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김진영 한국선비문화축제 추진위원장

2008년부터 축제 추진위원장 맡아
선비정신과 선비문화 전국에 알려

한국선비문화축제는 김진영 전 영주시장(76)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 초대와 제2대 민선시장 재임 시절 ‘선비의 고장’이란 브랜드를 미리 선점하고 선비촌 조성 등 유교문화개발사업을 입안해 주도했던 인물이기 때문이다.

시장 퇴임 이후에도 한국선비문화축제가 처음 열렸던 2008년부터 지금까지 축제 추진위원장을 맡아 선비정신과 선비문화를 보급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김 위원장은 “한국선비문화축제가 다른 축제들처럼 먹고 노는 축제의 개념을 떠나서 후손들에게 길이 물려줄 우수한 역사문화사업으로 자리 잡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고장 영주의 대표 축제로 자리잡은 한국선비문화축제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불철주야 뛰고 있는 김 위원장을 만나 축제 준비 전반에 대해 들어봤다.

■ 올해 영주선비문화축제가 갖는 의미는 무엇인지요?
올해 치러지는 영주선비문화축제는 ‘선비랑 놀Go! 쉬Go! 즐기Go!’를 주제로 한다. 정신문화라는 한정된 소재에서 탈피해 재미있고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통해 관광객들의 흥미를 불러일으킬 계획이다. 선비의 정체성은 살리면서도 함께 참여해 체험하고 즐길 수 있는 축제로 만들려고 노력했다.

과거의 모습이라고 치부하기에는 오늘날에 꼭 필요한 덕목이 바로 ‘선비’가 가지고 있는 정신이다. 선비문화축제를 통해 오늘의 현실에서 필요로 하는 인성을 탐구해 보고 더 나아가 지역의 우수한 문화에 바탕이 된 옛 선비들의 숨결을 느껴보는 시간이 되기를 기대한다.

또한 매년 열리는 선비문화축제가 지역민에게는 자긍심을 심어 주고 대외적으로는 정신문화의 정체성을 전파해 정신을 깨우치는 매개체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 올해 영주선비문화축제의 달라진 점은?
올해 새롭게 선보이는 프로그램은 뮤지컬 정도전을 비롯해 과거급제 행렬 재현, 선비토크, 영주의 역사문화유산 OX 퀴즈, 한국적 가치의 재정립 학술대회, 生과 死의 퍼포먼스(덜구문화), 1일 선비학교 등이다.

영주시가지에서도 한껏 들뜬 축제분위기를 만든다. 서천강변에는 어린이날인 지난 5일부터 축제가 끝날 때까지 유등을 전시해 시민과 관광객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고, 가흥 1교와 2교 사이에서는 22일부터 24일까지 3일간 100여개의 캠핑 텐트장이 마련되어 가족단위 관광객들의 방문이 예상된다.

시가지 중심인 명동거리에서는 1일 1시간씩 지역 음악인들과 예술인들이 참여하는 소공연이 열려 시민들이 축제의 기분을 함께 느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소백산에서는 23일과 24일 소백산 철쭉제가 함께 열려 축제와 연계해 두 배의 재미를 선사한다. 순흥 봉도각에서는 22일부터 24일까지 백두대간 예술제가 열려 빛 판타지아, 고분벽화체험, 新죽계별곡 풍류제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지난해에 비교해 보면 질적인 측면에서도 한 단계 높은 수준의 축제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 올해 영주선비문화축제의 주요 컨셉은 무엇입니까?
올해는 ‘선비랑 놀Go! 쉬Go! 즐기Go!’가 축제의 핵심 주제이다. 선비의 정체성을 살리면서도 시민과 관광객들이 체험하고 즐길 수 있는 축제로 운영된다.

그 이면에는 과거와는 다른 가치와 그리고 창조란 새로움에 대한 의식이 밑바탕에 깔려 있다. 남들이 하는데로 쫓아가는 축제나 백화점식의 축제가 아닌 체험하고 즐기면서 ‘선비정신’과 ‘선비문화’의 가치를 깨닫게 해주 것이 올해 축제의 가장 큰 컨셉이다.

