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영주동부초 하영옥 교사

35년 메모한 글 책 발간
수익금으로 장학금 지급해

“1년 동안 함께 했던 아이들이 새 학년으로 올라가면 또 볼 기회가 없잖아요. 아이들과 소통하기 위해 그날 분위기에 맞는 이야기, 격언 등을 전해주었죠. 그것을 모아 책을 만들었어요”

지난 35년 동안 7권의 노트에 메모한 글을 엮어 책으로 발간해 얻은 수익금으로 14년 간 250명의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해 온 현직 교사가 있어 화제다.

화제의 주인공은 바로 영주동부초등학교에 근무하고 있는 하영옥(52) 교사다. 하 교사는 책을 엮으면서 학생들에게 바른 인성과 꿈을 심어준 것에 끝나지 않고 2000년 단비장학회를 만들어 지역의 어려운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해 오고 있다.

“학창시절 가정형편이 어려워 저도 장학금을 받아 학교를 다닐 수 있었어요. 그래서 언젠가 나도 어려운 학생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고 싶었지요”
하 교사는 장학회를 설립하기 전에도 가정형편이 어려워 가족의 협조가 없었으면 힘들었을 것이라고 했다.

“IMF 때 힘든 상황이 연속으로 생겨서 5~6년 동안은 보일러도 거의 못 켜고 절약을 해야했어요. 큰 딸이 중학교를 들어갈 때는 교복을 살 돈이 없어 누가 교복을 사줬으면 하고 많이 울었죠”

하교사는 자신이 힘들었던 날들이 있었기에 학생들을 위해 더 노력한다고 했다. 지난 4월 하교사는 그동안 학생들에게 읽어준 명언, 격언, 이야기를 영문과 함께 실은 ‘dail growing up up up’을 출간했다.

“365일 날짜로 구성해 내용을 실었어요. 내용도 짧은 글이라도 언제나 쉽게 접할 수 있고 영어문장도 넣어 교육적 효과도 있죠”

하교사는 이 책을 발간하고 목표를 세웠다고 한다. 목표액은 1억원이다. 더 많은 장학금을 주기위한 자신만의 목표라고 했다.

“얼마 전 이혼하고 아이들을 키우기 힘들어 자살을 결심했던 사람이라며 제게 전화를 했어요. 내 책을 친구한테 선물 받았는데 우연히 펼쳐 본 글을 보고 자살 결심을 접었다고 했죠. 너무 고맙고 열심히 살라는 말하며 함께 울었어요”

하 교사는 “삶을 사는 모든 이들에게 내 책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한다”며 “앞으로도 책을 통해 많은 수익금이 생겨 더 많은 학생들에게 장학금의 기회가 생기는 날이 왔으면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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