선비연구원 부원장

■ 동양대 한국선비연구원이 한국선비문화축제를 영주시와 함께 열고 있다. 그 성과는?
지난해부터 영주시로부터 요청을 받아 선비문화축제 기간 선비홍보부스 운영과 청소년 선비 선발대회를 주관하고 있습니다. 선비홍보부스는 선비의 고장 영주의 선비들과 더불어 선비정신을 알리기 위해 기획됐습니다.

지난해 많은 관광객들이 부스를 찾아 잘 알려지지 않은 지역 선비들 중 대표적인 분들의 행적에 대해 알리고 종래 선비문화축제에서 ‘선비를 찾을 수 없다’는 아쉬움을 조금이라도 해소한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특히 이번 선비축제 홍보부스에서는 영주선비들을 소개하며 지역 대표 선비로 회헌 안향 선생을 중점으로 소개하는 코너를 마련하고 선비의 현대적 덕목을 관람객들로부터 직접 의견을 듣는 코너도 마련했습니다.

또, 청소년 선비선발대회는 영주시내 고교생 지원자를 소수서원과 선비촌에서 1박2일 동안 집중 교육하고 선발하는 대회로 재미요소를 가미하여 진행하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 올해 한국선비연구원이 하고 있는 주요사업은?
한국선비연구원은 이번년도부터 산하 센터를 확장해 5개 센터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먼저 학술연구센터에서는 지난 2년 간 정도전 선생과 안향선생을 기획 연구해 논총을 발간하는 한편 올해는 ‘안향 선생의 문하(육군자)와 그 학맥’이란 연구논총을 발간할 계획입니다.

또한 선비아카데미센터에서는 문화재청 지원사업인 ‘소수서원스테이 선비인성프로그램’을 3월부터 11월까지 진행중에 있으며 더불어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동시를 통한 인성인문학강좌’, 중고생을 위한 ‘청소년인문학’, 시민들을 위한 ‘영주의 인문학 강좌’를 마련해 인문도시 영주의 기반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유교문화와 선비정신에 관한 전문적지식의 함양을 위해 ‘경북선비아카데미 전문과정’을 3년째 개설하고 있습니다. 또 10월에는 ‘안향선생 선양학술대회’를 개최할 예정입니다.

특히 선비문화콘텐츠센터에서는 선비의 개념 정립과 현대적 선비의 의미를 정의하기 위해 ‘선비개설서(가칭)’의 저술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저술 작업을 몇몇 전문가들만의 생각이 아닌 시민들의 의견도 수렴하기 위해 공청회도 계획입니다.

선비문화사업센터에서는 선비문화축제 기간 선비홍보부스와 청소년 선비선발대회를 주관하며 고전국역센터에서는 향후 소수학맥의 정리를 위해 자료발굴과 연구를 준비하고 있고, 기려자 송상도 선생을 비롯해 영주를 대표하는 선비들의 유작과 문집을 국역하고 출판하는데 관심을 기울일 예정입니다.

■ 우리고장의 정체성인 ‘선비’의 이미지를 확고히 구축할 방안이 있다면?
‘선비’에 대한 개념과 이미지는 각자의 주관과 경험에 따라 다양하게 정의되고 있습니다. 우리 영주가 선비의 고장이라고 하지만 선비에 대한 생각이 각각 다르므로 정체성을 확보하기에도 애로가 따르고 있는 듯합니다.
 

따라서 한국선비연구원에서는 ‘선비’의 개념 정립을 위해 ‘선비개설서’를 저술하는 것을 계기로 선비가 갖춰야 할 덕목을 정리해 선비정신을 구체화할 계획을 수립중입니다.

이로 인해 선비정신을 구체화하고 현대적 의미를 부여한 ‘실천매뉴얼’과 가치와 재미를 갖춘 ‘인성함양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해 영주시민들은 물론 전국적으로 지원자를 모집하고 있습니다.

또한 선비인성을 교육하는 환경을 만들고 시민들이 다른 지역 보다 앞서서 실천한다면 우리 영주가 선비의 고장이라는 걸 확실히 각인 시킬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선비문화 계승과 선비정신 함양을 위한 동양대학교 선비연구원의 노력은?
우리 한국선비연구원은 13년도 3월에 설립돼 이제 겨우 2년의 연구실적을 쌓고 있어 아직은 걸음마 단계에 있습니다.

짧은 기간 동안 영주시의 연구비 지원과 연구원의 노력으로 적지 않은 연구실적을 쌓고 우리 지역의 선비문화 계승과 선비정신 함양을 위한 노력을 해왔습니다.