또 올해부터는 축제의 명칭을 ‘영주선비문화축제’가 아니라 ‘한국선비문화축제’로 개칭했다. 이는 영주만의 선비가 아니라 우리고장만이 가진 특색, 테마를 살려 대한민국의 선비로 나아가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 지난해는 세월호 사건으로 인해 10월에 열렸습니다. 축제에 대한 평가가 필요할 것으로 보이는데 어떻게 생각하는지?
지난해에는 세월호 침몰로 인해 비탄에 빠진 전 국민적 애도 분위기에 동참하기 위해 축제를 가을로 연기해 개최했다.

준비 기간을 더 넉넉히 둔만큼 남녀노소 전 계층이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많이 운영하여 전 세대를 아우르는 축제를 만들어 선비정신을 계승해가는 지역의 이미지를 대외적으로 알리는 기회가 됐다.

특히 유서 깊은 영주의 자연환경과 선비문화현장이 잘 조화돼 역사성과 정체성이 뚜렷한 정신문화축제로 새로운 가능성을 평가 받았다.

지난해에는 세월호 사고로 인해 예정된 5월에 열리지 못해 다소 축소 개최하게 되었지만, 올해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서 선비문화가 과거의 자원이 아니라 과거와 현재를 잇고, 관통하는 영주시민의 보편적인 정서임을 증명하는 계기로 삼을 생각이다.

■ 영주 선비문화축제를 어떤 축제로 키워나갈 생각이십니까?
선비문화는 우리고장의 정체성이다. 이 정체성을 쉽게 변화시키고 바꿀 수는 없다. 선비문화와 선비정신을 선비문화축제를 통해 널리 알리는 것이 한편으로 우리고장의 우수한 정체성을 알리는 것이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다녀갔느냐에 초점을 맞추지 말고 영주만의 차별화된 컨텐츠로 3~5년을 내다보고 차분하게 축제를 키워 나갈 것이다. 깊은 뿌리를 가진 ‘선비문화’와 ‘선비정신’에 선비문화축제가 더욱 더 영양분을 주고 키우는 노력을 통해 수백년을 자라나는 나무처럼 우수하게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 앞으로 바라는 점이 있다면?
전 세계가 전쟁과 폭력으로 인해 인류의 가치가 흔들리고 방황하고 있다. 이를 극복할 수 있는 것이 선비정신이라는 데는 확고한 소신을 갖고 있다. 선비정신이 제대로 전파되면 자연적으로 여러 분쟁과 갈등이 해결된다. 선비정신을 널리 홍보해 국가적으로나 세계적으로 기여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한국의 정신문화를 알리는 데 유교사상이 한 몫을 하고 있다. 외국인들이 우리고장에 와서 한결같이 유교사상의 뿌리가 영주에 있다고 말하고 있다. 이처럼 유교사상이 중심지인 영주에서 선비란 타이틀을 걸고 열리는 선비문화축제가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감동받는 축제로 알려졌으면 좋겠다.

또 한가지 바라는 점이 있다면 바로 주자학의 도입으로 불교 중심에서 성리학 중심의 정신문명으로 변화시켜 고려말 개혁 흐름과 조선 개국의 정신적 바탕을 제공한 안향선생의 동상을 청동으로 하루 빨리 선비촌에 세우자는 것이다.

회헌 안향 선생은 장기간의 무신집권과 몽고의 침탈로 무너진 국자감 등 교육시설의 재건과 제도 정립에 진력해 학문을 일으키고 인재를 양성했고 정치적 변란과 외세침탈, 불교의 부패, 무속의 범람 등으로 정신적으로 황폐화된 고려말기 주자학 윤리(孝, 忠, 禮, 信, 敬, 誠)의 실천을 통한 인성회복을 강조해온 인물이다.

FRP(플라스틱)재질로 만들어진 현재의 선비상은 정체성이 없다. 우리 후손들이 부끄러워 해야 할 일이다. 동상 건립 추진위도 전국적인 거목들로 구성하고 일반국민들의 후원금과 전국적인 공모을 통해 건립됐으면 좋겠다. 위대한 영주사업으로 추진하면 역사에 남을 일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저작권자 © 영주시민신문(www.yjinews.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