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신문이 만난 사람] 영주경찰서 자율방범연합회 여성 부대장 황인숙 씨

“가게를 비우고 나가면서 손님이 오면 어쩌나 걱정을 하면 이 일을 할 수가 없어요. 잃는 것이 있으면 얻는 것도 있겠지요”

영주시 풍기읍 기주로에 위치한 풍기인삼홍삼센터에서 ‘풍기홍삼마을’이란 인삼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황인숙씨(41, 풍기읍)를 하나의 직함으로 표현하기에는 너무 부족하다.

가게 한 켠에 걸린 도지사 표창패가 범상치 않은 그녀의 일상을 보여주는 듯 했다. 황씨는 지난 6일 김관용 경북도지사로부터 자율방범의 공로를 인정받아 표창패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그녀는 2008년 풍기 어머니 자율방범대(대장 김미숙)가 발대한 이후 현재까지 활동을 이어오고 있으며 현재 부대장으로 활발한 봉사활동을 벌이고 있다.

매주 한차례 3~4명씩 조를 편성해 시내 중심가를 도보로 순찰하거나, 차량으로 외곽지 순찰에 나서 수상한 차량이나 음주차량 등 위험한 상황을 파출소에 신고함으로서 범죄예방 효과를 거두고 있다.

황씨는 “봉사라는 것은 생각지도 못한 일이었는데 친정아버지의 권유도 있었고 ‘장사만 하면 사장님, 사모님이 될 수 있겠지만, 봉사를 하면 남들이 너를 다르게 봐 줄거다’라는 지인의 말이 마음에 와 닿아 지금까지 발로 뛰며 실천하는 봉사를 이어 오고 있다”고 말했다.

인삼축제 기간에는 대원들이 정복을 입고 축제장 순찰에 나서 사소한 다툼이나 음주, 보호가 필요한 일이 발생하면 파출소로 신고해 불미스러운 일이 최소화 되도록 힘을 보탠다고 했다.

가족들과 외식을 한번 하려고 해도 열 번중에 한두 번 정도나 가능할 정도로 세상이 그녀를 놔두지 않는다고 했다. 풍기어머니자율방범대를 비롯 영주경찰서 자율방범연합회, 풍기주민자치위원회, 풍기생활개선회, 풍기바르게살기위원회, 교육발전위원회, 영주시민경찰 2기 등 그녀가 활동하는 영역은 매우 폭 넓다. 어디를 가나 어린 나이(?)에 속하는 그녀를 처음엔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람들도 있지만 몸소 실천하는 모습을 인정받으면서 이제 주변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그녀에게 믿고 맡긴다고 한다.

학생들이 개학을 하고나서 여중생 ‘하교길 도우미’를 풍기어머니자율방범대 대장과 총무 그리고 그녀가 맡아서 하고 있다. 때때로 학생으로부터 연락이 오면 가게에 있는 홍삼엑기스를 한 두 봉지 들고 가서 먹이고, 차량으로 집까지 데려다 주고 오면 왠지 모르게 마음이 좋아진다고 했다.

인삼밭일이 바쁜 관계로 남편과 오빠를 대신해 아들 병규군(제일고,1)과 조카들을 차례로 등교시키고 나면 노인봉을 오르거나 자전거를 타고 수철리까지 운동을 하고 오기도 한다. 풍기주민자치센터의 산악회에 가입해 등산을 할 정도로 산을 좋아하는 그녀는 산을 오르고 나면 하루를 시작하는 힘을 얻을 수 있다고 했다.

또 약속 지키기와 인사 잘하기는 어릴 때부터 몸에 익은 소신이라고 했다. 그런 그녀의 휴대폰에는 2천108명의 이름이 저장돼 있다. 한 사람, 한 사람이 소중한 사람들이고 힘이 되는 사람들이라며 봉사 활동을 하면서 고마운 분들과 힘이 되어주는 분들을 만날 수 있어 도리어 감사하다고 겸손해 했다. 맡겨진 일들이 많아지면서 몸이 바빠졌지만 인삼밭일과 가게를 운영하며 말없이 지원해주는 남편 강제현(47)씨와 엄마가 자랑스럽다고 말하는 딸 지우(카톨릭상지대학, 1)양과 아들이 있어서 늘 든든하단다.

황씨는 “오후에는 주문받은 택배 물품 보내야한다”며 “직접 농사지은 인삼으로 공장에서 바로 제품을 만들어 손님들에게 전할 수 있는 것 또한 행복이 아니겠냐”고 말하는 얼굴에 웃음이 가득했다.

홍애련 프리랜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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