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농자재 전동수거기 만든 황을연·인호씨 부자

▲ 자신들이 개발한 전동 수거기를 이용해 인삼포 차광막을 수거하고 있는 모습
인삼농사 지으며 개발
여성들도 손쉽게 작업
일손·품삯부담 낮아져

“농촌인력이 점차 고령화되고 부녀화 돼 가는데다 인건비도 상승돼 농작업을 효율화 하지 않고서는 제대로 된 소득을 유지 할수 없겠다는 생각에서 기계를 개발하게 됐습니다”

우리고장의 인삼 재배농이 인삼포 차광막을 비롯 과수원이나 각종 밭작물 재배에 사용한 멀칭비닐류를 손쉽게 수거할 수 있는 다목적 전동수거기를 개발해 화제가 되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풍기읍에서 1만 5천여평의 인삼농사를 짓고 있는 황을연(68.사진)·황인호씨(37) 부자이다.

이들 부자가 개발한 농자재 수거기는 차광막이나 부직포 등을 원래 규격대로 그대로 감아서 수거할 수 있기 때문에 부피도 줄이고 재활용 비율도 크게 높일 수 있다.

특히 남자 3명이 한조가 돼 수거해야 하는 인삼포 차광막의 경우 남자 1명과 여자 2명으로도 거뜬히 해낼수 있어 인건비를 크게 줄일수 있음은 물론 작업능력도 두배 가량 향상시킬수 있다. 이 전동 수거기는 조립식이기 때문에 이동하거나 보관도 간편하다.

전동수거기를 개발한 아버지 황씨는 “해마다 치솟는 인건비에 일손마저 구하기 어려운 현실을 극복하지 않고는 인삼농사를 더 이상 짓기 힘들다는 절박함에서 개발했다”며 “요즘 남자 한명당 품삯이 8만원인데 전동수거기를 사용하면 큰 힘을 필요로 하지않기 때문에 80세가 넘은 고령자도 쉽게 작업이 가능하고 작업효율도 크게 올라 30만원 가량의 인건비를 절약할 수 있는 기계”라고 소개했다.

이들 부자는 올해부터 전동수거기를 필요한 농가에 보급기로 하고 2월 19일 특허청에 특허출원(제10-2013-0017699호 특허명 ‘시트 와인딩 머신’)까지 마쳤다. 다음날인 20일에는 풍기인삼농협 농민교육 현장에서 교육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차광막 수거 시연을 펼쳐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이 전동기는 일손을 덜어준다는 의미로 ‘상머슴’이란 이름의 브랜드도 붙였다.

이 전동수거기는 인삼포 차광막 뿐만 아니라 수박이나 참외, 포도밭 등 비닐을 사용하는 모든 농사에 사용될 수 있다. 많이 보급돼 멀칭비닐류를 손쉽게 수거할 수 있게 되면 농촌미관을 크게 해치고 있는 비닐이 사라짐은 물론 재활용율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 와서야 전동수거기가 소문이 나면서 주목을 받고 있지만 실제 개발은 3년전에 마쳤다고 했다. 쇠파이프를 잘라 골격을 만들고 전동기와 속도 조절장치도 부착했다. 전동기는 경운기 동력장치를, 속도 조절장치는 직조공장의 기계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한다.

황씨의 연구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현재 사람의 수작업만 가능해 인건비가 많이 드는 묘삼채굴기를 개발하는 꿈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황씨는 “묘삼이 다치지 않고 사람이 파낸 것처럼 기계로 해야 하기 때문에 매우 어렵고 복잡할 것 같지만 꼭 한번 만들어 보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황씨는 안점순(61)씨와의 사이에 2남1녀를 두고 있다. 장남 인탁씨(41)는 풍기역앞 인삼시장에서 1호점인 우리인삼사를 운영하고 있고 딸 인숙씨(38)는 오빠를 도와 택배 등을 책임지고 있다. 막내 인호씨(37)는 아버지와 함께 살면서 인삼농사를 돕고 인삼가공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가족이 함께 인삼농사에서 가공 판매까지 원스톱으로 일하고 있는 셈이다.

황씨는 “27년전 큰비가 내리면서 짓고있던 인삼밭이 모두 빗물에 떠내려가 큰 피해를 보는 시련을 겪었다”며 “그날 이후 지금까지 세월의 개념이 없을 정도로 정말 바쁘게 살았지만 앞으로는 농작업 편의성을 높이는 소규모 농기계를 제작해 주변농가에 도움을 주는 삶을 살고 싶다”고 말했다. <☎054-635-5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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