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신문이 만난 사람]여류 한시인 정양씨

공무원 25년 명퇴 후 전국 한시대회 출전
이야기 할머니로도 활동

“노후에 이만한 취미가 없어요, 차비만 들여가면 일체가 제공되니까요. 백일장은 항상 축제 등 좋을 때 하잖아요. 유람 하듯이 돌아다니는 거죠. 집에 있으면 몸이 이곳저곳 아픈데 나가 돌아다니면 멀쩡해요.” 소남한시회 회원 정양(62. 휴천1동)씨의 말이다.

여류 한시인 정양씨는 98년 소남한시회에 입회해 전국한시대회에 안 가본 곳이 없다고 한다. 한 3, 4년을 소남한시회 유일한 여자회원으로 활동하다가 최근 한자 교육종사자, 문화관광해설사 등 여성 한시(漢詩)인이 많이 늘어 함께 다니니 좋다고 한다.

“영주에는 김호철, 이창경선생 등 실력 있는 쟁쟁한 한시인들이 많아요. 두 분은 2007년과 2008년 연이어 모든 한시인들의 로망인 경복궁 근정전 뜰에서 개최된 과거재현 한시백일장에서 장원을 했죠. 올해 안동 도산별시에도 김호철회원이 장원을 했죠.”

정양씨도 몇 해 전 제천 한시백일장에서 장원을 하고 지난 5월 포천 문화원 주최 전국 한시백일장에서 ‘아름다운 여성상’을 수상하는 등 전국한시백일장에서 30여회 수상한 여류한시인이다. 정양씨는 24일 상주전국한시백일장에 참가한다.

여류한시인 정양씨는 어린이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아름다운 이야기할머니’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이야기 할머니는 한국학진흥원주관 4기 1년 과정을 나와 올해부터 남부초등 병설유치원, 평은초등 병설유치원, 시민교회 유치원에서 옛날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많은 이야기 중에서 ‘두더지 신부감’이 가장 반응이 좋았어요. 해님, 구름, 미륵, 두더지 역 등 어린이들이 역할을 분담해서 역할극을 병행해서 하니 너무 좋아하더라구요. 애들이 좋아하니까 저도 신이 나서 더 열정적으로 하는 것 같아요. 환갑이 지났으니 할머니죠.”

25년 공무원 생활을 하고 퇴임한 정양씨의 학창시절 꿈은 아이들이 그리 많지 않은 벽지학교 교사였다. 그래서 그녀는 여고를 졸업하고 강릉교육대학 부설 임시국민학교 교원양성소를 나왔다. 이 임시교원양성소는 그 다음해 없어져 정양씨는 마지막 졸업생이 됐다.

“교원양성소를 나왔는데 교사발령이 안나 공무원시험을 쳐 1973년 영주읍사무소에서 공무원생활을 시작해 1998년 IMF 때 명퇴신청을 받기에 남편과 상의해 명퇴를 했죠. 나이 48살에 이웃 예천과 우리지역에서 25년간 공무원 생활을 마감했어요.”

요즘 너무 행복하다고 말하는 정양씨는 큰 딸은 결혼해 행복하게 살면서 최근 예쁜 손주를 안겨줘 고맙고 또, 국악고와 서울대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 후 국립국악단원으로 있는 둘째딸은 얼마 전 무섬에서 국악공연을 해 뿌듯한 마음이라고 한다.

여류한시인이자 이야기할머니 정양씨는 1973년 이용섭(68. 전 교사)씨와 결혼, 슬하에 두 딸 주원(36), 주인(32)을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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