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신문이 만난 사람]경북유일 부부 모범택시기사 이광실·김순옥씨

매일 무사고 운전을 기원하면서 제각각 차를 몰고 영주를 누비는 부부 택시기사가 있다. 경북 유일의 부부 모범택시기사인 이광실(53. 경북 16바 1126)·김순옥(52. 경북 16바 1030) 부부가 바로 그 주인공들이다.
자영업을 했던 이들 부부는 남편이 2000년, 아내가 2004년 법인택시를 운전하기 시작해 개인택시 면허를 취득하고 지금은 모범택시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야간 운행을 도맡아 하는 남편 이씨의 낮 시간은 모범운전자회 사무실에서 114명의 회원관리와 사무를 돕는 총무부장이다. 아내 김씨는 부장인 남편을 보좌하는 총무차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남편이 오후 2시부터 다음날 새벽 2시까지 택시를 운행하는 반면 아내는 아침 일찍 부터 해가 지기전까지 영주 곳곳을 누비고 다닌다.

“택시는 운행을 하는 만큼 생활에 도움이 되는데 사무실 일을 돕다보니 아내가 이해해주지 않으면 할 수 없어요. 같은 일을 하니 서로에게 많은 힘이 됩니다. 지금까지 곁에서 배려하고 격려해 줘 항상 고맙게 생각해요”

지난 6일 만난 남편 이씨의 말이다. 인터뷰 중에도 이씨는 모범운전자회 신규 회원에게 안내사항을 전달하고 총무차장인 아내 김씨가 이를 도왔다. 낮과 밤을 교대로 근무하는 이들 부부는 단골고객의 연락을 받으면 인천국제공항, 서울, 부산 등 가까운 곳부터 장거리까지 안전하게 이동한다.

특히 여성이자 엄마인 김씨는 노약자나 아기 엄마들의 호응도가 높다. 또 여성고객들이 장거리로 이동하거나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여성운전자를 찾을 때 김씨가 함께한다.

“여러 가지 안전문제도 있어 낮 시간에 아내가 운행을 하고 저녁에는 제가 합니다. 함께 운전하니 한사람이 바쁜 일이 생겨도 일해야 된다는 부담감이 적고 단골고객에게 연락이 오면 서로에게 연락을 취할 수 있어 좋아요”

남편 이씨는 부부가 함께 해 좋은 점이라면서 고객을 태우고 곳곳을 다니면서 겪었던 다양한 일화도 전했다.

“스마트 폰이 처음 나왔을 때, 다문화 여성이 스마트 폰을 놓고 내렸어요. 전화가 울리는데 받는 방법을 몰라 지나가는 학생에게 물었죠. 그 여성을 장춘당 앞에서 만났는데 얼마나 울었던지 눈이 퉁퉁 부어있었죠. 신랑이 생일선물로 사준 것이라며 무척 고마워했어요”

아내 김씨도 풍기에 사는 아가씨에게 분실물을 전달하는 등 이들 부부는 주인에게 연락이 되지 않는 모든 분실물을 파출소에 맡긴다고 했다.

남편 이씨는 “부부가 동료라고 남들이 부러워한다”며 “내 집은 없지만 앞으로 차 두 대를 함께 주차 할 수 있는 집도 마련하고 지역사회와 시민을 위해 올바른 교통문화도 알리면서 봉사활동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몸이 아플 때 고3이었던 아들이 명문대 합격도 포기하고 지역대학에 입학해 곁을 지켰다”며 “전 학년 장학생으로 다니며 부모의 부담도 덜어줬던 아들의 마음이 대견하고 고마웠다”고 했다.

한편, 이들 부부는 모범운전자회(회장 김원곤) 회원으로 선비문화축제, 소백산마라톤대회, 전국사이클대회 등 지역사회를 위한 교통봉사활동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이런 공로로 아내 김씨는 오는 4월 9일 경북 모범운전자회 명예회장상을 수상할 예정이다. 이들 부부 사이에는 아들 영섭(29. 용산경찰서 교통계)씨, 딸 미래(27. 간호사)씨 남매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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