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신문이 만난 사람] 클래식 기타리스트 최원해씨

열세살 부터 기타 공부 시작
대학 가서는 전문가 수준 인정

기타하면 떠오르는 영화 한 편이 있다. 어거스트 러쉬가 그 영화다. 어거스트 아버지로 배우 조나단 리스 마이어스는 매력적인 싱어이자 기타리스트로 출연한다. 우리지역 클래식 기타리스트 최원해(52. 상망동)씨는 조나단 리스 마이어스처럼 잘 생기진 않았지만 예술가적인 분위기에서는 한 수 위인 풍모가 느껴지는 사람이다.

“기타는 열세 살부터 만졌죠. 당시 우리집이 진짜 찢어지게 가난했거든요. 형은 거의 수재여서 돈 한 푼 없어도 장학금이다 뭐다해 갈수 있었지만 나는 입학금을 내야 하니까 진학을 못하고 점원으로 일했는데 주인집 고등학생 형이 기타를 쳤어요. 형이 없을 때 시간이 나면 기타를 만졌죠. 형(친형)이 왔을 때 ‘그건 너’를 들려주니 깜짝 놀라더군요.”

기타리스트 최씨는 지난달 23일 친분이 있는 ‘최대봉선생의 허송60년 축하 파티’에서 오카리나 연주자 김은주씨와 합주로 스카브로의 추억, I Have A Dream, 최진사댁 세쨋딸 등을 연주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1일 영주문화연구회가 주관한 음악회 ‘깊어가는 가을밤에’에서 플롯연주자 김은조씨와 함께 기타 플롯 2중주 로망스, 슈베르트의 세레나데 등을 연주했다.

“어릴 때 모자집 점원으로도 일했죠. 모자집 주인아주머니는 굉장한 엘리트였는데 피아노를 전공하신 분으로 집에서 입시생 레슨을 했어요. 늘 피아노 연주소리를 들으며 생활했죠. 그리고 그 때는 기타를 하나 사서 혼자 연주를 하곤 했어요. 요즈음도 중절모 쓰고 다니시는 분들 보면 싸이즈가 얼마인지, 어디서 나온 제품인지 품질이 어떤지 알 수 있죠.”

기타리스트 최씨는 중고등학교 과정을 검정고시를 거쳐 안동대 사학과(史學科)를 나왔다. 안동대에 다니면서 성악전공 김영철 교수에게 정식으로 기타연주를 배웠다고 한다.

“김영철 교수님이 독일에서 성악공부를 하시면서 기타도 공부하셨어요. 기타실력이 뛰어난 분으로 알아주죠. 같은 사학과에 기타 치는 복학생이 있었는데 그의 추천으로 교수님께 지도를 받았죠.”

기타리스트 최씨가 영주에 정착한 것은 96년으로 오거리에서 기타교습소를 열면서 부터다. 교습소에서 수강생들에게 기타를 가르치고 영주중, 영주여중 등 우리지역 학교에 출강도 나가며 기타리스트로 활동을 시작했다. 교습소를 꽃동산으로 이전해 2년을 더 운영하다가 현대프라자 뒤에서 ‘파랑돌’이라는 카페를 운영하기도 했다. 최근 다시 기타교습소를 하고 있다.

“10여 년 전 안동 임청각 군자정(君子亭)에서 성주풀이 공연이 있었어요. 거기서 우리전통 현악기 가야금과 합주 한 적이 있었는데 같이 출연한 장사익씨가 기타와 가야금 참 새로운 조합이라고 좋다고 관심을 많이 가지시더군요. 둘다 현악기로 튕기는 악기로 음색이 다르면서 조화롭다는 생각에 다시 한 번 가야금과 합주공연을 해보고 싶어요.”

기타리스트 최원해씨는 기타출강을 가서 만난 영주여중 국어교사 조선향씨와 1997년 결혼해 딸 정원(영주초2년)을 두고 있다.

“둘 다 결혼이 늦었는데 결혼식장에 교복을 입은 어린 학생들이 많이 와서 굉장히 보기 좋았죠. 요즘 정원이가 피아노를 배우는데 피아노를 계속하면 나중에 피아노와 합주할 수도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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