선비정신의 원류라고 할 수 있는 회헌 안향선생에 대한 연구와 조선개국의 설계자이고 민본정치를 주창하다 희생된 정도전선생에 대한 연구를 통해 영주 선비에 대한 체계적 연구를 시작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취사선생 문집의 번역을 통해 아직 알려져 있지 않은 선비들의 업적을 발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앞으로는 기려자 송상도 선생의 유고 발굴과 번역을 비롯해 영주 선비들의 행적을 연구함으로서 오늘을 사는 우리들의 인성 함양에 전범으로 삼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또 인성교육프로그램과 각종 인문학 강좌를 통해 직간접적으로 시민들에게 선비정신을 심어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 선비의 고장으로 가기위한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를 개발한다면?
영주에는 선비의 고장으로서 갖추어야 할 하드웨어는 이미 어느 지역 보다 역사적으로 갖추어져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초의 사액서원인 소수서원을 비롯 여러 서원이 있고, 순흥, 풍기, 영주향교와 무섬마을과 선비촌, 선비 문중의 종가들이 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한문화테마파크, 효문화진흥원의 설립이 추진되고 있어 이러한 하드웨어를 활용하는데 있어 서로 중복되게 각종 사업을 운영하기 보다는 서로의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역할분담을 하여 운영한다면 바람직할 것으로 봅니다.

지역의 선비문화연구도 지자체에서 별도 법인을 신설해 예산부담을 지는 것 보다는 한정된 지역의 연구 인력을 감안할 때 기존의 대학 연구기관에 집중적으로 지원해줌으로서 연구실적도 체계적으로 쌓고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대학을 육성해주는 효과를 거둘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한국선비연구원에서는 앞으로 소수서원 출신 선비들의 활동, 관직, 문집 등을 총체적으로 조사하고 지역별, 문중별 인맥들을 Data Base로 구축하는 사업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를 토대로 ‘가칭 소수인물전시관’을 건립해 전국적으로 홍보할 수 있게 된다면 선비문화의 원류가 영주임을 각인시키는 계기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 시민들이나 우리고장 영주를 찾은 관광객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은?
시민 여러분들께는 우리나라 역사에서 영주가 가지고 있는 역사성을 인식해 자긍심을 갖고 열린 마음으로 영주를 찾는 분들을 환대하자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영주는 우리나라 역사의 중요한 전환점을 이룬 사건과 인물들을 배출한 곳입니다. 신라와 고구려의 최접경지대로서 양국 문화의 융합이 최초로 이루어 진 곳이며 삼국통일 후에는 삼국백성들의 정신적 통합을 위한 화엄종 본산인 부석사가 창건 된 곳입니다.

후삼국시대에는 영주에 주둔한 왕건이 안동 등 경상도 북부지역에서 견훤의 후백제군을 궤멸시켜 후삼국 통일의 기반을 다진 곳이기도 합니다. 고려의 강력한 최씨 무신정권을 무너뜨린 김준 또한 영주 출신이고, 주자학을 도입해 무신정권과 몽고침략 등으로 황폐화된 고려의 교육제도를 복구하고 윤리의 실천을 강조하며 고려 말의 많은 인재를 양성한 안향선생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결국 안향 선생의 역할로 정몽주 등 고려 말 개혁흐름이 생겼고, 나아가 정도전의 조선개국으로 이어졌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 뒤에도 순흥부민 전체가 충절을 바친 정축지변이 있었고, 주세붕 선생은 여러 번에 걸친 사화의 영향과 향교의 부패로 파괴된 조선 중엽의 학문 분위기 일신을 위해 순흥에 백운동서원 건립하고 퇴계 선생은 사액서원으로 발전됐습니다.

그 후로 전국적으로 서원설립이 전개되어 학문의 기풍이 회복된 것도 사실입니다. 저는 주세붕 선생과 마찬가지로 퇴계선생도 안향선생의 정신을 이어 소수학맥을 창시하고 중흥을 이룬 분으로서 소수학맥의 일원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를 통해 영주를 찾아온 지인들이 한결 같이 하는 얘기는 영주가 이토록 스토리가 많고 그 스토리마다 우리나라를 움직여 온 에너지가 흐른다는데 놀라움을 표시합니다.

우리 시민들이 고향에 애정을 가지고 관광객들에게 다가가 지역을 해설해주는 것이 필요한 이유이지요. 영주를 찾으시는 관광객들께서도 영주가 지니고 있는 역사를 이해하면서 관광해 주시기를 권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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