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경북농아인협회 영주지부 우희경 수화통역사

장애인 소통 도움될 수 있어 보람도 커
필요로 하는 사람들 곁에서 산다는 것은 축복

“우연히 길을 가다가 수화교실 포스터를 보고 접수를 했어요. 고3때 부터 영주청각장애인후원회원을 하고 수화교실 수료자들의 모임인 ‘소리나눔회’회원으로 봉사활동을 했어요. 그렇게 시작이 됐어요. 농아인들과의 만남이...”

요즘 크고 작은 행사장에서 무대 한쪽에서 농아인들을 대상으로 수화통역을 하고 있는 수화통역사를 자주 보게 된다. 2008년부터 사)경북농아인협회 영주지부(지부장 최기철)에서 근무를 하고 있는 우희경 수화통역사를 만났다.

우 통역사는 “수화통역사는 청각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중간에서 가교역할을 하는 사람”이라며 “듣고 말할 수 없으니 그들의 귀와 입이 돼 주고 세상과 소통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일이어서 보람이 크다”고 말했다. 그녀는 “국민학교 6학년 담임선생님이 장래희망을 조사한 적이 있는데 그때 고아원 원장이라고 적어냈다”며 “어릴 때부터 소외된 사람을 위한 일을 하고 싶었던 모양”이라고 말했다.

수화로 대화를 하다보면 소통이 잘 되지 않아 오해가 생길 때도 있다며 대화를 할 때 시간의 흐름을 비장애인들과 대화 할 때보다 느리게 잡아야 한다고 했다.

수화통역사들의 숫자가 적다보니 타 지역으로 출장통역을 나가는 경우도 있고 수화통역센터가 운영하는 프로그램이나 타 기관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에 청각장애인들이 참여하면 함께 동행 해 통역을 할 때도 많다고 했다. 요즘도 일주일에 두 번 공예를 배우는 청각장애인들과 동행을 해 통역을 하고 있다고 했다. 특히 병원통역을 요청하는 분들이 많다며 “아픈 증상을 제대로 전달하고 치료를 받아야 하는데 어려움이 많다보니 문자나 화상전화 혹은 센터로 방문해 ‘병원에 같이 가 달라’고 요청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수화통역뿐만 아니라 영주지부 수화통역센터에서 운영하는 수화교실에 월요일과 목요일 저녁 7시 중급반 수업도 맡아서 하고 있다.

수화는 한 가지 표현에 여러 가지 의미를 나타내기도 하고, 한 가지 의미를 여러 가지 표현으로 나타내기도 한다. 그리고 지역마다 사투리가 있듯이 수화도 지역별로 조금 다른 경우가 있어 매월 한 번씩 봉화, 상주, 문경, 김천에 근무하는 직원들이 모여 수화를 연구하고 공부하고 있다고 했다.

우 통역사는 “장애인들 취업이 많지 않다. 특히 청각장애인들은 전화를 받거나 간단한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있다 보니 취업문이 더 좁다”며 “하지만 몸은 건강하기 때문에 일 할 수 있는 곳이 늘어나 경제활동을 할 기회를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세상에 많은 일들이 있지만 그녀는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가치를 느끼고 행복하다. 필요로 하는 사람들 곁에서 그들의 입과 귀가 돼 또 다른 삶을 산다는 것은 특별한 축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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